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사진=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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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펀드시장이 액티브(Active)에서 패시브(Passive)로 옮겨가는 추세다. 패시브펀드는 지수 추종을 통해 시장의 수익을 추구하는 인덱스(시장지수)펀드와 ETF(상장지수펀드) 등을 일컫는다. 반면 액티브펀드는 적극적이고 과감한 운용으로 시장의 초과수익을 추구한다.

◆미국 자산신탁법 개정, ‘패시브펀드’로 자금 이동

2017년 4월 미국 노동부의 자산신탁법 개정안 발효를 앞두고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2160억달러 규모의 ETF 운용 수수료 인하를 결정했다. 미국 노동부의 자산신탁법 개정안은 퇴직저축 자금 운용사들이 최대 수익을 낼 수 있도록 신탁기준을 엄격히 따르게 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전까지는 운용사들이 고객들에게 적합한 가이던스만 제공하는 등 상대적으로 느슨하게 적용됐다.


블랙록은 총 15개의 ETF 수수료를 낮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블랙록의 수수료는 뱅가드그룹, 스테이트 스트리트 글로벌어드바이저스(SSgA)의 수준과 동등해지거나 더 낮아질 전망이다. 이로 인해 전문가들은 시장의 움직임을 추종하는 패시브펀드 투자에 자금이 몰릴 것으로 내다봤다. 펀드조사업체 모닝스타는 이번 자산신탁법 개정으로 최대 1조달러의 자금이 패시브펀드 투자로 이동할 것으로 전망했다.

블랙록의 이번 결정으로 ETF 등의 패시브펀드는 은퇴계좌에서 더 큰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수수료 인하도 고객을 미리 더 선점하겠다는 전략의 일환인 셈이다. 블랙록의 로렌스 핑크 CEO는 “새 규제안은 도드-프랭크법이 은행에 그랬던 것처럼 자산운용산업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형ETF 1000억달러↑, ‘패시브펀드시대’ 오나



투자자들이 올해 채권형ETF에 쏟아 부은 자금은 1000억달러가 넘는다. 사상 최대 규모의 순유입세다.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였던 액티브자산이 점차 패시브자산과 대체투자자산, 특별자산으로 전환되는 추세다.

10일(현지시간) 글로벌 자산운용 블랙록에 따르면 올 9월 말 전세계의 주식과 채권, 원자재 등 자산에 투자하는 ETF 규모는 3조4000억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의 3조달러를 웃돌았다. 특히 채권형ETF 잔액은 6120억달러로 지난해 동기(4950억달러)보다 23% 늘었다. 이른바 ‘족집게’로 통하던 액티브펀드 중심에서 패시브펀드로 섹터가 이동했다.


전세계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미국 패시브시장은 가장 큰 폭으로 순자금이 유입됐다. 순유입 자금 기준으로 미국 상위 15개의 펀드 카테고리 중 8개는 패시브펀드였다. 주식형과 채권형에서 모두 강점을 보였다. 유럽도 상황은 비슷하다.

정다이 메리츠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유럽은 상위 15개의 펀드 중 5개가 패시브펀드”라며 “패시브채권형펀드와 특별자산펀드가 상위권에 진입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주식형펀드의 경우 액티브펀드보다 패시브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증가하는 모습”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