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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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CJ그룹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부정적 언급을 들은 이후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의 퇴진을 압박했다며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6일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조 전 수석으로부터 “이 부회장의 퇴진이 대통령의 뜻이라고 여겨 CJ그룹 측에 요구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조 전 수석은 2013년 말 이 부회장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도록 강요한 혐의(강요미수)를 받고 있다. 조 전 수석의 음성이 담긴 녹음파일에 따르면 조 전 수석은 손경식 CJ 회장에게 이 부회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대통령(VIP)의 뜻”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이 부회장은 횡령 등 혐의로 구속 수감된 동생 이재현 전 회장을 대신해 삼촌 손 회장과 함께 경영 전면에 있었다.

검찰 조사 과정에서 조 전 수석은 박 대통령으로부터 ‘이재현 회장이 비리 혐의로 구속됐는데 총수일가가 경영 전면에 나서는 것은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내용의 언급을 들은 후 CJ그룹을 압박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을 일선에서 손 떼게 해야 한다는 박 대통령의 명백한 지시는 없었지만 이 부회장의 퇴진이 박 대통령의 뜻이라고 판단해 CJ그룹을 압박했다는 주장이다.


검찰은 오는 8일 조 전 수석을 불구속 기소하며 공소장에 이 부회장 퇴진 과정에서 박 대통령의 역할을 기술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조 전 수석을 기소하며 동시에 박 대통령을 강요미수 공범으로 적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 부회장이 지난 2일 홍콩 아시아월드엑스포에서 열린 '2016 MAMA Awards'에 참석해 수상자와 인사를 나눴다고 <뉴스1>이 보도했다.


이 부회장은 2014년 조원동 전 청와대 수석으로부터 퇴진 압력을 받은 이후 MAMA에 직접 참석하지 않아왔다. MAMA는 CJ그룹 계열사인 CJ E&M에서 개최하는 문화 행사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시상식 참석이 복귀를 의미하는 것인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할 것"이라며 "다만 국정조사를 앞두고 손경식 회장의 건강에 대한 우려가 커진 점은 이 부회장의 복귀설에 힘을 실리게 만드는 이유"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