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S톡] 한미약품, 마냥 기다릴까요
장효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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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사진=뉴시스 |
◆한미약품, 내년까지 기다릴까
올 들어 한미약품의 주가는 30만원을 넘지 못하고 횡보 중이다. 지난 1일 기준 코스피시장에서 한미약품은 30만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지난해 9월30일 장중 65만4000원을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반토막 이하로 떨어진 셈이다.
앞서 지난 9월29일 한미약품은 세계 1위 바이오제약사인 로슈의 자회사 미국 제넨텍과 1조원 규모의 표적 항암제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하지만 다음날 오전 9시29분 한미약품은 베링거인겔하임으로부터 표적 항암치료제인 ‘올무티닙’의 기술수출 계약해지 통보를 받았다고 연달아 공시했다.
이에 한미약품의 주가는 단숨에 19% 가까이 폭락했다. 전날 호재성 공시를 보고 장 초반 주식을 매수한 투자자들은 손쓸 틈도 없이 손해를 봤다. 시장에서는 한미약품이 이때 잃은 신뢰를 아직 찾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지난 2일 폐암 신약 ‘올무티닙’의 기술이전을 받은 중국 제약사 자이랩이 중국 식품의약품감독관리총국(CFDA)에 임상1상 시험 승인을 신청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주가는 오히려 1%대의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달 18일에도 다국적 제약사 얀센이 한미약품에서 기술수입 후 지난해 말 중단했던 당뇨·비만 신약에 대한 임상을 올 상반기 중 재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주가는 약보합권에 머물렀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지연공시 논란 이후 한미약품에 대한 투자심리가 매우 위축된 모양새”라며 “예전에는 연구개발(R&D) 투자가 미래에 대한 기대감이었다면 지금은 시장에서 위험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올 들어 한미약품에 대한 보고서를 낸 증권사들의 목표치도 낮아졌다. 9개 증권사 중 4개사는 목표주가를 하향조정했다. 5개의 증권사는 ‘매수’보다 낮은 보유, 중립, 트레이딩바이 등의 투자의견을 제시했다.
증권사가 추정한 한미약품의 지난해 실적도 부진하다. 지난 2일 기준 9개 증권사가 예측한 지난해 전체 매출액과 영업이익 평균치는 9724억원, 729억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26.19%, 65.58% 감소한 수준이다.
구자용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사노피, 얀센의 임상시험이 지연됨에 따라 추가 마일스톤 유입 시기가 내년으로 미뤄지고 계약 변경으로 R&D 비용도 증가할 것”이라며 “올해 한미약품은 적자전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구 애널리스트는 “랩스커버리 관련 신약의 임상시험이 올 2분기에 개시되면 기술료 수익이 내년부터 반영돼 흑자전환할 수 있을 것”이라며 “또 지연 중인 임상이 시작되고 다른 파이프라인의 임상진행 상황에 따라 마일스톤 유입 가능성이 높아지면 투자의견과 목표주가 조정을 고려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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