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하듯 주식을 사 모으면 노후에 든든한 자산이 될 겁니다.”

박영옥 스마트인컴 대표이사는 지난달 31일 <머니S>가 주최한 ‘제3회 머니톡콘서트-행복한 100세 만드는 똑똑 투자전략’에서 자신의 투자 노하우를 전수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뉴노멀시대, 기업의 주인이 돼라’라는 주제로 강연에 나선 박 대표는 ‘주식농부’로 유명하다. 봄에 씨앗을 뿌리고 정성스럽게 가꾼 후 가을에 곡식을 수확하듯 주식투자를 해야 한다는 그의 철학 때문이다. 1997년 IMF 위기 당시 4400만원으로 투자를 시작한 박 대표는 현재 2000억원이 넘는 주식을 굴린다. 전국에서 손꼽히는 슈퍼개미 투자자다. 그는 이번 세미나에서 좋은 기업을 골라 장기적으로 성과를 공유하는 자신의 투자철학을 전했다.


/사진=임한별 기자
/사진=임한별 기자

◆주식 사면 기업의 주인이 되는 것

박 대표는 최근 코스피가 2000선을 넘어서면서 펀드환매가 이어지고 브렉시트, 사드 배치 논란, 미국 금리인상 등 글로벌 환경이 악화되자 증시하락에 베팅하는 기관이 늘어나는 점이 아쉽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도 우리가 풍요롭고 윤택한 삶을 보낼 수 있게 만드는 기업을 찾을 수 있다고 단언했다. 오히려 자신이 IMF 외환위기 당시 그랬던 것처럼 기업에 대한 믿음과 신뢰가 있다면 지금이 주식을 살 적기라고 말했다. 그의 믿음의 시작은 주식을 단지 증서가 아닌 회사 자체로 보는 것에서 출발한다.


그는 “월세를 살아도, 렌트를 한 차도 다 내집, 내차라고 하는데 주식투자는 그 많은 돈을 지불했음에도 내 회사라고 말하는 사람이 없다”며 “주식을 산 기업은 소액을 투자했더라도 내 회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내 회사라고 생각하면 주식투자가 어렵지 않고 투자할 기업이 많다”며 “코스피·코스닥·코넥스 등을 포함해 약 2000개의 기업이 새로운 주인을 기다리며 투자해달라고 요구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한 기업을 사는 데 주식보다 쉬운 방법은 없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직접 사업하는 것보다 시간이나 비용적 측면에서 유리하면서도 그 기업의 성과를 공유할 수 있는 게 주식이어서다. 지난해 기업소득환류세제를 도입하면서 배당성향이 늘어난 점이 그의 주장을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국내 대형주 대부분은 외국인 지분율이 50%를 넘는데 개인의 투자비율은 12%에 불과하다”며 “기관과 외국인, 기타법인이 전체 배당금의 70%를 가져가는 상황에서 경기가 좋아질수록 서민은 못살게 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그는 “단순히 노동자로 살 게 아니라 자신이 근무하는 기업이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면 그걸 공유하기 위해 기업의 주인이 돼야 한다”며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처럼 배당으로 성과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올바른 투자관을 가질 수 있는 투자의 5단계를 설명했다. 1단계는 자본시장을 해치는 요인으로 지목되는 내부정보를 통한 거래다. 2단계는 차트매매, 3단계는 정량적 분석, 4단계는 정성적 분석이다. 마지막 5단계가 바로 사업가적 분석이다. 회사의 주인으로서 장기적 안목으로 사업성을 분석하고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 가치투자의 대가 워런 버핏 등 유명투자자의 철학도 이와 같다고 박 대표는 강조했다.


/사진=임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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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기업 5개로 노후 대비하라

행복한 노후를 보내기 위해 꼭 알아야 할 기업은 5개다. 박 대표에 따르면 5개 기업만 제대로 파악하면 주식으로 꾸준히 수익을 내는 데 큰 문제가 없다. 그는 “진정한 친구 3명만 있으면 성공한 인생이라는 말이 있듯이 주식도 제대로 믿을 수 있는 기업 5개면 행복한 노후를 보낼 수 있다”며 “오래 투자하다 보면 주가의 흐름도 자연스럽게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기업과 노후를 함께하는 사례로 그랜드레저코리아(GKL) 사장을 들었다. 박 대표가 GKL 사장을 만났을 때 어떻게 노후준비를 하느냐고 물었더니 그는 GKL 주식을 사서 배당받으며 살겠다고 말했다. 그처럼 평생 동행할 기업을 찾아야 한다고 박 대표는 강조했다.

그는 일상생활에서 좋은 기업을 찾으라고 권했다. 박 대표는 개인을 상대로 장사하는 B2C기업에 주로 투자한다. 그는 자신이 10여년 넘게 주식투자를 계속할 수 있었던 건 B2C기업에 투자했기 때문이라고 자평했다.

박 대표는 “증권시장에는 공부를 많이 한 사람이 다수라서 IT기업이나 첨단산업을 분석하고 높은 가치를 둔다”며 “하지만 나는 생활 속에서 접하는 분야의 1등 기업이 될 만한 종목에 투자하는 방식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1등이 될 기업을 찾는 방식은 소통이다. 그는 직접 회사에서 파는 물건이나 서비스를 이용하고 경쟁업체의 얘기도 듣는다. 또 회사 근처의 미용실, 편의점 등에 방문해 회사 분위기를 객관적으로 파악한다. 그렇게 그가 최근 찾은 기업은 대륙제관이다. 대륙제관은 부탄가스를 만드는 회사로 시장점유율이 30% 수준이다. 1위는 70%를 점유한 태양이다.

하지만 대륙제관이 최근 폭발하지 않는 부탄가스 ‘맥스’를 개발해 점유율을 점차 늘리고 있다는 게 박 대표의 분석이다. 또 꾸준한 식품 매출이 나올 것으로 기대되는 농심과 화장품대장주 아모레퍼시픽,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각종 인테리어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국보디자인 등을 눈여겨볼 것을 권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자신이 주식을 산 기업의 오너와 미래를 놓고 의견을 나눌 정도가 돼야 한다”며 “세상의 흐름을 읽는 눈을 기르려면 업계에서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자주 듣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프로필
▲現 스마트인컴 대표이사 ▲現 중앙대학교 산업창업대학원 겸임교수 ▲現 한국무역보험공사 사외이사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추석합본호(제452호·제453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