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과 더불어 사는 세상] 자나깨나 모기 조심
이학범 수의사(데일리벳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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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더워지면서 모기의 활동이 많아졌다. 반려동물 보호자들이 모기란 말을 들을 때 바로 떠올리는 것이 ‘심장사상충’이다. 모기를 통해 반려동물이 심장사상충에 감염되는 건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심장사상충은 1기부터 5기까지 유충단계를 거쳐 성충으로 성장한다. 심장사상충 1기 유충은 모기의 몸속에서 3기 유충까지 성장한 뒤 모기가 개·고양이 등을 물었을 때 3기 유충 형태로 동물의 피하층으로 들어가며 감염을 일으킨다. 모기가 없다면 심장사상충이 3기 유충으로 성장할 수 없고 동물을 감염시킬 일도 없다. 즉 모기가 없다면 심장사상충에 감염될 확률이 없는 것이다.
3기 유충은 동물의 피하층에서 4기 유충이 된 뒤 혈관을 따라 이동하면서 성충으로 성장한다. 이후 폐 모세혈관과 폐동맥 등에 자리잡아 심장마비를 일으키며 반려동물을 죽음에 이르게 한다.
우리나라는 모기가 많을 뿐더러 심장사상충 감염이 흔히 발생하는 지역이다. 따라서 철저한 예방이 필수다. 실제로 지난 3월 수도권의 한 유기동물보호소에서 36마리의 개를 검사한 결과 27마리가 심장사상충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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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미지투데이 |
모기가 심장사상충 감염과 관련 결정적인 역할을 하므로 많은 보호자들은 모기가 활동하는 4~11월에만 심장사상충을 예방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심지어 일부 수의사도 그렇게 조언한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상식이다. 심장사상충 예방은 1년 내내 해야 한다는 것이 국내외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우선 요즘의 모기는 예전처럼 4~11월에만 활동하지 않는다. 연평균 기온이 점차 상승하고 실내생활이 많아지면서 모기를 통한 감염의 위험성은 겨울철과 봄철에도 상존한다.
또한 심장사상충 예방약은 유충만 죽일 뿐 성충은 죽일 수 없다. 4~11월만 예방한다면 예방약 투여를 하지 않는 시기에 3기 유충 감염이 일어나서 예방약 투여를 다시 시작하는 4월에는 이미 심장사상충에 감염돼 성충으로 성장하는 단계일 수 있다. 실제로 4~11월 꾸준히 예방을 했음에도 감염돼 동물이 죽은 사례가 있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심장사상충 감염 검사다. 미국 심장사상충학회, 대한수의사회, 서울시수의사회, 경기도수의사회, 한국심장사상충학회 등 국내외 전문가들은 1년 내내 예방뿐 아니라 ‘연간 최소 한번 이상의 검사’를 강조한다. 이는 ▲투약 과정에서 실수나 사고를 통한 부정확한 투약 ▲보호자의 기억력에 의존한 투약으로 발생하는 날짜 착각 ▲예방약에 내성을 가진 심장사상충으로 인해 예방이 안될 수 있는 점 등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다시 강조하지만 예방약은 유충을 죽이는 약이지 성충을 죽이는 약이 아니다. 따라서 최소 1년에 한번은 심장사상충 감염 검사를 통해 예방이 잘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반려동물의 심장을 죽일 수 있는 무서운 심장사상충. 올바른 예방법을 통해 반려동물의 심장을 지켜주자.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8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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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범 수의사(데일리벳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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