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대선, '이민자 2세'가 극우파 눌렀다… "개표 부정" 재투표서 판 데어 벨렌 쾌승
장영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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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대선. 4일(현지시간)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 판 데어 벨렌 후보. /사진=미국 월스트리트저널 캡처 |
오스트리아 대선에서 녹색당 지지를 받는 무소속 알렉산더 판 데어 벨렌 후보가 사실상 승리했다. 판 데어 벨렌 후보는 4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대선이 끝난 뒤 발표된 출구조사 결과에서 53.5%의 지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나 46.4% 지지를 얻은 극우파 호퍼 자유당 당수에 승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치러진 오스트리아 대선에서는 당초 두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됐으나, 의외로 큰 지지율 격차를 보여 현지에선 판 데어 벨렌 후보가 사실상 승리를 확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출구조사 발표 후 노르베르트 호퍼 후보 역시 패배를 인정했다. 이번 오스트리아 대선에서는 반 유럽연합, 반이민 정책 등을 공약으로 내세운 극우 성향 호퍼 후보의 당락을 두고 유럽 전역에서 관심이 쏠렸다. 호퍼 후보가 승리할 경우 유럽연합(EU) 최초의 극우파 지도자가 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날 무소속으로 출마해 승리한 판 데어 벨렌 후보는 "자유· 평등·연대에 대한 내 주장이 다수 유권자의 지지를 받았고 수십만명의 참여가 있었기 때문에 이번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며 소감을 밝혔다. 또 "호퍼의 자유당을 포함해 모든 사람과 적극적으로 대화할 것이다. 분열된 국론을 통일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판 데어 벨렌 후보는 1997년부터 2008년까지 녹색당 당수를 지낸 인물로, 이번 대선에서도 무소속으로 출마했지만 녹색당의 공식적인 지지를 받았다. 경제학 교수 출신인 그는 부모가 모두 에스토니아 출신 난민으로, 호퍼와는 반대로 유럽연합과 자유 난민 정책을 지지해왔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오스트리아 국민이 유럽을 선택했고 개방을 선택했다"며 판 데어 벨렌 후보의 승리를 축하했다. 마틴 슐츠 유럽의회 의장 역시 "민족주의와 반유럽의 후진적 포퓰리즘의 무거운 패배"라며 호퍼의 패배를 환영했다. 프랭크 발터 스타인마이어 독일 외교 장관도 "유럽 전체가 선거 결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고 평했다.
한편 지난 5월22일 대선 결선 투표가 치러져 판 데어 벨렌 후보가 승리했지만, 오스트리아 헌법재판소가 개표 부정을 이유로 들어 재투표를 결정하면서 이날 투표가 다시 치러졌다. 앞선 투표에서 판 데어 벨렌 후보가 호퍼에 3만863표(0.6%포인트) 차이로 승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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