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기자회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자료사진=뉴시스(AP 제공)
트럼프 기자회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자료사진=뉴시스(AP 제공)

트럼프가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의 대선 해킹 가능성을 인정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11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어 러시아가 지난해 11월 열린 미국 대선 과정에서 사이버 공격을 시도했을 가능성을 처음으로 인정했다.

미국 현지 매체들은 이날 트럼프 당선인이 미국 뉴욕 트럼프타워에서 대선 승리 이후 첫 기자회견을 가진 내용을 보도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트럼프는 불법이민자 차단을 위한 장벽 건립 문제, 해외 진출 미국 기업의 국내유치를 위한 온쇼어링 정책 등에 대해 설명했다.


트럼프는 먼저 러시아의 해킹을 통한 미국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해 “나는 그것이 러시아였다고 생각한다. 그(푸틴)는 그것을 하지 말았어야 한다”며 처음으로 그 가능성을 인정했다. 당시 러시아 해킹 의혹이 불거지면서 패배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 진영에서 재투표를 거론하는 등 정치쟁점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트럼프는 러시아측이 자신의 섹스동영상, 금융정보 등 약점을 쥐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데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반박에 나섰다. 트럼프는 “그것은 조작됐다.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트럼프는 지난 대선에서 내세웠던 멕시코 국경에 장벽을 세우겠다는 공약을 반드시 이행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부임을 하게 되면 바로 멕시코와 협상을 시작해 장벽 건설에 소요되는 건립비 문제를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트럼프는 “1년, 혹은 1년 반을 기다리자는 게 아니다. 장벽 건설을 바로 시작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온쇼어링 정책에 대한 의지도 강조했다. 온쇼어링(on-shoring)이란 해외에 공장 등을 이전한 기업들이 자국내로 다시 공장을 옮기는 것을 말한다. 트럼프는 “미국 중서부의 '러스트 벨트'에서 공장들이 문을 열도록 하겠다”며 제조업 부활에 힘을 쏟을 것으로 예고했다.


트럼프는 오바마케어 대체법안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의회가 톰 프라이스 보건복지부 장관이 임명되면 오바마케어 대체법안을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트럼프는 오는 20일 워싱턴 D.C. 국회의사당에서 선서를 한 뒤 공식적으로 대통령직에 취임하게 된다. 취임을 앞두고 트럼프가 오바마케어 등 이전 정부 정책에 대한 폐기는 물론, 논란이 됐던 국경 장벽 건립 등 공약도 빠르게 추진할 것을 선언함에 따라, 미국 현지의 정치적 논쟁도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