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칼럼] 똑똑한 재무설계가 뭐예요
홍승희 리툴코리아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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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얼마나 있어야 행복할까. 30억원? 100억원? 아마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돈은 많을수록 좋지만 과도한 자산은 낭비를 부른다. 물론 대부분의 직장인은 일생을 살면서 원하는 만큼 돈을 벌기 쉽지 않다. 이때는 주어진 자산을 잘 활용하면서 삶을 풍족하게 만드는 지혜가 필요하다.
재무설계의 핵심은 돈 관리다. 이는 돈의 흐름을 파악하는 데서 시작한다. 흐름 파악의 첫번째는 내가 번 돈이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흘러가는지 알아야 한다. 내가 번 돈의 흐름을 파악하면 굳이 재무설계사에 맡기지 않아도 스스로 자산을 관리할 수 있다.
연말정산이 좋은 예다. 연말정산은 국가가 직장인의 월급 간이세액표에 따른 세율만큼 세금을 뗐다가 원래 내야 하는 세금과 비교해 더 많이 냈는지 덜 냈는지를 산정하는 일이다. 우리는 흔히 연말정산을 ‘13월의 월급’이라고 부르지만 사실 이 돈은 내 통장에 있어야 하는 돈이다. 국가가 가져갔다가 다시 돌려주는 것뿐이다.
이처럼 평소 수입과 지출의 흐름을 파악하면 굳이 지출하지 않아도 되는 돈이 많음을 알 수 있다. 원래 내 돈이었던 돈을 지출하지 않고 잘 지키는 것이 자산관리의 첫걸음이다.
◆돈의 흐름을 파악하라 - 재무상태표 작성하기
미국의 경제학자 피터 드러커는 ‘측정할 수 없으면 관리할 수 없고 관리할 수 없으면 개선할 수 없다’고 말했다. 흔히 가계부를 매달 몇천원 절약하는 주부의 일기 정도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큰 착각이다. 가계부는 가계 내 흐르는 돈을 측정하고 관리할 수 있는 가장 쉬우면서도 효율적인 수단이다. 가계부만 몇달, 몇년을 체크하면 돈의 흐름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이와 유사하게 재무상태표를 작성하는 것도 돈의 흐름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가계부가 월·연 단위로 지출계획을 세우는 역할을 한다면 재무상태표는 더 장기적인 돈의 흐름을 체크할 수 있다.
재무상태표를 작성하려면 먼저 평생 동안 얼마의 돈이 필요한지 구체적인 목표를 세워야 한다. 그리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나의 재무상태는 현재 어디까지 와 있는지 꾸준히 체크해야 한다.
재무상태표 작성은 어렵지 않다. 가계의 총자산을 유동성자산, 투자자산, 고정자산, 사용자산 등으로 나눈다. 부채 역시 단기부채와 장기부채로 나눠 재무표에 표시한다. 총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자산을 토대로 지출·저축 계획을 세우면 나의 재무흐름을 보다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재무상태는 너무 자주 체크할 필요가 없으며 6개월 또는 1년에 한번씩 자산이 얼마나 늘고 줄었는지 확인하면 된다.
구체적인 재무상태표를 만들어보자. 일단 현금성 자산에는 언제든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요구불예금, CMA(자산관리계좌) 등을 적는다. 금융자산은 현재 가입한 모든 종류의 예금과 직접 투자하는 주식·채권 등을 작성하면 된다. 간접적으로 투자하는 펀드는 평가일 시점의 평가금액으로 적으면 된다. 보험이나 연금은 작성시점의 해약환급금을, 퇴직금은 평가시점의 평가액을 쓴다.
고정자산은 자신이 거주하는 주택 및 투자목적으로 보유 중인 땅, 분양권 등을 말한다. 이 역시 평가시점의 감정평가액이나 시가를 적으면 된다. 만약 현재 사는 집이 전세라면 전세보증금을 적고 골프회원권 등 동산도 고정자산에 포함시킨다. 이외에 기타자산은 골동품·예술품 등의 현재 평가액을 적으면 된다.
부채는 신용카드 잔액·신용대출 등 1년 이내에 상환예정인 단기부채와 주택담보대출·전세보증금 등 1년 이상인 장기부채로 나눈다. 개인 간 채무는 기타부채에 넣는다.
이후 보유한 자산비중이 적당한지, 부동산 비중이 너무 높지 않은지, 현금 유동성에는 문제가 없는지 꼼꼼히 체크한다. 또 갖고 있는 투자자산 중 앞으로 미래가치가 어떤 게 더 높을지, 보유한 부채규모가 자산 대비 적당한지 등도 따져야 한다.
◆돈 잘 쓰는 방법 - ‘소비 행복’ 오래 가야
돈의 흐름을 파악하는 것만큼 중요한 일이 돈을 ‘잘 쓰는’ 것이다. 우리는 돈을 쓰면서 행복함을 느낀다. 그런데 이 행복이 지속되려면 소비를 통한 가치가 오래 유지돼야 한다. 최근 필자가 한 기업의 신입사원을 대상으로 강연을 진행할때 그들에게 첫 월급을 타면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물었다. 대부분의 신입사원들은 부모님께 용돈을 드리고 자신을 위해 가방이나 시계, 구두 등을 사고 싶다고 말했다.
만약 100만원짜리 핸드백을 사고 싶다면 신용카드로 당장 살 수 있다. 그렇다면 행복해질까. 이는 결국 빚이다. 이렇게 빚으로 만든 행복은 오래가지 못한다. 이보다는 목표금액을 정하고 차근차근 모아 수중에 있는 돈으로 가방을 샀을 때 더 큰 행복을 느낄 수 있다. 돈을 모으는 동안에도 기분이 좋고 돈을 썼을 때도 성취감이 생기기 때문이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82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재무설계의 핵심은 돈 관리다. 이는 돈의 흐름을 파악하는 데서 시작한다. 흐름 파악의 첫번째는 내가 번 돈이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흘러가는지 알아야 한다. 내가 번 돈의 흐름을 파악하면 굳이 재무설계사에 맡기지 않아도 스스로 자산을 관리할 수 있다.
연말정산이 좋은 예다. 연말정산은 국가가 직장인의 월급 간이세액표에 따른 세율만큼 세금을 뗐다가 원래 내야 하는 세금과 비교해 더 많이 냈는지 덜 냈는지를 산정하는 일이다. 우리는 흔히 연말정산을 ‘13월의 월급’이라고 부르지만 사실 이 돈은 내 통장에 있어야 하는 돈이다. 국가가 가져갔다가 다시 돌려주는 것뿐이다.
이처럼 평소 수입과 지출의 흐름을 파악하면 굳이 지출하지 않아도 되는 돈이 많음을 알 수 있다. 원래 내 돈이었던 돈을 지출하지 않고 잘 지키는 것이 자산관리의 첫걸음이다.
◆돈의 흐름을 파악하라 - 재무상태표 작성하기
미국의 경제학자 피터 드러커는 ‘측정할 수 없으면 관리할 수 없고 관리할 수 없으면 개선할 수 없다’고 말했다. 흔히 가계부를 매달 몇천원 절약하는 주부의 일기 정도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큰 착각이다. 가계부는 가계 내 흐르는 돈을 측정하고 관리할 수 있는 가장 쉬우면서도 효율적인 수단이다. 가계부만 몇달, 몇년을 체크하면 돈의 흐름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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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미지투데이 |
이와 유사하게 재무상태표를 작성하는 것도 돈의 흐름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가계부가 월·연 단위로 지출계획을 세우는 역할을 한다면 재무상태표는 더 장기적인 돈의 흐름을 체크할 수 있다.
재무상태표를 작성하려면 먼저 평생 동안 얼마의 돈이 필요한지 구체적인 목표를 세워야 한다. 그리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나의 재무상태는 현재 어디까지 와 있는지 꾸준히 체크해야 한다.
재무상태표 작성은 어렵지 않다. 가계의 총자산을 유동성자산, 투자자산, 고정자산, 사용자산 등으로 나눈다. 부채 역시 단기부채와 장기부채로 나눠 재무표에 표시한다. 총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자산을 토대로 지출·저축 계획을 세우면 나의 재무흐름을 보다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재무상태는 너무 자주 체크할 필요가 없으며 6개월 또는 1년에 한번씩 자산이 얼마나 늘고 줄었는지 확인하면 된다.
구체적인 재무상태표를 만들어보자. 일단 현금성 자산에는 언제든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요구불예금, CMA(자산관리계좌) 등을 적는다. 금융자산은 현재 가입한 모든 종류의 예금과 직접 투자하는 주식·채권 등을 작성하면 된다. 간접적으로 투자하는 펀드는 평가일 시점의 평가금액으로 적으면 된다. 보험이나 연금은 작성시점의 해약환급금을, 퇴직금은 평가시점의 평가액을 쓴다.
고정자산은 자신이 거주하는 주택 및 투자목적으로 보유 중인 땅, 분양권 등을 말한다. 이 역시 평가시점의 감정평가액이나 시가를 적으면 된다. 만약 현재 사는 집이 전세라면 전세보증금을 적고 골프회원권 등 동산도 고정자산에 포함시킨다. 이외에 기타자산은 골동품·예술품 등의 현재 평가액을 적으면 된다.
부채는 신용카드 잔액·신용대출 등 1년 이내에 상환예정인 단기부채와 주택담보대출·전세보증금 등 1년 이상인 장기부채로 나눈다. 개인 간 채무는 기타부채에 넣는다.
이후 보유한 자산비중이 적당한지, 부동산 비중이 너무 높지 않은지, 현금 유동성에는 문제가 없는지 꼼꼼히 체크한다. 또 갖고 있는 투자자산 중 앞으로 미래가치가 어떤 게 더 높을지, 보유한 부채규모가 자산 대비 적당한지 등도 따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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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미지투데이 |
◆돈 잘 쓰는 방법 - ‘소비 행복’ 오래 가야
돈의 흐름을 파악하는 것만큼 중요한 일이 돈을 ‘잘 쓰는’ 것이다. 우리는 돈을 쓰면서 행복함을 느낀다. 그런데 이 행복이 지속되려면 소비를 통한 가치가 오래 유지돼야 한다. 최근 필자가 한 기업의 신입사원을 대상으로 강연을 진행할때 그들에게 첫 월급을 타면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물었다. 대부분의 신입사원들은 부모님께 용돈을 드리고 자신을 위해 가방이나 시계, 구두 등을 사고 싶다고 말했다.
만약 100만원짜리 핸드백을 사고 싶다면 신용카드로 당장 살 수 있다. 그렇다면 행복해질까. 이는 결국 빚이다. 이렇게 빚으로 만든 행복은 오래가지 못한다. 이보다는 목표금액을 정하고 차근차근 모아 수중에 있는 돈으로 가방을 샀을 때 더 큰 행복을 느낄 수 있다. 돈을 모으는 동안에도 기분이 좋고 돈을 썼을 때도 성취감이 생기기 때문이다.
결국 빚을 내 물건을 구매하기보다 차곡차곡 돈을 모아 사는 것이 돈을 잘 쓰는 방법이라는 얘기다. 만약 물건구매 후 만족감과 행복감을 느끼지 못한다면 계속해서 비슷한 소비를 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결국 낭비가 되고 돈의 흐름을 망각한 잘못된 지출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하자.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82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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