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회의 시간. 오 팀장이 발언한다. “이 사안에 대해 각자 의견을 이야기해 봅시다.” 그런데 정작 팀원들은 말이 없고 팀장의 독백이 계속 이어진다. 한두명이 조심스럽게 의견을 내보지만 오 팀장의 문제 제기에 바로 꼬리를 내린다. 결국 자기가 낸 의견이 만장일치로 채택되자 뿌듯한 표정으로 회의를 끝낸다.


모두가 동의하고 반대가 전혀 없는 만장일치는 소통의 결과일까 아니면 불통의 흔적일까. 갈등이 전혀 없고 평화롭고 화기애애한 토론은 소통일까 불통일까. 리더가 자신과 다른 의견들을 존중한다고 말하면서 단호한 자세를 견지하는 것은 소통일까 불통일까. 답은 모두 불통이다.

조직학자들은 회의에서 지나치게 낙천적 분위기, 조직 외부 다른 의견의 배척 등이 나타난다면 ‘집단 사고’(Group Think)를 의심하라고 경고한다. 회의는 집단 지성에 대한 믿음에 기초한다. 그런 측면에서 차라리 하지 않는 게 좋았을 회의들이 얼마나 많은가. 리더가 회의를 혼자 주도하며 일방적으로 발언하다가 결국엔 잘못된 결정을 내리는 ‘집단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많은 경우 회의에서 리더가 먼저 의견을 피력하면 구성원들은 의견을 말하지 않고 거의 리더의 의견을 수긍하고 받아들인다. 리더에게 반감을 사지 않으려고 입을 닫는 것이다. 리더의 역할은 구성원들이 이런 심리적인 압박을 극복하고 자신의 의견을 말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집단 사고’를 방지하고 ‘집단 지성’이 일어나도록 회의를 진행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회의 초반에는 경청 모드를 가져야 한다. 리더가 회의에서 처음부터 자기 의견을 말하면 다른 이들은 말을 조심하고 반론을 제시하지 못한다. 누구나 반대나 의문을 제기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리더가 경청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다른 이들의 발언을 장려하면 토론을 끌어내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둘째, 구성원들에게 구체적인 역할을 부여하라. 구성원마다 각자 자신의 역할(진행, 발표, 서기 등)이 있고 서로가 그 역할을 존중한다면 정보가 입체적·합리적으로 통합될 수 있다.

셋째, 외부 전문가를 초대한다. 핵심 구성원들의 의견에 도전하도록 외부 전문가에게 발표 기회를 부여해
[청계광장] 만장일치의 함정
 의견을 청취한다. 이때 모든 의문 사항을 주저 없이 제기하고 토론으로 이어지도록 회의를 진행해야 한다.

회의에서 ‘만장일치의 함정’을 피하려면 갈등이 없는 낙천적인 분위기를 경계하라. 나아가 경청, 역할 부여 그리고 외부 의견 청취를 통해 구성원들이 비판적인 의견을 꺼낼 수 있도록 회의 분위기를 이끌어야 한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57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