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대어 넷마블-하] '게임 대장주' 등극할까
장효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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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게임업계의 공룡 넷마블이 코스피시장에 입성한다. 희망 시가총액은 13조원. 명실공히 국내 게임회사 1위로 도약하는 것이다. 흥행에 성공할 경우 공모규모도 지난해 기업공개(IPO) 시장 최대어였던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뛰어넘을 전망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넷마블의 기업가치가 너무 높게 책정돼 투자매력이 떨어진다는 우려도 나온다. 기대와 우려를 한몸에 받는 넷마블은 성공적으로 상장을 마무리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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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마블 빌딩. /사진제공=넷마블 |
◆최대 ‘13조원’… 게임 대장주로 발돋움
넷마블은 지난 3월20일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본격적으로 코스피시장 상장에 나섰다. 넷마블은 이번 공모를 전량 신주발행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새로 발행하는 주식 수는 1695만3612주로 기존 주식 6775만588주의 25% 수준이다. 기존 주식은 창업자인 방준혁 넷마블 이사회의장이 최대주주로 30.59%의 지분을 보유했다. 2대 주주는 CJ E&M으로 27.62%를, 3대 주주는 중국 텐센트가 100% 지분을 보유한 투자회사 HAN RIVER INVESTMENT LTD가 22.22%를 가졌다. 엔씨소프트도 8.62%의 지분을 차지했다. 이들을 포함해 상장 후 79.3%의 지분은 6개월간 보호예수된다.
넷마블이 제시한 희망 공모가 밴드는 주당 12만1000~15만7000원으로 전체 공모금액은 2조514억~2조6617억원 수준이다. 공모자금은 차입금 상환, M&A(인수합병), R&D(연구개발) 등에 사용된다. 세부적으로 보면 8000억원은 넷마블이 지난해 북미시장 공략을 위한 교두보로 게임사 카밤(Kabam) 밴쿠버 스튜디오를 인수하면서 차입한 금액을 상환할 계획이다. 또 카밤과 함께 우수한 개발사를 찾고 해외진출을 위한 국내외기업을 인수합병하는 데 1조860억원을, 연구개발 투자집행에 500억원을 쓸 예정이다. 이번 공모의 국내외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은 오는 4월11~20일에 진행되며 4월25~26일 이틀간 청약을 받는다. 절차가 모두 마무리되면 넷마블은 오는 5월 중 코스피시장에 정식 상장한다.
기관 수요예측 시 넷마블이 희망하는 범위 내에서 공모가가 결정되면 넷마블의 시가총액은 10조~13조원 수준이 된다. 현재 국내 게임사 매출 순위 1위인 넥슨의 시가총액은 일본증시에서 지난 3월22일 기준 7584억엔(약 7조6320억원)이다. 국내증시 게임 대장주인 엔씨소프트의 시가총액도 6조5239억원이다. 수요예측에 성공하면 이들 시가총액보다 두배 가까운 가치를 평가받으면서 국내 게임사 중 독보적인 1위에 오른다.
당초 지난해 9월 넷마블이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할 때 증권사에서 추정한 넷마블의 기업가치는 7조~8조원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출시한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리니지2: 레볼루션’이 엄청난 흥행에 성공하면서 증권사들은 일제히 추정 기업가치를 상향조정했다. 이 게임은 출시 첫날 하루 매출 79억원을 기록하고 출시 한달간 매출 2060억원을 달성했다. KTB투자증권의 분석에 따르면 리니지2: 레볼루션은 현재도 일매출 40억원 이상을 유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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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장 vs 고평가… 적정 공모가 논란
넷마블이 게임업계에 돌풍을 일으키는 것은 부정할 수 없지만 희망 공모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증권업계에서는 13조원 수준의 기업가치도 저평가됐다는 분석이 나오는 반면 일부 기관투자자들은 오히려 공모가를 산정할 때 다소 부풀려진 측면이 있다고 지적한다.
KTB투자증권은 넷마블 상장 후 적정 시가총액을 14조8000억원으로 제시했다. 주당 가격으로 따지면 17만4600원으로 희망 공모가 상단보다 11%가량 더 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민아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세븐나이츠, 모두의 마블에 이어 리니지2: 레볼루션으로 캐시카우 게임을 확보했고 다양한 신작 라인업과 IP(지식재산권) 경쟁력도 갖춰 높은 평가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삼성증권도 넷마블의 적정가치를 희망가격 상단보다 높은 13조6000억원으로 평가했다. 오동환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레볼루션의 해외진출에 따른 추가성장이 가능하고 글로벌 게임사보다 높은 실적성장이 예상된다”며 “올해 매출 3조7000억원, 영업익 1조2000억원, 순이익 8567억원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넷마블의 실적이 예상처럼 큰 폭으로 상승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는 의견이 나온다. 주관사가 넷마블 공모가 산정에 반영한 성장 가능성의 기준은 지난 3년간 넷마블의 연평균 매출액 성장률 124%다. 하지만 지난해만 놓고 보면 매출액은 1조5000억원으로 전년 1조729억원 대비 40% 증가에 머물렀다. 국내 매출이 소폭 감소한 반면 해외수출이 7573억원을 기록해 전체 매출 증가를 이끌었다. 올해에 연평균 매출액 성장률을 따라가려면 정체된 국내시장에서 벗어나 해외수출을 세배 이상 늘려야 한다는 뜻이다. 상장 후 실제 매출액이 예상처럼 증가할지가 주가 움직임을 좌우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희망 공모가를 결정할 때 선정한 비교 기업이 실제 넷마블과 비슷한 기업인지도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넷마블의 상장 주관사들은 비교 기업으로 국내기업 엔씨소프트와 해외기업 텐센트, 넷이즈(Netease)를 선정하고 이들의 PSR(주가매출액비율)과 PBR(주가순자산비율) 평균으로 희망 공모가를 정했다. 이중 텐센트가 엔씨소프트와 넷이즈보다 월등히 높은 PSR과 PBR을 나타내면서 전체 평균을 높였다.
텐센트의 매출은 온라인게임 부분에서 55%가, 온라인 광고수익에서 17%가 나온다. 텐센트는 중국에서 압도적인 이용자를 보유한 모바일 메신저 ‘위챗’과 PC 메신저 ‘QQ’를 바탕으로 매출을 급격히 끌어올렸다. 반면 넷마블은 모바일게임 부분의 매출비중이 90%가 넘고 독자적 플랫폼도 없어 텐센트와 비교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시장에서는 텐센트의 주력 사업이 앞으로 몇년 후에는 게임이 아닌 온라인 광고로 바뀔 가능성을 내다본다.
이에 대해 주관사 측은 증권신고서에서 “비교회사가 넷마블과 사업의 연관성이 있지만 경영전략 등 여러 변수가 주식가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완전성을 보장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81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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