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 문래동 제1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시민들이 인증샷을 남기고 있다. /사진=박찬규 기자
서울 영등포 문래동 제1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시민들이 인증샷을 남기고 있다. /사진=박찬규 기자

"소중한 한표를 행사한 건데 이보다 자랑스러운 일이 어디 있을까요. 이를 기념하려고 인증샷을 찍었어요"

최근 투표소 밖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SNS(사회관계망서비스)의 발달로 이른바 '인증샷'을 남기려는 사람이 늘었기 때문. 수년 전만 해도 투표소 앞에서 사진을 찍는 건 어색한 행동 중 하나였지만 요즘엔 조금이라도 더 예쁘고 독창적인 기록을 남기려 노력한다.

9일 오후 2시 서울 영등포 문래동 제1투표소를 찾은 이경희(38, 가명)씨는 "예전엔 투표소 가는 게 귀찮아서 그냥 쉰 적도 있다"며 "그런데 최근엔 SNS에 인증샷 올리는 게 유행인 데다 어지러운 정국이 왠지 내 책임 같아서 투표하게 됐다"고 전했다.

/사진=박찬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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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현장 분위기는 밝았다. 아이들을 데리고 온 부모는 운동장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가 하면 커플끼리 인증샷을 남기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었다. 아이가 어려 미세먼지가 걱정된 부부는 마스크로 준비를 철저히 하기도 했다. 자전거를 타고 홀로 온 노인, 차를 몰고 온 부부도 밝은 표정이었다. 애완견과 함께 투표소를 찾은 이도 있었다. 투표소 안내원에게 인증샷을 부탁하며 지지하는 후보를 응원했다.

아이와 가족과 함께 투표소를 찾은 사람이 많았다. /사진=박찬규 기자
아이와 가족과 함께 투표소를 찾은 사람이 많았다. /사진=박찬규 기자

이날 아이를 데리고 현장을 찾은 주부 김모씨(32)는 "투표는 우리 아이를 비롯한 다음세대를 위한 소중한 행동이라고 생각한다"며 "옷 색깔과는 상관없이 소신껏 투표했고 앞으로 대한민국이 살기 좋은 나라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제19대 대통령선거 투표율은 5시 현재 70.1%를 기록했다. 총 선거인 수 4247만9710명 가운데 2976만833명이 투표를 마친 것으로 지난 4∼5일 실시된 사전투표(투표율 26.1%) 등이 반영된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