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사과. 사진은 안희정 충남지사. /사진=임한별 기자
안희정 사과. 사진은 안희정 충남지사. /사진=임한별 기자

안희정 충남지사가 오늘(21일) 자신의 선의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이날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4차 혁명과 미래인재 콘퍼런스 참석 이후 기자들과 만나 '선한 의지를 언급하며 국정농단을 예로 든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여전하다'는 지적에 사과했다.

안 지사는 "정치를 대하는 내 태도다. 어떤 분의 말씀이라도 그 말의 액면가대로 선의로 받아들여야만 문제 해결을 할 수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그런데 그것이 최근 국정농단 사건에 이른 박근혜 대통령의 예까지 간 것은 아무래도 많은 국민들에게 다 이해를 구하기 어려워 보인다. 그런 점에서 내 예가 적절치 못한 점에 대해 마음을 다치고 아파하는 분들이 많다. 그런 점에 대해서는 아주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그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도자의 분노는 피바람을 불러온다'는 자신의 발언에 '불의에 대한 뜨거운 분노 없이 어떻게 정의를 바로 세우겠는가'라고 재반박한 것에 대해서는 "분노는 정의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그러나 정의의 마지막 마무리는 역시 사랑이다. 그런 점에서 그 말씀도 옳은 말"이라고 강조했다.

안 지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분노가 있어야 따뜻한 사람'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지적에는 "정의감의 출발은 분노로부터 출발한다. 그렇게 출발해서 정의 실천을 위해 싸우고 정의의 마지막 완결인 사랑으로서 완결되는 것이다. 역사적 사실이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문 전 대표와 기본적인 말은 같은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맞다. 어느 한축을 강조하는 것이라 대립될 주제가 아니다. 정의의 출발은 정의로운 분노로 시작한다. 정의의 실천과 마무리는 사랑으로 마무리된다.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안 지사는 '안 지사의 말에 분노가 없다는 문 전 대표의 말에 동의하는가'라는 지적에는 "나는 분노라는 요소를 적극적으로 표출하기 보다는 대한민국 최고 책임자로서 대한민국 모든 갈등을 해결하고 해소하려는 사람이다. 그런 입장에서 모든 사람에게 따뜻한 이해, 또 대화로 문제 풀려는 내 자세에는 변화가 없다"고 역설했다.


앞서 안 지사는 지난 19일 부산 금정구 부산대학교에서 열린 즉문즉답 행사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을 평가하며 "그 분들도 선한 의지로 국민을 위해 좋은 정치를 하려고 했는데 법과 제도를 따르지 않아 뜻대로 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문 전 대표는 "안 지사가 선의로 한 말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안 지사의 말 속에는 분노가 빠져 있다. 분노는 정의의 출발이다. 불의에 대한 뜨거운 분노가 있어야 정의를 바로 세울 수 있다"고 에둘러 비판했다. 

안 지사는 "문 전 대표가 아주 정확하게 말했다. 나는 분노를 사용하지 않았다. 대한민국을 이끌어야 될 지도자 일 때는 분노라는 감정이 너무 조심스럽다. 지도자의 분노는 단어 하나만 써도 피바람을 불러온다"고 응수했다.

문 전 대표는 "우리의 분노는 사람에 대한 증오가 아니다. 불의에 대한 뜨거운 분노 없이 어떻게 정의를 바로 세우겠는가. 지금 국민들은 적폐 청산, 국가 대개혁을 요구하는데 그것은 정말 오래된 적폐에 대한 뜨거운 분노, 그것을 타파하겠다는 강력한 의지 위에서만 가능하다"고 반박했다.

한편 문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종로구 태고종 방문 이후 기자들과 만나 안 지사의 사과에 대한 논평을 요구하자 "안 지사는 처음부터 통합을 강조한 것이었고, 그것을 강조하다 보니 말이 좀 꼬이면서 오해가 생긴 것이라고 생각한다. 국민들 마음을 잘 헤아린 말이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