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S톡] '초대형 IB 실탄' 장전한 증권사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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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까지만 해도 박스권에 머물던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2400선을 돌파하는 등 증시에 탄력이 생기자 증권주가 동반 강세를 보이며 반짝인다.
지난 4일 ▲미래에셋증권 ▲메리츠종금증권 ▲삼성증권 ▲한화투자증권 ▲KTB투자증권 ▲신영증권 등의 증권사는 앞다퉈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우며 국내증시의 호황을 증명했다.
특히 시가총액 1위인 미래에셋대우는 이날 장중 한때 1만1500원까지 상승하며 지난 1월2일 7400원(종가 기준)보다 55.40%나 뛰어올랐다. 앞서 메리츠종금증권도 지난달 29일 RCPS(전환상환우선주) 발행 공시로 장중 5250원까지 치솟으며 지난 1월2일 3460원 대비 51.73% 상승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미래에셋대우와 메리츠종금증권에 주목한다. 대다수 증권사의 2분기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가운데 최근 자기자본을 늘린 미래에셋대우와 메리츠종금증권은 하반기까지 강세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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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대우, 자기자본 7조원 진입… ‘든든’
국내증시 호황 특수를 제대로 누리는 미래에셋대우는 최근 네이버와 제휴를 맺고 자기주식 5000억원 규모의 상호 매입을 결정해 업계로부터 주목받았다. 네이버 지분 1.7%를 취득하는 대신 보유 중인 자사주 4739만주(전체 보통주자사주 대비 30%·총 발행주식수 대비 7%)를 처분했다.
양사는 국내외 디지털금융사업 진출, 스타트업 기업투자, 금융 관련 AI 공동연구 등을 진행할 예정이라 시너지효과가 기대된다. 이번 결정으로 미래에셋대우는 자기자본 7조원대 진입이 점쳐져 대형사 중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다.
미래에셋대우는 자사주 처분으로 자산계정 내 현금이 5000억원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과거 합병과정에서 인식된 이연법인세자산이 1200억원 감소하면서 실질적으로는 3800억원 규모의 자본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자본증가로 미래에셋대우의 자본총계는 지난 1분기 말 6조7000억원에서 7조800억원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증권주는 초대형 IB(투자은행)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미 지난해 12월부터 주가가 오르기 시작했다. 업계 1위인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12월부터 3개월 동안 27.6% 급등했고 같은 기간 키움증권(21%), NH투자증권(17.4%), 한국금융지주(16.3%), 삼성증권(3.1%) 등도 올랐다.
업황지표 호조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미래에셋대우는 자본총계 증가로 자본력 프리미엄을 유지하면서 초대형 IB로의 도약을 위한 실탄을 장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래에셋대우의 행보에 증권가의 관심이 쏠리는 이유 역시 이 때문이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미래에셋대우는 네이버와의 시너지 기대와 자본력 제고로 밸류에이션의 긍정적 측면이 더욱 크게 부각될 것”이라며 “이익유보만으로도 2019년에는 자기자본 8조원에 근접할 것으로 보이고 추가로 자사주를 더 처분하면 자기자본 8조원대 진입 시점이 더욱 단축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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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종금증권, 종합금투업자 라이선스로 ‘레벨 업’
메리츠종금증권은 최근 종합금투업자 라이선스 획득으로 본격적인 도약이 기대된다. 또한 대규모 RCPS 발행으로 자기자본이 3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종합금융투자사업자 라이선스 취득이라는 중장기 목표를 달성한 메리츠종금증권은 이를 위해 ▲2014년 아이엠투자증권 인수 ▲2015년 유상증자 ▲2017년 메리츠캐피탈 인수 등 발 빠르게 계획을 실행했다. 과거 조치들이 결과적으로 주주가치 제고로 이어진 셈이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이번 라이선스 획득과 캐피탈(연간 수익 600억~800억원) 자회사 편입 효과, 종합금투업자 진입 등에 따른 영향으로 연간 수익이 기존 3000억원에서 연간 4000억원 수준으로 상향될 전망이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지난달 29일 이사회 결의를 통해 7480억원 규모의 RCPS 발행을 결정했다. 이번 RCPS 발행은 ▲배당 ▲상환 ▲전환 ▲의결권 등의 조건을 상이하게 적용해 총 8개 종류로 발행됐으며 21개 기관투자자가 참여했다. 누적적 비참가적 우선주며 상환권은 회사에게만, 전환권은 주주에게만 부여한다.
우선배당수익률은 상환 및 전환권 행사기간에 따라 3.9~4.7%며 평균 배당수익률은 4.3% 수준이다. 특히 8개 종류의 RCPS 중 제 3차와 4차의 경우 현 주가와 주당 발행가액, 전환권 행사기간을 감안했을 때 보통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
RCPS 발행 총 규모는 7480억원으로 1~4차(합계 4080억원)는 기관에게 직접 판매됐고 5~8차(합계 3400억원)는 SPC(특수목적법인)설립을 통해 ABB(전자단기사채)로 소화됐다.
유승창 KB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RCPS 발행 후 메리츠종금증권의 자기자본은 3조원을 웃돌 전망으로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요건을 충족한다”면서 “NCR(순자본비율)은 723.7%(2017년 3월 말 기준)에서 1279.4%로 상승할 전망이고 레버리지비율도 697%에서 463.8%로 하락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렇듯 메리츠종금증권의 RCPS 발행에 증권업계에서는 ‘궁극적으로는 긍정적’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메리츠금융지주가 5~8차 SPC 청산 시 우선매수권을 보유하는 구조기 때문에 RCPS가 모두 전환되더라도 대주주 지분율 감소는 2.2%포인트에 불과하다는 것.
RCPS 발행 단계를 다양화해 EPS(주당순이익)와 BPS(주당순자산가치)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한 부분이 시장에서 메리츠종금증권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이유다. 장효선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전환상환우선주 발행은 주주가치 훼손에 대한 우려보다는 이익체력 개선과 중장기적인 불확실성 해소로 인식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496호(2017년 7월12~18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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