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재용 체제 삼성의 가려운 곳을 대신 긁어주는 형태의 ‘삼성 지배구조 개편’을 주문한 엘리엇이 또 한번 삼성전자의 손을 들어줬다.


12일(현지시간) 엘리엇의 투자 계열사인 블레이크 캐피털과 포터 캐피털은 성명을 통해 “갤럭시노트7을 둘러싼 최근 이슈들은 불행한 일”이라면서도 “삼성전자가 세계적 수준의 브랜드 위상을 갖고 있고, 글로벌 기술 기업들을 선도할 것이라 전망에는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이 지난달 27일 삼성 서초사옥 1층 삼성전자 홍보관에서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와 함께 주요 제품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은 이 부회장이 갤럭시노트7을 손에 들고 '기어360'으로 찍은 영상을 뤼터 총리에게 보여주고 있는 모습. /사진=삼성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이 지난달 27일 삼성 서초사옥 1층 삼성전자 홍보관에서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와 함께 주요 제품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은 이 부회장이 갤럭시노트7을 손에 들고 '기어360'으로 찍은 영상을 뤼터 총리에게 보여주고 있는 모습. /사진=삼성

앞서 지난 5일 이들은 삼성전자 이사회에 삼성전자의 인적분할 후 각자 상장하는 방식 등으로 지배구조를 개편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서한을 보내 화제를 모았다. 

여러 가지 난관이 도사리고 있지만 엘리엇의 제안대로 순조롭게 지배구조 개편이 이뤄질 경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핵심기업인 삼성전자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증권업계에선 엘리엇이 명분을 만들어준 만큼 삼성이 멀지 않은 시기 지배구조 개편을 공식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엘리엇은 성명에서 “새로운 리더십(이재용 부회장)이 세계 최고 수준의 경영 기법을 적용함으로써 초기 대응을 가능하게 했다”며 “기업 지배구조 개편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지난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과정에서 불공정한 합병 비율을 문제 삼아 소송까지 제기하며 강하게 반대했던 엘리엇이 이 부회장의 확실한 우군을 자처하고 나선 셈이다.


엘리엇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세계 각국에서 이익을 올리기에만 몰두했던 악명높은 벌처펀드다. 지난 2012~2014년에는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아르헨티나를 국가 부도 위기상태로 몰아가기도 했다. 엘리엇의 잇단 이 부회장 체제 삼성 밀어주기가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