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칼럼] 답답한 시장에도 투자할 곳 있다
문형수 기업은행 WM사업부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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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자산가들은 ‘투자할 곳이 없다’고 불평한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발표 이후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금리가 1%대로 내려앉았고 회사채도 신용등급이 높은 채권은 은행예금과 다를 것 없는 낮은 금리를 유지하고 있어서다. 나아가 보유한 채권을 매도할 곳이 없어 투자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하이일드채권이라고 해도 위험을 감수할 만큼 금리가 높지 않다. 그나마 기댈 수 있었던 부동산도 주택, 상가 할 것 없이 가격이 올라 고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변동성이 커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었던 주식시장 역시 상황이 다르지 않다. 저금리에 지친 투자자, 심지어 은행예금에만 관심 갖던 보수적인 투자자마저 주식시장으로 눈을 돌렸지만 불행히도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오랜기간 지루한 박스권 장세를 유지해 원하던 수익을 안겨주지 못했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주식시장답지 않게 손실이 크게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실제로 코스피시장에 대해 투자시뮬레이션(2012년 1월~2016년 8월)을 해보면 1년간 투자했을 때 평균 수익률이 0.62%에 불과하다. 평균으로만 따지면 시중은행의 1년 정기예금보다 못한 성과를 보였다. 결국 투자자들은 기약 없는 투자기회를 기다리며 MMF, MMDA 등 수시입출금형 상품에 울며 겨자먹기로 자산을 넣어두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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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미지투데이 |
금리자산과 주식시장 외에 원자재·리츠 등 대안자산(AI)이 새로운 투자처로 각광받은 적도 있었다. 과거에는 이 자산들이 금리나 주식시장과 관계없이 독립적인 움직임을 보이면서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대안자산 또한 주식시장에 동조하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투자매력이 상실됐다. 비주류시장인 만큼 투자비용이 많이 발생하는데 다른 자산과 비교해 특별한 성과를 기대할 수 없어 위험과 비용을 감수하고 투자하는 고객이 줄어든 것이다.
◆위기에도 빛 보는 ETF투자
이처럼 어려운 투자환경에도 굴하지 않고 새로운 투자기회를 찾으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해외주식, 채권, 원자재 등에 투자하는 것은 물론 중국인 관광특수를 배경으로 관광호텔 부동산 펀드, 핀테크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미국 소상공인 대출펀드가 시장에 등장한 것도 이런 움직임의 일환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상품들은 투자물량이 한정됐고 구조가 어렵기 때문에 일반투자자가 투자하기 힘든 단점이 있다. 만약 이 상품들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다면 코스피시장의 오랜 박스권 추세를 이용한 ETF투자에 관심을 가지라고 권유하고 싶다.
앞에서 언급했던 대로 과거 코스피시장의 1년 투자성과는 평균 1%가 되지 않는 지루한 움직임이 지속된다. 하지만 저점과 고점이 5% 이상 차이 나는 구간이 여럿 존재한다. 일반적인 주식시장이라면 저점과 고점을 잡아 적절한 타이밍에 매매한다는 게 이상해 보이지만 코스피지수의 박스권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과 작은 금액으로도 지수를 추종해서 투자할 수 있는 ETF의 존재는 합리적인 투자를 실현 가능하게 한다.
ETF를 이용해 떠올릴 수 있는 가장 일반적인 전략은 지수의 일정 가격을 기준으로 삼고 매수와 매도를 반복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전략의 첫번째 단점은 매매가격의 범위를 설정하기 어려운 점이다. 이를테면 코스피지수가 1950일 때 ETF를 매수하고 2050일 때 매도하는 전략을 사용하면 2012년부터 최근까지 수익실현 매매가 3번밖에 나타나지 않았다. 1회 매매 시 수익률이 약 5%인 점을 감안하면 그다지 좋은 수익률이 아니다. 반면 가격 범위를 10포인트씩 줄이면(1960~2040) 수익실현 매매가 6번으로 늘어나지만 1회 매매 시 수익률은 약 4%로 줄어든다.
두번째 단점은 박스권의 범위가 좁기 때문에 수익률을 높이기가 어렵다는 것. 실제 목표수익률을 5% 넘게 설정하면 실현 가능성이 급격하게 낮아진다. 다행히 코스피지수의 박스권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코스피 ETF 매매전략에 대한 고민이 많아져 이 단점을 해결할 방법을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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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편하게 투자하는 레버리지ETF
그 중 한가지는 레버리지ETF를 활용하는 것이다. 레버리지ETF는 주가지수 움직임의 2배를 추종하면서 주식처럼 간편하게 거래소를 통해 매매할 수 있는 상장지수펀드다. 투자전략은 최초투자 시에는 투자금의 일부만 ETF에 투자한 후 지수가 하락할 때마다 사전에 정해진 수준만큼 레버리지ETF를 매수해 코스피에 대한 노출도를 늘리는 방법이다.
투자금의 일부분만 투자하고 지수가 하락할 때마다 추가투자하기 때문에 평균 매수가격이 낮아져 수익실현 기회가 늘어나고 레버리지ETF로 인한 수익률 제고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이를테면 1970을 기준으로 최초 투자 시에는 투자금의 10%만큼 레버리지ETF에 투자하고 이후 10포인트가 빠질 때마다 10%씩 레버리지ETF의 비율을 늘리는 방법을 사용하면 수익률과 목표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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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시장을 항상 살펴보는 금융전문가가 아니라면 방법을 알더라도 사전에 구상한 전략대로 ETF를 매매하기가 어렵다. 이 경우 해당 전략을 통해 투자하는 사모펀드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57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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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형수 기업은행 WM사업부 과장
안녕하세요. 머니S 금융팀 이남의 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