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쉰살 롯데'의 시련
박효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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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많고 탈도 많던 123층 잠실 롯데월드타워가 롯데그룹 창립 50주년인 4월3일 오픈한다. 1987년 사업지 선정 이래 2대에 걸쳐 추진한 신격호 총괄회장의 숙원사업이 30여년 만에 이뤄지는 것이다.
그러나 롯데는 롯데월드타워 개장을 앞두고 온갖 ‘내우외환’을 겪고 있다. 중국에서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부지를 제공한 롯데그룹에 노골적인 보복을 가하고 국내에서는 롯데를 상대로 한 검찰 수사가 다시 본격화됐다.
특히 중국의 사드 보복은 그동안 10조원 이상을 투자한 롯데 중국사업의 근간을 흔들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다. 중국 내 롯데마트 점포 99곳 중 90여곳이 영업정지로 대부분 한 달간 셔터를 내리게 됐고, 랴오닝성 선양에 3조원을 들여 추진한 ‘롯데타운 프로젝트’는 아직도 재개하지 못하고 있다.
이 와중에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의 주식 지분 일부 압류에 나섰다. 롯데 내부는 신동빈 회장의 ‘뉴롯데’ 조직개편 이후 어수선한 분위기다.
지난 3월20일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 의혹과 관련해 신 총괄회장과 그의 세번째 부인 서미경씨, 신 회장, 신 전 부회장, 신영자 전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등 롯데 오너일가가 함께 법정에 섰다. 같은 정권 아래 한번은 전 정부 수혜기업으로 몰려 조사받고, 이번에는 현 정권에 협조했다는 혐의로 수사를 받는 셈이다.
이날 신 총괄회장은 “재판을 왜 하느냐”, “여기가 어디냐”며 연신 질문하고 지팡이로 수행 비서를 때리기도 했다. 이런 신 총괄회장을 바라보던 서씨와 신 전 이사장, 신 회장은 눈물을 훔쳤다. 그러나 정작 경영 비리 혐의에 대한 책임은 서로에게 떠넘겼다. 신 총괄회장은 롯데그룹에, 신 전 부회장은 동생인 신 회장에게, 신 회장은 부친 신 총괄회장에게 책임을 돌렸다. 지난 2년간 끝없이 추락한 롯데의 민낯이 드러난 하루였다. 갈수록 첩첩산중, 사면초가의 형국이다.
위기는 가장 큰 기회와 함께 온다는 얘기처럼 롯데에게 반전의 기회가 찾아올까. 가능성은 있다. 재계 일각에서는 중국 사드 보복 조치가 오히려 롯데에 적자사업을 정리할 적절한 명분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동시에 국내에서는 ‘일본기업’이란 오명을 씻고 ‘한국기업’이라는 새 이미지를 부여할 수 있다고 본다. 실제 국내 여론은 중국의 집중포화를 받는 롯데에 우호적으로 돌아섰다. 2015년부터 경영권 분쟁을 하며 황제경영, 불투명한 지배구조, 일본기업 이미지 등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던 때와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다.
그럼에도 롯데는 여전히 중국 사업을 놓지 못하고 있다. 이 타이밍에 롯데가 집중해야 할 과제는 명확하다. 롯데 스스로를 갉아먹는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고, 수익성이 높은 사업에 집중하는 것이 급선무다. 또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아 국내 고객의 신뢰를 하루빨리 회복하는 것이다. 어쩌면 지금이 제대로 된 변화와 혁신을 이룰 골든타임일지도 모른다. 롯데월드타워 건립 과정만큼 온갖 우여곡절을 겪은 롯데가 창립 50주년을 기점으로 새 빌딩처럼 다시 우뚝설지 주목된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81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그러나 롯데는 롯데월드타워 개장을 앞두고 온갖 ‘내우외환’을 겪고 있다. 중국에서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부지를 제공한 롯데그룹에 노골적인 보복을 가하고 국내에서는 롯데를 상대로 한 검찰 수사가 다시 본격화됐다.
특히 중국의 사드 보복은 그동안 10조원 이상을 투자한 롯데 중국사업의 근간을 흔들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다. 중국 내 롯데마트 점포 99곳 중 90여곳이 영업정지로 대부분 한 달간 셔터를 내리게 됐고, 랴오닝성 선양에 3조원을 들여 추진한 ‘롯데타운 프로젝트’는 아직도 재개하지 못하고 있다.
이 와중에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의 주식 지분 일부 압류에 나섰다. 롯데 내부는 신동빈 회장의 ‘뉴롯데’ 조직개편 이후 어수선한 분위기다.
지난 3월20일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 의혹과 관련해 신 총괄회장과 그의 세번째 부인 서미경씨, 신 회장, 신 전 부회장, 신영자 전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등 롯데 오너일가가 함께 법정에 섰다. 같은 정권 아래 한번은 전 정부 수혜기업으로 몰려 조사받고, 이번에는 현 정권에 협조했다는 혐의로 수사를 받는 셈이다.
이날 신 총괄회장은 “재판을 왜 하느냐”, “여기가 어디냐”며 연신 질문하고 지팡이로 수행 비서를 때리기도 했다. 이런 신 총괄회장을 바라보던 서씨와 신 전 이사장, 신 회장은 눈물을 훔쳤다. 그러나 정작 경영 비리 혐의에 대한 책임은 서로에게 떠넘겼다. 신 총괄회장은 롯데그룹에, 신 전 부회장은 동생인 신 회장에게, 신 회장은 부친 신 총괄회장에게 책임을 돌렸다. 지난 2년간 끝없이 추락한 롯데의 민낯이 드러난 하루였다. 갈수록 첩첩산중, 사면초가의 형국이다.
위기는 가장 큰 기회와 함께 온다는 얘기처럼 롯데에게 반전의 기회가 찾아올까. 가능성은 있다. 재계 일각에서는 중국 사드 보복 조치가 오히려 롯데에 적자사업을 정리할 적절한 명분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동시에 국내에서는 ‘일본기업’이란 오명을 씻고 ‘한국기업’이라는 새 이미지를 부여할 수 있다고 본다. 실제 국내 여론은 중국의 집중포화를 받는 롯데에 우호적으로 돌아섰다. 2015년부터 경영권 분쟁을 하며 황제경영, 불투명한 지배구조, 일본기업 이미지 등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던 때와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다.
그럼에도 롯데는 여전히 중국 사업을 놓지 못하고 있다. 이 타이밍에 롯데가 집중해야 할 과제는 명확하다. 롯데 스스로를 갉아먹는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고, 수익성이 높은 사업에 집중하는 것이 급선무다. 또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아 국내 고객의 신뢰를 하루빨리 회복하는 것이다. 어쩌면 지금이 제대로 된 변화와 혁신을 이룰 골든타임일지도 모른다. 롯데월드타워 건립 과정만큼 온갖 우여곡절을 겪은 롯데가 창립 50주년을 기점으로 새 빌딩처럼 다시 우뚝설지 주목된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81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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