[기자수첩] 이사하라던 ISA의 '제살 깎기'
박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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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8일 정부가 야심차게 내놓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이동제의 취지가 흐릿해지면서 금융사 간 지나친 고객확보 경쟁이 우려된다. 경쟁이 과열되면 금융사 직원들의 실적부담이 늘어나고 이는 금융상품의 불완전판매로 이어져 소비자에게 피해가 돌아갈 수 있다.
금융사 간 과열경쟁이 예상되는 이유는 ISA 이동제가 시행된 지 열흘이 넘은 지난달 27일까지 이전율이 저조하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주거래 금융사를 두고 굳이 다른 금융사 점포에 방문하는 불편함을 감수할 이유가 없었던 것. 소비자가 주거래 금융사로부터 쉽게 벗어날 것이라는 정부의 판단은 현실과 괴리가 컸다.
다만 지난달 28일 금융투자협회가 19개 금융기관이 출시한 150개 ISA 모델포트폴리오(MP)의 최근 3개월 수익률을 처음 공개함에 따라 분위기가 바뀔 가능성이 있다. 금투협에 따르면 증권사가 출시한 116개의 평균수익률은 0.91%로 은행이 출시한 34개의 평균수익률 0.37%보다 2.5배가량 높다. 은행의 성적이 저조한 만큼 앞으로 증권사로의 이동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금융소비자가 수익률 때문에 계좌를 이전하는 움직임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수익률이 2%대가 넘는 증권사 상품은 13개로 1개에 불과한 은행보다 많지만 계좌를 옮길 만큼 수익률 격차가 크지 않아서다. 3%대 수익률을 보인 증권사 상품은 3개뿐이다. 또 운용기간이 3개월에 불과해 수익률을 비교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결국 금융사들은 고객유치 경쟁에 다시 불을 지필 것으로 보인다. 움직이지 않는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제 살을 깎는 이벤트를 마련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현재 금융사들은 골드바, 자동차 등 고가의 경품을 내세우며 고객 잡기에 혈안이다. 경품으로 고객을 유인하는 금융사의 출혈경쟁은 불완전판매
로 이어질 수 있다.
ISA 모델포트폴리오에는 ELS(주가연계증권), RP(환매조건부채권), ELB(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 등의 금융상품이 포함된다. 이들 상품은 고수익을 올릴 수 있지만 손실 가능성도 안고 있다. 행여 이런 내용을 고객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않아 소비자 피해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계좌이동에 미온적인 소비자를 경품이라는 미끼로 유인하는 방법은 결국 ‘실탄경쟁’으로 번질 수 있다. 고객을 뺏고 뺏기는 전장에 나서는 금융사 간 페어플레이가 필요한 시점이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47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금융사 간 과열경쟁이 예상되는 이유는 ISA 이동제가 시행된 지 열흘이 넘은 지난달 27일까지 이전율이 저조하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주거래 금융사를 두고 굳이 다른 금융사 점포에 방문하는 불편함을 감수할 이유가 없었던 것. 소비자가 주거래 금융사로부터 쉽게 벗어날 것이라는 정부의 판단은 현실과 괴리가 컸다.
다만 지난달 28일 금융투자협회가 19개 금융기관이 출시한 150개 ISA 모델포트폴리오(MP)의 최근 3개월 수익률을 처음 공개함에 따라 분위기가 바뀔 가능성이 있다. 금투협에 따르면 증권사가 출시한 116개의 평균수익률은 0.91%로 은행이 출시한 34개의 평균수익률 0.37%보다 2.5배가량 높다. 은행의 성적이 저조한 만큼 앞으로 증권사로의 이동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금융소비자가 수익률 때문에 계좌를 이전하는 움직임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수익률이 2%대가 넘는 증권사 상품은 13개로 1개에 불과한 은행보다 많지만 계좌를 옮길 만큼 수익률 격차가 크지 않아서다. 3%대 수익률을 보인 증권사 상품은 3개뿐이다. 또 운용기간이 3개월에 불과해 수익률을 비교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결국 금융사들은 고객유치 경쟁에 다시 불을 지필 것으로 보인다. 움직이지 않는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제 살을 깎는 이벤트를 마련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현재 금융사들은 골드바, 자동차 등 고가의 경품을 내세우며 고객 잡기에 혈안이다. 경품으로 고객을 유인하는 금융사의 출혈경쟁은 불완전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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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A 모델포트폴리오에는 ELS(주가연계증권), RP(환매조건부채권), ELB(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 등의 금융상품이 포함된다. 이들 상품은 고수익을 올릴 수 있지만 손실 가능성도 안고 있다. 행여 이런 내용을 고객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않아 소비자 피해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계좌이동에 미온적인 소비자를 경품이라는 미끼로 유인하는 방법은 결국 ‘실탄경쟁’으로 번질 수 있다. 고객을 뺏고 뺏기는 전장에 나서는 금융사 간 페어플레이가 필요한 시점이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47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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