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포커S] 엘리엇이 지핀 '삼성 지배구조 개편' 시나리오
허주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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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체제’ 삼성의 숙원 과제인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이 조만간 본격화될 전망이다. 한때 적군이었던 헤지펀드 엘리엇이 군불을 지폈고 국회의석 과반 이상을 차지한 야당이 대기업 지배구조 개편 관련 법안을 잇따라 발의하며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일부에선 삼성생명의 삼성금융계열사 지분매입도 지배구조 개편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선택의 시간이 다가온 삼성의 지배구조 개편은 어떤 식으로 진행될까.
◆지배구조 개편 명분 확보
◆지배구조 개편 명분 확보
지난 5일(현지시간) 엘리엇의 자회사인 블레이크캐피털과 포터캐피털이 삼성전자 이사회에 ‘주주가치 증진계획 제안서’를 송부했다. 주요 내용은 ▲삼성전자 인적분할(지주회사-사업회사) ▲삼성전자 지주회사의 사업회사 지분 추가 확보 및 삼성물산과의 합병 ▲삼성전자 사업회사 나스닥 상장 ▲특별현금배당 30조원(주당 24만5000원) 등이다.
엘리엇의 제안은 그간 시장에서 유력하게 거론됐던 삼성 지배구조 개편 시나리오와 일맥상통한다. 앞서 증권가에선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그룹 지배력을 높이기 위한 가장 효과적 수단으로 삼성전자 분할과 삼성전자 지주회사를 삼성물산과 합병하는 방안을 제시해왔다.
삼성전자가 인적분할하면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회사가 쪼개지고 기존 주주들은 신설되는 사업회사의 신주를 배정받는다. 이후 오너일가 등 경영권을 확보하려는 이들은 사업회사의 주식을 지주회사에 현물 출자하는 주식 스와프 방식으로 지주회사가 발행하는 신주를 배정받는다.
이후 삼성전자 지주회사와 삼성물산이 일대일 합병을 단행할 경우 오너일가의 삼성전자 지주회사 보유지분은 자사주 13.81%, 이건희·이재용 등 오너일가 현물 출자 4.83%, 삼성물산 4.06%를 더해 22.7%로 늘어난다. 여기에 삼성물산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보유한 삼성전자지분을 추가로 매입하면 지분율을 약 30%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다만 이 시나리오대로 가기 위해선 제도 변경, 주주 반발 등 몇가지 과제를 극복해야 한다. 현행법은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일반지주사의 금융사 소유를 금지하고 있다. 따라서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카드 등 삼성금융계열사까지 지배하기 위해선 중간금융지주사를 별도로 만들 수 있는 법이 제정돼야 한다.
이와 관련된 중간금융지주회사법 제정이 국회에서 논의 중이지만 통과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재벌의 경영권 승계에 부정적인 야당이 국회의석 과반 이상을 차지한 다수파이기 때문이다. 가령 중간금융지주회사법이 통과된다고 하더라도 금융지주사를 중심으로 금융계열사들이 모이는 과정에서 상호출자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
중간금융지주회사법이 통과되지 않을 시에는 현재 삼성그룹 지주사 역할을 하는 삼성물산을 일반사업회사와 금융사업회사로 분할하고, 삼성생명을 지주사와 사업회사로 분할한 뒤 삼성물산금융사와 삼성생명지주사를 합쳐 금융지주사를 만들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삼성 오너일가는 통합지주사와 금융지주사 지분을 각각 보유한 투트랙 체제로 삼성그룹을 지배할 수 있다. 실제 삼성생명은 2013년부터 꾸준히 금융계열사 지분을 모으며 금융지주사 전환을 대비하는 모습을 보였다.
금융지주사로 전환하기 위해선 상장사 지분 30%, 비상장사 지분 50% 이상을 보유해야 하는데 삼성생명은 이미 삼성카드 지분 71.86%, 삼성자산운용 지분 98.74%를 보유하고 있다. 또 삼성화재와 삼성증권 지분도 각각 14.98%, 19.16% 확보했다.
아직 삼성화재 지분 15%와 삼성증권 지분 11%를 더 매입해야 하지만 이는 시간 문제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 분석이다.
◆삼성생명 행보 주목
엘리엇의 제안은 그간 시장에서 유력하게 거론됐던 삼성 지배구조 개편 시나리오와 일맥상통한다. 앞서 증권가에선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그룹 지배력을 높이기 위한 가장 효과적 수단으로 삼성전자 분할과 삼성전자 지주회사를 삼성물산과 합병하는 방안을 제시해왔다.
삼성전자가 인적분할하면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회사가 쪼개지고 기존 주주들은 신설되는 사업회사의 신주를 배정받는다. 이후 오너일가 등 경영권을 확보하려는 이들은 사업회사의 주식을 지주회사에 현물 출자하는 주식 스와프 방식으로 지주회사가 발행하는 신주를 배정받는다.
이후 삼성전자 지주회사와 삼성물산이 일대일 합병을 단행할 경우 오너일가의 삼성전자 지주회사 보유지분은 자사주 13.81%, 이건희·이재용 등 오너일가 현물 출자 4.83%, 삼성물산 4.06%를 더해 22.7%로 늘어난다. 여기에 삼성물산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보유한 삼성전자지분을 추가로 매입하면 지분율을 약 30%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다만 이 시나리오대로 가기 위해선 제도 변경, 주주 반발 등 몇가지 과제를 극복해야 한다. 현행법은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일반지주사의 금융사 소유를 금지하고 있다. 따라서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카드 등 삼성금융계열사까지 지배하기 위해선 중간금융지주사를 별도로 만들 수 있는 법이 제정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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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뉴스1 DB |
이와 관련된 중간금융지주회사법 제정이 국회에서 논의 중이지만 통과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재벌의 경영권 승계에 부정적인 야당이 국회의석 과반 이상을 차지한 다수파이기 때문이다. 가령 중간금융지주회사법이 통과된다고 하더라도 금융지주사를 중심으로 금융계열사들이 모이는 과정에서 상호출자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
중간금융지주회사법이 통과되지 않을 시에는 현재 삼성그룹 지주사 역할을 하는 삼성물산을 일반사업회사와 금융사업회사로 분할하고, 삼성생명을 지주사와 사업회사로 분할한 뒤 삼성물산금융사와 삼성생명지주사를 합쳐 금융지주사를 만들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삼성 오너일가는 통합지주사와 금융지주사 지분을 각각 보유한 투트랙 체제로 삼성그룹을 지배할 수 있다. 실제 삼성생명은 2013년부터 꾸준히 금융계열사 지분을 모으며 금융지주사 전환을 대비하는 모습을 보였다.
금융지주사로 전환하기 위해선 상장사 지분 30%, 비상장사 지분 50% 이상을 보유해야 하는데 삼성생명은 이미 삼성카드 지분 71.86%, 삼성자산운용 지분 98.74%를 보유하고 있다. 또 삼성화재와 삼성증권 지분도 각각 14.98%, 19.16% 확보했다.
아직 삼성화재 지분 15%와 삼성증권 지분 11%를 더 매입해야 하지만 이는 시간 문제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 분석이다.
◆삼성생명 행보 주목
다만 이 과정에서 삼성생명은 비금융사인 삼성전자 1대 주주(7.43%) 자리를 내려놔야 한다. 2대 주주인 삼성물산(4.18%)이 별도의 삼성전자 지분 매입(3.25% 이상)을 통해 1대 주주로 올라설 수도 있지만 현재 160만원대 안팎인 삼성전자 주가를 고려하면 7조원 이상의 막대한 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에 삼성생명이 보유한 지분 1.63%를 매입해 1, 2대 주주를 바꾸는 방식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또 다른 걸림돌은 삼성전자 주주들이 인적분할 후 삼성물산과의 합병 과정에서 합병 비율 등을 문제 삼아 반대할 가능성이다. 인적분할은 이사회 결의로 실행이 가능하지만 합병을 위해선 주주총회를 열고 각사 참석주주 의결권의 3분의2 이상과 발행주식수의 3분의1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지난해 삼성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과정에서 엘리엇의 강한 반대로 소송전까지 진행하며 곤욕을 치렀다. 다만 이번에는 엘리엇이 먼저 삼성 지배구조 재편을 제안한 만큼 주주 반대 가능성은 다소 낮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현재 삼성전자 지분 0.62%를 보유한 엘리엇이 앞으로 지분을 추가 확보하거나 외국인 우호 세력을 끌어들여 내년 3월에 열릴 예정인 정기 주주총회에서 제안이 받아들여지도록 삼성을 압박할 것으로 본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엘리엇의 시나리오는 시장이 기대하던 삼성 지배구조 변화와 일치한다”며 “삼성이 배당 확대 등 모든 안을 수용하지는 않겠지만 오너일가 입장에선 지배구조 개편을 진행할 명분을 얻은 데다 자사주를 활용해 비용을 줄일 수 있어 실행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 측은 신중히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삼성 관계자는 지난 12일 “엘리엇의 제안은 기존에 시장에서 거론된 시나리오를 다시 한번 제기한 수준이지만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며 “결정되면 공식적으로 밝히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삼성생명지주사 전환은 금융 관련 규제가 많아 삼성전자 분할보다 더 어려울 수 있다”며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제도와 관련한 사항 등 복잡한 문제가 걸려 있어 아직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5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또 다른 걸림돌은 삼성전자 주주들이 인적분할 후 삼성물산과의 합병 과정에서 합병 비율 등을 문제 삼아 반대할 가능성이다. 인적분할은 이사회 결의로 실행이 가능하지만 합병을 위해선 주주총회를 열고 각사 참석주주 의결권의 3분의2 이상과 발행주식수의 3분의1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지난해 삼성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과정에서 엘리엇의 강한 반대로 소송전까지 진행하며 곤욕을 치렀다. 다만 이번에는 엘리엇이 먼저 삼성 지배구조 재편을 제안한 만큼 주주 반대 가능성은 다소 낮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현재 삼성전자 지분 0.62%를 보유한 엘리엇이 앞으로 지분을 추가 확보하거나 외국인 우호 세력을 끌어들여 내년 3월에 열릴 예정인 정기 주주총회에서 제안이 받아들여지도록 삼성을 압박할 것으로 본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엘리엇의 시나리오는 시장이 기대하던 삼성 지배구조 변화와 일치한다”며 “삼성이 배당 확대 등 모든 안을 수용하지는 않겠지만 오너일가 입장에선 지배구조 개편을 진행할 명분을 얻은 데다 자사주를 활용해 비용을 줄일 수 있어 실행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 측은 신중히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삼성 관계자는 지난 12일 “엘리엇의 제안은 기존에 시장에서 거론된 시나리오를 다시 한번 제기한 수준이지만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며 “결정되면 공식적으로 밝히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삼성생명지주사 전환은 금융 관련 규제가 많아 삼성전자 분할보다 더 어려울 수 있다”며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제도와 관련한 사항 등 복잡한 문제가 걸려 있어 아직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5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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