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S톡] 코스닥 직상장? 스팩 합병에 몰리는 중소기업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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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IT업종, 스팩 합병 많아… '저위험'에 증권사도 앞다퉈 선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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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증권가. /자료사진=뉴시스 DB |
스팩은 합병에 성공할 경우 주가 상승에 따른 수익을 올릴 수 있고 상장에 실패하더라도 원금이 보장돼 ‘저위험’ 투자전략으로도 주목받는다.
◆스팩 합병에 열 올리는 ‘의료·IT업종’
올해 IPO시장은 ‘대어’로 불리던 대형사들 마저도 공모에서 고배를 마시는 등 유난히 위축됐다. 직상장의 경우 흥행에 실패하면 자금조달을 하지 못한다는 리스크도 따른다. 하지만 스팩과 합병해 상장하면 스팩의 자기자금을 흡수하게 돼 최소한의 자금조달은 가능하다.
이러한 장점이 부각되면서 미국과 유럽, 중국 등 해외 진출을 목전에 둔 의료업과 IT업종들이 줄줄이 증권사를 통한 스팩 합병을 추진했다. 비교적 안정적인 상품이라는 인식에 투자 수요가 늘면서 증권사들도 앞다퉈 스팩을 선보였다.
선진시장에서 M&A(인수합병) 활성화를 위해 만들어졌던 제도가 스팩인데 국내에도 2009년 도입 이후 1기스팩은 성과가 부진했지만 2기스팩시대에 접어들면서 활성화됐다. 상장사들이 코스닥 직상장이 아닌 스팩과의 합병 상장을 추진하는 까닭도 자금유치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어서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스팩은 지분을 투자자에게 팔아 자본금을 마련하는 방식으로 설립되기 때문에 피합병기업을 고르기 전에 이미 자금을 보유하는 경우가 많다.
거래소를 통한 스팩 합병도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스팩 상장은 준비 기간이 짧고 심사 부담이 덜해 기업들이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M&A 중개망을 통하면 패스트트랙(신속심사)이 적용돼 심사기간이 기존 45일에서 30일로 완화돼 관심을 두는 기업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스팩을 대상으로 M&A 정보 탐색과 매칭 등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좋은 스팩 투자처, 짧은 만기일이 유리
투자자들은 가급적 만기일이 얼마 남지 않은 스팩을 찾아 투자하는 것이 유리하다. 만기일까지 합병을 성사시키지 못한 스팩은 상장 폐지되지만 원금이 보장되는 만큼 투자자들에게는 투자 기간을 줄이는 기회가 될 수 있다.
M&A 자금 조달을 목적으로 상장한 스팩은 공모가가 2000원으로 정해졌다. 일반적으로 합병이 결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주가는 2000원 안팎을 유지한다. 이후 비상장기업과 합병이 결정되면 주가가 급등하는 방식이다. 투자자들은 3년 안에 합병이 성사될 것이라고 믿고 가치 투자를 하는 셈이다.
투자 전문가는 “스팩 합병이 될 경우 주가는 큰 폭으로 상승하고 실패하더라도 어느 정도 원금이 보장되기 때문에 저금리에서 예금보다는 가치 있는 투자처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팩 투자, 이것만 '조심'
스팩의 설립 목적이 성장가능성이 있는 기업을 발굴해 합병한 뒤 투자금을 회수하는 것이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피합병기업의 미래를 보고 베팅하는 경우가 많다. 스팩이 선정한 기업이라면 자금력은 뒤떨어지지만 성장 가능성은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 스팩상장기업의 주가는 기업의 실적과 이슈에 따라 제각각이기 때문에 꼼꼼히 살펴보고 투자해야 한다.
물론 손실 위험도 있다. 성장성이 뚜렷하지 않은 비우량 회사와 합병하는 경우다. 투자자가 합병 대상 회사의 재무상태, 사업내용 등이 부실하다고 판단하면 합병 전에 장내매도나 매수청구 등을 통해 보유 주식을 처분하면 된다.
스팩 투자에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스팩이 코스닥시장에 상장할 때 공모주 청약을 하거나 상장 후 장내에서 스팩 주식을 사는 것이다. 공모주 청약으로 투자할 스팩을 고를 때는 이른 시일 안에 좋은 기업과 합병할 수 있는지 가능성을 따져야 한다. 합병 대상은 주로 스팩의 초기 자본금을 내는 발기인과 증권사가 물색한다.
따라서 상장할 만한 기업이 많은 IT 등 산업군에서 잔뼈가 굵거나 스팩 합병을 성사시킨 경험이 많은 발기인이 참여한 스팩이 합병 대상 기업을 빨리 찾을 확률도 높다는 점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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