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신의 비행수다] 멀리 날려면 가벼워져라
최윤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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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이미지투데이 |
하늘을 나는 새들의 몸은 가볍다. 날개 길이 150~200cm에 달하는 독수리의 무게는 3~5kg에 불과하다. 새들은 잘 날기 위해 몸무게를 줄이는 방향으로 진화했다. 머리를 가볍게 하기 위해 이빨이 사라져갔으며 장이 짧아 소화시키지 못한 음식물은 빠르게 배출한다.
하늘을 나는 항공기도 마찬가지다. 인간이 하늘을 날기 시작한 이후 100여년간 비행기를 만들고 운행하는 사람들은 끝없이 ‘경량화’를 고민해왔다. 효율적으로 날기 위해선 가벼워야 하기 때문이다. 날기 위해 사용되는 연료가 상상을 초월하는 만큼 효율적인 비행을 위해선 가볍게 뜰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만 했다.
◆ 무게 줄이려는 항공업계 노력
무게 감량에 따른 연료 절감은 항공기 기종과 노선에 따라 상이하기 때문에 정확히 계산하기가 어렵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에어버스 300으로 서울과 LA를 왕복할 때 무게 1000kg을 감량할 경우 약 700kg의 연료가 절감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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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이미지투데이 |
항공사들은 비행기 무게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지속한다. 미국 아메리칸 에어라인의 ‘절약경영’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항공사는 항공사 로고 외에는 일체의 도색을 하지 않았는데, 도색비용 절감이 아닌 도색으로 인해 늘어난 기체 무게를 줄이기 위함이었다고 한다. 페인트를 적게 사용해 400파운드의 무게를 줄였고 이를 통해 비행기 한대당 연간 1만2000달러의 연료를 절약했다고 한다.
이렇게 항공사의 무게 절감노력은 다양한 측면에서 이뤄진다. 카트와 좌석 등의 경량화 작업은 물론이고 승무원의 소지품 무게를 제한하기도 한다. 대한항공은 유가가 높았던 2008년 여름 노선별로 감량기준표를 배치하고 승무원들의 휴대가방 무게를 제한하기도 했다. 미주·유럽 등 장거리 노선 17.5kg, 동남아 등 중거리 13.5kg, 중국·일본 및 국내선 등 단거리 노선 9.5kg 등이었다.
최적연료 탑재활동 역시 대표적인 다이어트 사례다. 항공기에 실리는 연료가 연료소모를 늘리기 때문에 예상되는 승객의 수, 화물의 양을 정확하게 산출해 필요한 만큼의 연료만 탑재하는 것이다. 물론 비상상황까지 감안해 수치를 설정한다.
◆ ‘꿈의 비행기’ 만든 탄소복합소재
항공기의 무게를 줄이려 수많은 노력을 하지만 연비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은 기체 자체의 무게다. 일반적으로 기체 자체의 무게가 최대이륙중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동체에 가벼운 소재를 사용해 제작하는 것이 연비를 늘리는 최선의 방법이다.
라이트 형제가 처음 항공기를 만들었을 때만해도 주재료는 나무와 천이었다. 하지만 항공기의 속도가 점차 빨라지고 덩치가 커지면서 이 재료로는 더 이상 충분한 구조강도를 확보할 수 없게 됐다. 이에 1930년대 이후에는 항공기가 금속으로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철은 너무 무거웠기 때문에 대부분의 항공기 동체 주재료는 알루미늄이었다.
하지만 현재 개발되는 항공기의 속도를 버티려면 알루미늄 역시 강도가 충분하지 않다. 강도를 높이기 위해 두꺼운 재료를 사용하면 너무 무거워져 연료소모를 감당할 수 없다. 제조사들은 ‘신소재’를 통해 항공기 제작에 나섰다. 현재 제작사들이 가장 선호하는 신소재는 탄소복합소재(CFRP)다.
CFRP는 탄소섬유(Carbon Fiber)를 강화재로 하는 플라스틱계의 복합재료를 통칭한다. 탄소섬유는 철보다 10배 이상 강한 인장강도를 가지면서 무게는 4분의1 수준에 불과해 산업계에서 ‘꿈의 소재’로 불린다. 하지만 탄소섬유를 만들고 이를 가공해 복합소재를 만들려면 엄청나게 복잡한 공정과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가격이 비싸 항공기 꼬리날개 등에 소규모로 적용되는데 그친다.
이렇게 항공사의 무게 절감노력은 다양한 측면에서 이뤄진다. 카트와 좌석 등의 경량화 작업은 물론이고 승무원의 소지품 무게를 제한하기도 한다. 대한항공은 유가가 높았던 2008년 여름 노선별로 감량기준표를 배치하고 승무원들의 휴대가방 무게를 제한하기도 했다. 미주·유럽 등 장거리 노선 17.5kg, 동남아 등 중거리 13.5kg, 중국·일본 및 국내선 등 단거리 노선 9.5kg 등이었다.
최적연료 탑재활동 역시 대표적인 다이어트 사례다. 항공기에 실리는 연료가 연료소모를 늘리기 때문에 예상되는 승객의 수, 화물의 양을 정확하게 산출해 필요한 만큼의 연료만 탑재하는 것이다. 물론 비상상황까지 감안해 수치를 설정한다.
◆ ‘꿈의 비행기’ 만든 탄소복합소재
항공기의 무게를 줄이려 수많은 노력을 하지만 연비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은 기체 자체의 무게다. 일반적으로 기체 자체의 무게가 최대이륙중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동체에 가벼운 소재를 사용해 제작하는 것이 연비를 늘리는 최선의 방법이다.
라이트 형제가 처음 항공기를 만들었을 때만해도 주재료는 나무와 천이었다. 하지만 항공기의 속도가 점차 빨라지고 덩치가 커지면서 이 재료로는 더 이상 충분한 구조강도를 확보할 수 없게 됐다. 이에 1930년대 이후에는 항공기가 금속으로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철은 너무 무거웠기 때문에 대부분의 항공기 동체 주재료는 알루미늄이었다.
하지만 현재 개발되는 항공기의 속도를 버티려면 알루미늄 역시 강도가 충분하지 않다. 강도를 높이기 위해 두꺼운 재료를 사용하면 너무 무거워져 연료소모를 감당할 수 없다. 제조사들은 ‘신소재’를 통해 항공기 제작에 나섰다. 현재 제작사들이 가장 선호하는 신소재는 탄소복합소재(CFRP)다.
CFRP는 탄소섬유(Carbon Fiber)를 강화재로 하는 플라스틱계의 복합재료를 통칭한다. 탄소섬유는 철보다 10배 이상 강한 인장강도를 가지면서 무게는 4분의1 수준에 불과해 산업계에서 ‘꿈의 소재’로 불린다. 하지만 탄소섬유를 만들고 이를 가공해 복합소재를 만들려면 엄청나게 복잡한 공정과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가격이 비싸 항공기 꼬리날개 등에 소규모로 적용되는데 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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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이 도입한 B787-9 |
최근 대한항공이 도입한 차세대 항공기 보잉 787-9은 CFRP를 많이 적용한 대표적인 항공기다. CFRP 비중이 50%에 달해 무게는 낮아졌고 내구성은 높아졌다. 기존 동급 모델 대비 연료를 20%가량 적게 소비한다. 아시아나가 도입 예정인 A350 역시 CFRP가 많이 적용된 기종으로 연료효율이 높다.
CFRP로 제작된 항공기는 금속판을 엮어 만들던 기존의 항공기와는 제작방식 자체가 다르다. 항공업계에서는 B787을 ‘구워 만든 비행기’라고 부른다. 동체 모양의 틀을 만들고 이 틀에 탄소강화 테이프를 감은 뒤 특수 가압장치에 넣어 가열시킨다. CFRP로 제작된 부위는 볼트가 필요없어져 무게가 더욱 감량되고 일체형 구조인 만큼 강성에 있어서도 훨씬 우위를 가진다.
CFRP로 제작된 항공기는 금속판을 엮어 만들던 기존의 항공기와는 제작방식 자체가 다르다. 항공업계에서는 B787을 ‘구워 만든 비행기’라고 부른다. 동체 모양의 틀을 만들고 이 틀에 탄소강화 테이프를 감은 뒤 특수 가압장치에 넣어 가열시킨다. CFRP로 제작된 부위는 볼트가 필요없어져 무게가 더욱 감량되고 일체형 구조인 만큼 강성에 있어서도 훨씬 우위를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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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잉787 제작 모습. /사진=보잉 홈페이지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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