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포커S] 면세점 사업, 누가 '황금알'이라 했나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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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면세점시장이 신통찮다. 올 상반기 면세점 전체 매출이 5조원을 돌파하는 등 호황을 누렸지만 황금알을 가져간 기업은 극히 일부였다. ‘황금알 낳는 거위’로 각광받던 면세사업이 올해는 ‘쪽박 차는 사업’으로 전락할 처지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면세점 전체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26.1% 증가한 5조7749억원을 기록했다. 면세점시장에서 상반기 매출이 5조원을 돌파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12조원 달성도 가능해 보인다.
하지만 수치를 자세히 살펴보면 일부 기업이 5조원 매출의 상당부분을 차지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업계 1위 면세업체인 호텔롯데는 상반기 2조7338억원, 2위 호텔신라는 1조525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두곳의 매출만 합쳐도 4조2600억원 수준이다. 상반기 전체매출의 80%를 이 두곳이 올린 셈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면세점 전체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26.1% 증가한 5조7749억원을 기록했다. 면세점시장에서 상반기 매출이 5조원을 돌파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12조원 달성도 가능해 보인다.
하지만 수치를 자세히 살펴보면 일부 기업이 5조원 매출의 상당부분을 차지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업계 1위 면세업체인 호텔롯데는 상반기 2조7338억원, 2위 호텔신라는 1조525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두곳의 매출만 합쳐도 4조2600억원 수준이다. 상반기 전체매출의 80%를 이 두곳이 올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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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1DB |
◆ '빅2' 빼고 모두 부진
롯데와 신라를 제외한 주요 면세업체들은 황금알은커녕 현상유지도 버거워 보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갤러리아면세점63을 운영하는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상반기 640억원의 매출, 17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HDC신라면세점은 매출 945억원과 8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지난 2월 오픈한 하나투어의 SM면세점은 매출 446억원과 129억원의 영업손실을 각각 기록했다. 지난 5월 오픈한 명동 신세계면세점도 219억원의 매출을 올린 가운데 175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두산면세점은 상반기 실적을 공개하지 않았다.
국내 면세점들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로 급감했던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나며 매출 상승세를 탔지만 경쟁 격화로 수익성은 오히려 떨어졌다. 게다가 최근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를 둘러싸고 중국인 관광객(유커) 감소 우려마저 나와 업계에 위기감이 감돈다.
뿐만 아니라 하반기 서울 시내면세점 신규특허 4장이 추가로 발급될 경우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여 기존 주요 면세점의 수익성 개선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신세계와 두산의 전망도 어둡다. 올해 5월 문을 연 신세계면세점과 두산면세점은 유커가 많이 몰리는 명동과 동대문에 위치해 선전할 것으로 기대됐지만 아직까지 성과를 내놓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면세업체들의 운명이 지리적 요인과 브랜드파워, 명품유치 등에서 갈렸다고 분석한다. 실제로 소공동에 위치한 롯데면세점은 이 3가지 요소를 모두 갖췄다고 평가받는다.
한국면세협회 관계자는 "롯데는 면세점 매출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유커들의 입맛을 제대로 공략했다"면서 "명동은 유커가 가장 많이 방문하는 지역이며, '롯데'라는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도 매우 높다. 유커의 한국관광 주목적이 쇼핑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가장 많은 명품을 유치한 롯데면세점이 유리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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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빅3’ 합류할까
국내 면세업계에서 빅2(롯데·신라)를 따라잡을 대항마로는 신세계가 꼽힌다. 상반기 17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신세계의 성적은 갤러리아면세점63의 상반기 영업손실과 같은 수준이다. 이는 신세계가 면세사업 초기 상당한 투자를 진행했음을 알 수 있는 지표다. 투자한 비용을 고려하면 선방한 수준이다.
또 신세계면세점은 롯데와 대항할 수 있는 기본적인 요건을 모두 갖췄다. 명동에 위치해 있으며 브랜드 신뢰도도 높다. 최근 유명 명품브랜드 유치에 잇따라 성공하면서 구색도 갖췄다.
실제로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은 지난달 24일 오픈 100일 만에 일 매출 16억원을 올리며 현재는 안정적으로 하루 11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 중이다. 여기에 브랜드들이 속속 입점하며 객단가 역시 3개월 만에 43%가량 올랐다.
현재 신세계면세점에는 세계 3대 쥬얼리브랜드 티파니와 3대 명품 시계로 통하는 예거르쿨트르, 피아제, 블랑팡, 해외 명품브랜드 구찌, 생로랑, 베르사체, 코치, 발렉스트라 등이 입점해 영업 중이다.
명품 ‘빅3’로 통하는 루이비통, 에르메스, 샤넬도 내년부터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내다봤다. 신세계 관계자는 "하반기 명품브랜드 유치로 영업이 본 궤도에 오르면 실적은 자연스럽게 회복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양지혜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명품브랜드의 입점이 완료되는 10월부터는 신세계DF(면세점)의 실적이 점차 안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기존 주요 면세점들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올 하반기 신규 사업권에 도전하는 업체들의 표정도 제각각이다. 신규 승인 입찰이 발표된 뒤 업계는 기업들의 참여소식으로 뜨겁게 달아올랐지만 현재는 소강상태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4일 마감하는 시내면세점 특허 신청 접수를 앞두고 호텔롯데와 SK네트웍스, 현대백화점, HDC신라면세점, 신세계, 한화갤러리아, 두산 등이 참여를 저울질하고 있다.
여러차례 입찰 의지를 보인 호텔롯데와 SK네트웍스, 현대백화점의 참여는 거의 확정적이다. HDC신라는 현재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해 입찰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 역시 정용진 부회장이 워낙 면세점사업에 관심이 많아 참여 가능성이 높다.
당초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됐던 이랜드는 불참을 공식화했다. 신동기 이랜드 재무총괄 대표는 지난 2일 티니위니 매각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예정된 면세점사업에는 참여할 계획이 없다"며 "우선은 티니위니 매각 계약을 이행하고 차입금을 지불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화갤러리아와 두산은 부진한 시내면세점 성적에 입찰 참가 여부를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두곳 모두 영업손실이 적지 않아 추가 입찰 참여에 대한 부담감이 클 수 있다"면서 "입찰을 딴다해도 막대한 투자비가 들어 결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5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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