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 TV 토론. 힐러리 트럼프.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오른쪽)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26일(현지시간) 미국 대선 TV 토론에 나섰다. /사진=뉴시스(AP제공)
미 대선 TV 토론. 힐러리 트럼프.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오른쪽)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26일(현지시간) 미국 대선 TV 토론에 나섰다. /사진=뉴시스(AP제공)

미 대선 TV 토론이 열렸다. 미국 대선 결과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평가받는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1차 TV 토론이 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주 헴스테드 호프스트라 대학에서 열려 미국 전역은 물론 온라인을 통해 전세계에 생중계됐다.

이날 대선 TV 토론에서 두 후보는 1시간30분 동안 '미국의 방향', '번영 이루기', '미국의 안전' 등 3가지 큰 주제를 두고 공방을 주고받았다.


클린턴과 트럼프는 먼저 일자리, 무역, 세금 등 경제 정책을 두고 토론을 벌였다. 클린턴은 "도널드는 매우 운 좋은 삶을 살았다"며 트럼프가 부친의 유산으로 성공했다며 그의 경제정책이 일반 시민의 이해를 반영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트럼프는 "우리 일자리가 이 나라를 떠나고 있다. 멕시코 등 다른 많은 나라들로 가고 있다"며 이민 이슈를 제기해 민주당 정부의 경제정책을 공격했다.

동맹국 방위비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트럼프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한국, 일본, 사우디 등 동맹국의 방위비 부담 문제를 거론하며 "그들은 우리에게 내야 할 돈을 내지 않았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중국이 북한 문제에 개입해야 한다"며 핵실험을 거듭하고 있는 북한에 대한 대책도 제시했다.


그러나 클린턴은 "일본, 한국 그리고 다른 동맹들에게 우리에게는 상호방위협약이 있고 우리는 이를 존중한다는 점을 다시 분명히 하고 싶다"며 적대적 대응을 제안한 트럼프의 주장을 공박했다. 클린턴은 거꾸로 "트럼프는 반복해서 다른 나라들이 핵무기를 갖든 상관하지 않는다고 말해 왔다. 핵무기에 대한 트럼프의 무신경한 태도야 말로 매우 문제"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두 후보는 서로에 대한 공격도 서슴지 않았다. 클린턴은 트럼프의 납세 내역 공개 거부에 대해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트럼프가 "그의 주장처럼 부유하지 않거나 자선활동을 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이에 "나의 납세 내역을 통해 당신이 알아낼 만한 건 많지 않다. 클린턴이 삭제한 이메일 3만개를 공개한다면 나도 변호사의 뜻을 거스르고 납세 내역을 공개하겠다"며 클린턴의 이메일 스캔들을 끄집어냈다.


트럼프는 또 클린턴에게 "그는 체력(stamina)이 떨어진다. 이 나라의 대통령이 되려면 엄청난 체력이 필요하다. 협상을 할 수 있어야 한다"며 최근 논란을 빚은 클린턴의 건강문제를 거론하기도 했다. 그러나 클린턴은 "112개국으로 출장다니며 평화 협정, 휴전, 반체제인사 석방, 전 세계 국가에 대한 새로운 기회 제공 등에 대해 협상을 해 본다면, 의회에서 11시간 동안 증언을 해 본다면 나와 체력에 대해 얘기할 수 있다"며 트럼프의 주장을 일축했다.

이외에 두 후보는 테러, 사이버안보, 인종, 사법 문제에 대해서도 활발한 토론을 나눴다. 한편 이번 토론 직후 현지 미디어들은 여론조사를 통해 대체로 클린턴이 토론에서 승리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