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두테르테 대통령 "미국 속국 아냐, 간섭하면 욕설해줄 것"… 오바마와 정상회담 무산

필리핀 대통령.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가운데 등 돌린 이)이 어제(5일) 라오스 비엔티안에 있는 와타이 국제공항에 도착해 영접객들과 악수하고 있다. /자료사진=뉴시스(AP 제공)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오늘(6일) 백악관은 동남아국가연합 정상회의(ASEAN)에서 갖기로 했던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오바마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필리핀 두테르테 대통령은 어제(5일) 회의가 열리는 라오스로 출발하기 전 오바마 대통령이 자신에게 재판을 거치지 않은 마약사범 사살에 대해 묻지말 것을 요청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욕설을 해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은 "(두테르테는) 특색 있는 지도자임에 틀림 없다"며 "내 보좌관들에게 과연 그(두테르테)와 건설적이고 생산적인 회담을 할 수 있을 지 필리핀 당국자들과 논의해보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재판 없이 이뤄지는 필리핀의 처형 형태에 인권침해라고 주장하며 두테르테 대통령에 자제를 요구했다. 이에 두테르테는 "필리핀은 더 이상 미국의 속국이 아니다. 누구도 필리핀 내정에 간섭할 권리가 없다"며 반발했다.

한편 필리핀에서는 지난 6월 말 두테르테가 대통령으로 취임한 이후 마약 용의자 2000명 이상이 경찰이나 자경단 등의 총에 맞아 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