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23년 승승장구 '가구업계 미다스'
CEO In & Out / 최양하 한샘 회장
김설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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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업계 맏형’ 한샘의 기업 이미지가 확실히 달라졌다. 작은 부엌가구회사에서 인테리어를 리드하는 기업으로 탈바꿈하며 사실상 ‘제2 창업’을 이룬 것. 그 선봉에 최양하 한샘 회장이 있다. 피보다 진하다는 전문경영인 출신인 그는 23년째 한샘을 이끄는 업계 최장수 CEO다.
◆ 싱크대 제조사에서 국내 1위 가구업체로
지금으로부터 38년 전인 1979년. 최 회장은 싱크대를 만들던 제조회사 한샘에 경력직 사원으로 입사했다. 국내 아파트시장에 건설붐이 일던 시절이다. 현대식 주방을 설치하는 아파트가 많아지면서 한샘의 덩치도 커졌다. 당시 매출은 10억원대. 그는 뛰어난 마케팅능력과 품질관리로 입사 7년 만인 1986년, 한샘을 부엌가구부문 업계 1위로 만드는 데 일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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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양하 한샘 회장. /사진=머니투데이 임성균 기자 |
1990년대 분당과 일산 등에 대규모 신도시가 건설됐다. 최 회장은 더 이상 ‘한샘=부엌가구회사’라는 틀에 머무르길 거부했다. 영업과 생산부문을 진두지휘하며 ‘종합 홈 인테리어기업’이란 목표를 잡고 국내 가구시장을 공략했다. 1997년 그의 전략대로 종합인테리어사업을 시작했고 5년 만에 업계 1위 자리를 꿰찼다.
이 과정에서 창업주인 조창걸 명예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얻은 최 회장은 대표이사 전무에서 사장, 부회장을 거쳐 지금의 자리까지 올랐다. 1994년 조 명예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이후부터는 경영을 전담하며 한샘을 국내 대표 가구회사로 키웠다.
한샘의 급성장은 최 회장의 주거 연계전략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많다. 한샘은 최 회장의 지휘 아래 인테리어 가구사업을 비롯해 건자재사업에 진출하는 등 주거공간 연계사업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했다. 대형직영매장인 한샘플래그샵, 키친&바스전시장, 부엌·건자재 쇼룸 리하우스 전시장, 한샘몰 등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강력한 유통망을 구축한 것도 한샘의 경쟁력이다.
유통업체 한 관계자는 “한샘은 대리점 성장률이 둔화되면 온라인부문에서 이를 만회하는 등 연계된 유통채널이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방식으로 성장했다”며 “대리점, 직매장, 온라인 등을 통해 다양한 가격대의 제품을 판매하는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그 결과 한샘의 성적표는 ‘올 A+’를 기록했다. 2013년 국내 가구업체 가운데 최초로 매출액 1조원을 달성한 데 이어 지난해엔 1조9345억원의 매출을 기록, ‘2조 클럽’ 진입을 눈앞에 뒀다. 실적도 매년 고공행진 중이다. 2013~2015년 연평균 30%대의 매출 성장률을 이뤄냈다.
올 1분기 실적은 더 좋다. 매출 4940억원, 영업이익 40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8.4%, 38.7% 성장했다. 업계에서는 한샘이 올해 매출 2조원대를 돌파할 것으로 본다. 기업가치도 덩달아 뛰었다. 2000년대 중반까지 주당 1만원선을 밑돌던 한샘 주가는 2014년 10만원대로 훌쩍 뛰더니 지난 20일 23만원대에 거래를 마쳤다. 10년 만에 기업가치가 20배 이상 급등한 것.
◆ 리모델링·중국시장 공략 ‘새 변수’
최 회장은 올해 한샘의 성장 키워드로 ‘리모델링시장’과 ‘중국시장’을 꼽았다. 국내 가구산업의 성장한계를 리모델링시장 공략으로 극복하겠다는 복안이다. 대표적인 매장이 리하우스다. 한샘은 그동안 리하우스 전시장을 경기도 부천·분당, 광주, 대구 등에서 운영했지만 올해는 서울 등에 5~10개 매장을 더 늘릴 계획이다.
올해 인테리어시장 규모가 총 14조원으로 지난해보다 10% 이상 성장할 전망이어서 리하우스 매장의 증가가 한샘에게 또 다른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가구시장 성장세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주택매매 거래량이 급증하는 등 외부요인도 긍정적이다.
최 회장은 20여년간 공들여온 중국사업에도 열정을 쏟고 있다. 중국 홈인테리어시장은 740조원대 규모로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한샘은 1996년부터 중국시장 진출을 위해 1000억원에 가까운 돈을 투자해 그 결실을 앞두고 있다. 오는 7월 중국 상하이 창닝구에 첫 해외직매장을 열고 중국시장 본격 공략에 나선다.
물론 세계경기 전반이 침체기이고 최근 중국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악재로 글로벌시장 여건이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중국 내 반한감정 또한 악화일로여서 중국 가구시장 진출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가구업계 관계자는 “중국사업은 투자규모가 크고 창업주인 조 명예회장의 숙원사업이기도 하다”며 “중국사업의 성공 여부가 새 먹거리, 최 회장의 뒤를 이을 후계구도 등 여러 측면에서 앞으로 한샘의 미래를 좌우할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경영인=평균 임기 3년”이라는 생존공식을 깨고 23년간 자리를 지켜온 뼛속까지 한샘맨 최 회장. 이래저래 호실적을 내놓은 최 회장은 ‘이제 다시 시작’을 외친다. 전문가들 역시 지금이 중요한 시기라고 입을 모은다. 그가 한샘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끌 또 다른 혁신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최 회장이 그리는 한샘 성장그래프의 꼭짓점이 어디에 찍힐지 자못 궁금하다.
☞ 프로필
▲1949년생 ▲서울대 금속공학과 ▲1973년 대우중공업 ▲1979년 한샘 입사 ▲1997년 한샘 대표이사 사장 ▲2004년 한샘 대표이사 부회장 ▲2009년 한샘 대표이사 회장
▲1949년생 ▲서울대 금속공학과 ▲1973년 대우중공업 ▲1979년 한샘 입사 ▲1997년 한샘 대표이사 사장 ▲2004년 한샘 대표이사 부회장 ▲2009년 한샘 대표이사 회장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85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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