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미분양에 아랑곳하지 않고 공급과잉이 지속되면서 주택시장 거품이 커지고 있다. 특히 내년 이후 부동산시장이 얼어붙으면 가계대출 등 금융시스템에 충격을 줄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빈집 넘쳐나도 계속 짓는 건설사들… 거품 붕괴 우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주택거래량은 9만5578건으로 지난해에 이어 사상 두번째로 많았다. 분양시장도 한여름 무더위를 잊은 듯 이달에만 3만2289가구의 분양이 예정됐다. 최근 3년 평균 대비 34% 많은 규모다.

주택경기 호황에 힘입어 올해 상반기 주택착공 건수는 약 29만9000건을 기록했다. 지난해 미분양으로 공급과잉 논란이 있었음에도 오히려 1만건이 더 늘었다. 이런 추세로 올해 공급량이 70만가구를 초과할 경우 2011년 42만4000건, 2012년 48만건, 2013년 42만9000건과 비교해 두배 가까이 증가한다.

문제는 향후 주택수요가 20만가구 안팎에 불과하다는 점.


통계청 전망에 따르면 향후 우리나라 가구 수는 2017년 23만8000가구, 2018년 23만4000가구, 2019~2022년 22만8000가구, 2023년 21만3000가구가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 국토교통부가 집계하는 연간 멸실 주택 수가 8만가구 안팎인 점을 감안해도 추가 주택수요는 공급량에 못미친다.

하지만 2015~2016년 약 140만가구가 지어졌고 통상 2~3년이 지나 준공과 함께 입주하는 점을 감안할 때 내년 이후 2년 동안은 연간수요의 두배에 이르는 주택이 공급되는 셈이다. 또한 대부분의 주택거래 시 담보대출이나 전세대출이 이뤄지는 점에서 집값 하락 시 담보가치 하락과 채무불이행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집값이 하락할 경우 은행들이 이자율을 올리거나 대출한도를 축소해 대출금 일부의 상환을 요구할 수 있다"며 "이때 대규모 채무불이행이 발생하면 주택시장뿐 아니라 금융시스템도 흔들릴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