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넥슨의 '초심', 분위기 전환용?
진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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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여름을 보내면서 넥슨은 다시 게임으로 돌아왔다.” 박지원 넥슨 대표가 입을 열었다. 공개석상을 꺼리고 자신을 ‘어둠의 자식’으로 칭하는 박 대표가 단상에 올라 ‘초심’으로 돌아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하면서 정경유착으로 얼룩진 넥슨의 분위기 전환을 알렸다.
박 대표가 말한 넥슨의 초심은 게임이다. 그의 공언에 걸맞게 국제게임박람회 ‘지스타 2016’ 참가 슬로건은 ‘라이프 비욘드’(Life beyond). 넥슨의 초창기 슬로건이다. 개발중인 신작 35종도 쏟아냈다. 어마어마한 물량공세에 기자도, 게임업계도 혀를 내둘렀다. 넥슨에게는 게임을 내세운 이미지 환기가 최우선인 듯했다.
넥슨은 사실상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비위 의혹의 포문을 열었다. 2011년 우 전 수석 처가의 땅을 넥슨코리아가 시세보다 2~3배 비싸게 사면서 시세차익을 챙기도록 돕고 ‘골칫거리’였던 부동산을 처리해줬다는 의혹을 받았다. 검찰은 이에 대해 “자유로운 거래로 보인다”고 무혐의 결론을 냈지만 이후 ‘최순실 게이트’로 우 전 수석이 검찰 수사를 받으며 넥슨의 비위 연루는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진다. 넥슨의 창업주 김정주 NXC(넥슨 지주회사) 회장의 벤처 신화도 결국 인맥과 돈으로 점철된 성공이라는 꼬리표를 달게 됐다.
넥슨은 이 같은 시선을 의식한 듯 지스타로 관심을 돌리려 애썼다. 기자들에게 역대 최대 규모의 부스로 참가한다는 메일을 보내는가 하면 줄줄이 모바일 신작을 내놨다. 박 대표의 공식석상 등장도 이와 맥락을 같이한다. ‘넥슨 게이트’로 촉발된 우병우 사태는 최순실씨 국정농단으로 이어져 우리 사회를 흔들고 있지만 넥슨은 안정을 찾아가는 모양새다.
그러나 넥슨이 게임으로 ‘다시’ 돌아간다는 박 대표의 말은 역설적으로 들린다. 넥슨 내부직원들은 게임 외의 사업에 눈을 돌리지 않았다. 박 대표 역시 다른 사업에 진출할 계획이 없냐는 질문에 “그런 사업을 잘하는 사람이 없어서”라는 말로 그간 게임에만 집중해왔음을 암시했다. 김 회장이 진경준 전 검사장에게 특혜를 주면서 넥슨의 지분을 관리할 때도 내부 임직원들은 게임 개발에 매진했다.
게임 외적인 요소에 집중한 건 김 회장이다. 그는 진경준 게이트가 불거진 지난 7월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 꿈꿨던 미래 지향적이고 사회에 보탬이 되는 기업으로 넥슨이 성장하길 바란다”는 말을 남기고 넥슨재팬 등기이사직에서 사임했지만, NXC의 회장직은 여전히 유지 중이다. 넥슨은 NXC가 넥슨재팬을 지배하고, 넥슨재팬이 넥슨코리아를 지
배하는 구조여서 김 회장은 언제든 넥슨 경영에 복귀할 수 있다. 물론 그가 NXC 회장직을 내려놓을 계획은 없다는 게 넥슨 측의 설명이다.
그러나 넥슨이 게임으로 ‘다시’ 돌아간다는 박 대표의 말은 역설적으로 들린다. 넥슨 내부직원들은 게임 외의 사업에 눈을 돌리지 않았다. 박 대표 역시 다른 사업에 진출할 계획이 없냐는 질문에 “그런 사업을 잘하는 사람이 없어서”라는 말로 그간 게임에만 집중해왔음을 암시했다. 김 회장이 진경준 전 검사장에게 특혜를 주면서 넥슨의 지분을 관리할 때도 내부 임직원들은 게임 개발에 매진했다.
게임 외적인 요소에 집중한 건 김 회장이다. 그는 진경준 게이트가 불거진 지난 7월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 꿈꿨던 미래 지향적이고 사회에 보탬이 되는 기업으로 넥슨이 성장하길 바란다”는 말을 남기고 넥슨재팬 등기이사직에서 사임했지만, NXC의 회장직은 여전히 유지 중이다. 넥슨은 NXC가 넥슨재팬을 지배하고, 넥슨재팬이 넥슨코리아를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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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현진 기자. |
박 대표는 이날 “불거진 의혹에 대해서 내부적으로는 게임 개발 등에 힘을 쏟으며 수습이 마무리 단계지만 외부적으로 NXC와 관련된 건은 시간이 더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넥슨은 ‘고육지책’식의 신작 물량공세보다는 그간 불거진 의혹의 연결고리를 끊는 노력이 더욱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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