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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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우리나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다음달 추가 상향하겠다는 뜻을 밝힌 상황에서 조정폭을 놓고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 해외 IB(투자은행)들은 2.9%로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은 반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해(2.8%)보다 낮은 2.6%로 다소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는 등 기관들 간 시각차가 큰 상황이어서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OECD는 지난 7일 경제전망 발표를 통해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과 같은 2.6%로 제시했다.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3.3%에서 3.5%로 상향한 것을 비롯해 일본(1.0%→1.4%), 중국(6.4%→6.6%), 유로존(1.6%→1.8%) 등 대부분 주요국들의 성장률 전망치를 올린 것과 대조적이다.


OECD가 엄격한 잣대를 들이댄 근거는 소비심리 위축, 가계부채 급증, 중국의 사드 보복과 같은 지정학적 긴장 고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가능성 등이다. 수출·기업투자 증가 등 상방 요인이 있다고 언급했지만 녹록지 않은 하방 요인에 무게를 뒀다.

특히 OECD는 민간소비부문의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4%에서 이번에 2.0%로 떨어뜨리며 소비 부진을 비중있게 언급했다. OECD는 “최근 정치적 불확실성에 이어 소비자심리가 2008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소비가 위축됐다”고 밝혔다.


반면 해외 IB들은 낙관적인 편이다. HSBC와 씨티은행은 이달 들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보다 0.3%포인트 상향해 각각 2.7%, 2.9%로 제시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도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2.9%로 제시했다. 견조한 수출 증가세가 설비투자와 생산을 견인하고, 고용과 민간소비도 뒷받침할 것이란 분석에서다.

국내 기관들 사이에서도 올해 성장률 전망에 대해 낙관적으로 봐도 2.7% 이상은 무리라는 견해가 있는 반면 3.2%까지 달성할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도 나오는 상황이다.


한국은행은 오는 7월 수정 경제전망 발표를 앞두고 있다. 이주열 총재는 지난 5월 금통위 이후 “여러가지 경제지표의 움직임을 봤을 때 7월 (성장률) 전망치는 당초(4월 2.6%)보다는 상향 조정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추가 상향을 예고했지만 엇갈리는 전망과 각종 대내외 변수 속에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조동철 금통위원은 지난 9일 한은에서 열린 특강에서 “미국 금리인상과 중국 경제의 구조적 불안, 전세계적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 세계경제의 위험요인이 많고 우리나라 내에서는 어려움이 더 많이 산적해 있다”며 우리 경제를 둘러싼 다양한 변수로 통화정책과 경제전망에 고민이 깊어지고 있음을 드러냈다.


대부분의 연구기관과 금통위원들은 소비부문에 주목한다. 소비 회복이 지체되느냐 또는 빨라지느냐에 따라 3% 성장도 불가능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다만 이달 들어 발표된 소비 관련 지표를 보면 현재 뚜렷한 회복세는 나타나지 않고 있지만 기대감을 반영하는 선행 지표는 긍정적으로 나온다. 지난달 소비심리지수는 108로 2014년 4월(108.4)이후 3년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