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실에 에어컨을 자비를 털어 설치해준 한 아파트 주민의 미담이 화제다. 사진은 기사내용과 무관. /자료사진=뉴시스
경비실에 에어컨을 자비를 털어 설치해준 한 아파트 주민의 미담이 화제다. 사진은 기사내용과 무관. /자료사진=뉴시스

최근 경비실 에어컨 설치 문제로 한 아파트 주민들의 갑질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반대로 주민이 사비를 털어 경비실에 에어컨을 설치해준 미담이 전해져 화제다.

서울 한 아파트에 사는 주민 김윤중씨는 최근 경비실 에어컨 설치에 반대하는 주민들의 공고문 등이 보도돼 논란이 된 가운데, 사비로 경비실 에어컨을 마련해준 사실이 알려져 크게 화제를 모았다.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를 가진 김씨는 “경비원들의 도움에 고마워 에어컨을 설치해줬다”며 그동안의 일을 설명했다.

올해 81세인 김씨는 서울 성북구 석관코오롱아파트 살고 있는 주민으로, 아파트 경비실에 모두 5대의 에어컨을 자비로 설치해줬다. 그는 160만원 정도 돈이 들어갔다면서, 재력이 충분하냐는 사회자 질문에 “아파트 하나 가지고 있는데 무슨 부자겠느냐”며 웃었다.


김씨는 경비실에 에어컨을 마련해준 계기를 설명했다. 그는 “집사람이 활동하고 살아 있을 적에 걸어다니지 못하고 휠체어를 끌고 산책을 많이 시켰다. 그러면 경비들이 음료수도 주고 빵도 사다주고 그랬다. 휠체어도 갖다 끌어다대주고 그런 식으로 도움을 많이 받았다”며, 그동안 경비원들과 나눈 교분에 대해 설명했다.

김씨는 아내가 지난 4월 사망한 후 경비원들이 조문을 와준 사실을 전하면서 “그러니까 제가 감격을 더 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장례를 마치고 혼자 남은 자신에게 신경을 써주는 경비원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김씨는 “작년에도 덥고 올해도 엄청 덥다고 그러더라. 그래서 내가 한 가지를 길게 남는 걸 하나 해야 되겠구나, 그래서 에어컨을 달아주면 어떨까 생각해서 우리 집사람 병원비 남은 통장을 털어서 봉투째 사무실에 갖다 주고서 알아서 해라, 그렇게만 전했다”며 경비실에 에어컨을 설치해주게 된 계기를 밝혔다.

최근 에어컨 설치를 두고 일부 아파트 주민들의 갑질 행태가 보도된 데 대해서는, “그거는 참 정말 너무하는 거다. 만약에 부모들이 그런 생활 하고 있는 사람들도 있을 것 아닌가. 그런데 전기세 조금 더 나간다고 이렇게 막말을 하면 안 된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김씨는 연장자로서 한마디를 부탁하는 사회자 요청에 “아무리 지금 살기가 각박해도 좀 넓은 마음으로, 그렇게 함으로써 경비들이 주민한테 더 다가서고, 주민들은 아 이렇게 하니까 경비원들이 더 다가오고 이렇게 하는구나, 그런 마음을 좀 느꼈으면 하는 바람 그것 뿐”이라며 자신의 희망을 짧게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