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S토리] '충돌안전성' 나라마다 왜 다를까
최윤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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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이미지투데이 |
최근 중국 북기은상자동차의 켄보600이 중국산 승용차 최초로 국내 수입돼 판매를 시작했다. 동급 국산차보다 1000만원 이상 저렴해 구매요인이 충분하지만 자동차 게시판 등에서는 회의적인 시선이 많다.
자동차는 다른 재화보다 특히 ‘안전성능’이 가장 중요하게 여겨진다. 특히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충돌사고 상황에서 자동차의 안전성은 탑승자의 생명을 가르는 중요한 요소다.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선 사고가 발생하기 전까지 내 차의 충돌안전성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고장력 강판을 높이고 다양한 신기술을 적용해 ‘튼튼한 차’를 만들었다는 제조사의 설명은 안전을 믿고 맡기기에 미덥지 않다. 자동차의 브랜드 신뢰도가 높은 구매요인이 되는 이유기도 하다.
◆ 국가별로 다른 테스트
자동차의 안전성에 대해 소비자가 얻을 수 있는 정보가 한정됨을 고려해 각국 정부는 충돌시험 등을 실시해 이를 공개한다.
우리나라에서는 1999년부터 국토교통부 주관으로 자동차안전연구원에서 자동차평가를 실시해 그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다양한 시험을 통해 소비자에게 정보를 제공하면 그 정보가 구매요인으로 작용하고 제작사들은 더 안전한 자동차를 제작하려 노력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교통안전공단이 실시하는 자동차 안전도 평가는 ‘KNCAP’(Korean New Car Assessment Program)이다. 매년 국내시장에 신규출시된 자동차를 위주로 자동차의 판매대수가 많거나 판매대수가 급증하는 자동차를 직접 구매해 테스트한다. 수입차의 경우 판매대수가 많고 국내 자동차와 비교가 용이한 차를 선정한다. 다양한 트림으로 출시되는 자동차 중에선 최저등급 사양을 원칙으로 자동변속기와 ABS 등이 포함된 차량을 제작자 또는 수입자의 출고시설에서 주문해 구매한다.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조치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국제적으로 유로NCAP(EU), CNCAP(중국), ANCAP(호주) 등의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미국도로교통안전국(NHTSA), 일본자동차사고대책기구(NASVA) 등에서도 이같은 프로그램을 실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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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KNCAP 홈페이지 캡처 |
각국마다 실시하는 다양한 테스트는는 큰 틀에서는 비슷하지만 항목마다 세부적으로 차이가 있다. 각 지역의 교통 상황과 중요시하는 부분이 반영된 결과다. 따라서 안전에 민감한 소비자는 자동차를 구매할 때 다양한 지역·기관의 테스트 결과를 두루 살핀다.
KNCAP의 경우 평가 항목은 9가지로 진행된다. 고정 벽 정면 충돌, 40% 부분 정면충돌, 90도 측면 충돌, 75도 경사형 기둥 측면 충돌, 후방 충돌, 보행자 안전성, 주행 전복 위험성, 제동 성능, 사고 예방 안전성 등이다. 다른 여러 나라의 테스트와 비교해 다양한 테스트를 진행한다.
유로NCAP은 KNCAP의 평가항목 중 주행전복 위험성과 제동성능 등의 테스트를 진행하진 않는다. 다만 어린이 안전성 등 일부 항목은 KNCAP보다 우선 적용됐다.
미국 NHTSA의 충돌테스트는 보행자 안전성에 대한 평가가 없다. 보행자-자동차 사고보다 차대차 사고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 다양해지는 테스트 대응하는 제조사들
최근 국내 소비자들은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연구소(IIHS)의 충돌테스트 결과를 많이 살핀다. 제조사들이 간과하던 국소부위 충돌상황, 이른바 ‘스몰오버랩’ 테스트를 유일하게 진행한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스몰오버랩 테스트는 IIHS가 2012년부터 도입한 것으로 시속 64km의 속도로 차량 운전석 앞부분의 25%를 장애물과 충돌시키는 시험이다. 교통사고 사망자의 25%가량이 국소부위 충돌에서 발생한다는 연구 결과에 따라 추가된 항목이다. 이 시험이 추가된 이후 제조사들은 부랴부랴 국소충돌에 대한 안전성 강화에 나섰고 초기에 전혀 대응하지 못해 'P'(열등) 등급을 받던 소형차들도 'A'(적합) 또는 'G'(우수) 등급을 받기도 한다. 경차인 쉐보레 스파크도 2014년 테스트 결과에서 A를 받아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봤다. 국내 경쟁모델인 기아차 모닝은 미국에 판매되지 않아 스몰오버랩 테스트 결과는 얻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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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투싼 스몰오버랩 테스트 사진. /제공= 미국고속도로보험협회(IIHS) 홈페이지 |
다만 이 테스트가 미국시장에서만 실시되다 보니 이따금씩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현대차 투싼은 지난해 IIHS 스몰오버랩 테스트에서 G등급을 받고 이를 홍보했는데 내수용 차량과 미국용 차량의 범퍼빔 구조가 달라 논란이 됐다. 국가별로 수출하는 차량의 세부 사항이 다른 만큼 소비자 입장에서는 해외 테스트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여야 할지 고민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이에 대해 교통안전공단 관계자는 “플랫폼 자체가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큰 틀에서 참고하되 국가별로 세부사항 등이 다를 수 있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단순히 충돌 안전성을 강화하는 것에서 벗어나 첨단안전장치를 통해 사고 자체의 위험을 낮추는 것도 안전성 평가에 대폭 반영되는 추세다. 특히 자동긴급제동시스템(AEB)은 높은 등급을 받기 위한 필수적인 항목이 됐다. 유로NCAP은 AEB가 사고율을 27% 저감한다고 보고 있다.
업계는 최근 출시된 신형 모닝에 경차로서는 이례적으로 AEB가 적용된 것도 안전성 테스트에서 높은 등급을 받기 위한 조치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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