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S톡] '님' 오르니 먹음직한 금융주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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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지주와 KB금융의 코스피 시가총액 순위 다툼이 치열하다. KB금융에 시가총액 순위를 양보했던 신한지주가 외국인투자자의 매수세에 힘입어 지난 19일 종가기준으로 KB금융을 따돌리고 시가총액 상위 10위에 올랐다. 신한지주가 KB금융의 시가총액을 앞선 것은 지난달 29일 이후 3주 만이다. 다음날인 7월20일에도 종가기준으로 신한지주와 KB금융이 시가총액 9위와 10위에 나란히 이름을 올려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최근 신한지주와 KB금융은 기관 순매수 상위 종목에 랭크돌 정도로 주가가 상승세다.
두 종목 모두 시가총액 24조원 규모로 1년간 주가가 상승곡선을 그린 데다 미국 금리인상 이벤트와 NIM(순이자마진) 개선에 힘입어 올 하반기에도 코스피를 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주의 강세는 양호한 실적 흐름에다 하반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움직임이 가시화되는 데 따른 것이다. 올해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가 예년보다 빠를 거라는 전망이 확산되면서 금리인상기의 대표적인 수혜업종인 금융주에 강한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
김태현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국제유가가 추가 하락하지 않고 금융당국의 금리규제가 강화되지 않는다면 하반기 시중금리 상승과 함께 은행 NIM은 견조한 추세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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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지주 사옥. /사진제공=신한지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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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지주, 동종업계 대비 수익성 ‘저평가’
신한지주는 동종업계 대비 ‘저평가’라는 매력이 두드러진다. 지난 20일 발표된 신한지주의 연결기준 2분기 (지배지분)순이익은 지난해 동기대비 30.52% 상승한 892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시장예상치인 7122억원과 블룸버그의 예상치인 6907억원을 넘어선 수치다.
최근 1년간 KB금융과 하나금융지주, 우리은행 주가가 평균 83.5% 상승한 것에 비해 신한지주 주가가 27% 오르는 데 그친 것은 상당히 저조(언더퍼폼)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업종 내에서 높은 ROE(자기자본이익률)를 유지할 것으로 보이고 새 경영진 선임 후 M&A(인수·합병) 등 미래 성장동력을 갖추려 적극적으로 나서기 시작해 중·장기적 안목에서 추천할 만한 종목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신한지주는 ▲여·수신 포트폴리오 개선 노력 ▲완만하게나마 상승세를 그리는 시장금리 ▲인력 구조개선 ▲영업점 종이서류 80% 감소 등으로 몇년간 하락해 온 NIM이 개선 움직임을 보이는 상황이라 투자매력이 높다.
이에 KB증권은 최근 신한지주의 목표주가를 5만5000원에서 6만3000원으로 상향조정했다. 유승창 KB증권 애널리스트는 “신한지주의 실적 호조는 대손충당금이 하향 안정된 결과”라며 “금융업종 내 최고 수준의 수익성을 지속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강혜승 미래에셋대우 애널리스트는 “신한지주는 수익성보다 저평가돼 매력적인 종목이고 배당성향도 지난해 24.8%(주당 배당금 1450원)에서 2019년 30.2%(2100원)까지 점차 높여갈 것”이라며 “가치주 관점에서 중장기 투자가 유망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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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사옥. /사진제공=KB금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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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굳건한 업종 내 ‘최선호주’
KB금융은 NIM 개선으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호실적이 이어진 데다 주가가 올 들어 30% 이상 오르는 등 업종 내 퍼포먼스가 두드러진다. 이에 미래에셋대우는 최근 KB금융의 목표주가를 6만3500원에서 7만원으로 상향조정하고 업종 내 최선호주로 꼽았다.
그간 KB금융은 열위의 자산건전성과 그로 인한 높은 충당금비용, 은행에 편중된 이익구조, 비대한 인력구조, 취약한 지배구조가 약점이었다. 그러나 2011년부터 경기민감업종의 여신을 감축하고 적극적인 충당금 적립 등으로 자산건전성을 꾸준히 강화했다. 그 결과 2015년 이후 충당금비용이 양호하게 관리됐으며 캐피털사를 시작으로 손해보험사와 증권사를 잇따라 인수하면서 비은행부문의 자산비중과 이익 기여도를 높이는 데 성공했다.
지난 20일 발표된 KB금융의 올 2분기 연결기준 지배지분 순이익은 지난해 동기대비 70.6% 상승한 9901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인 7261억원을 상회하는 어닝서프라이즈다.
또한 2분기 중 KB손해보험 지분 54.5%를 추가로 공개매수해 염가매수차익 1600억원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KB손해보험 지분을 94.3%로 늘리고 KB캐피탈 지분도 79.7%로 높인 덕에 500억원대의 지배지분 순이익이 증가한 점도 투자 매력을 높인다. 핵심지표인 NIM의 개선뿐만 아니라 대출자산이 성장해 순이자이익이 증가하면서 충당금비용이 안정적으로 관리되는 점 역시 KB금융의 매력 포인트다.
강 애널리스트는 “KB금융의 경상적 이익 창출력이 증대됐고 ROE가 8% 후반으로 높아졌다고 판단한다”며 “기존 예상을 상회할 것으로 판단되는 NIM과 2분기 연가매수차익, 자회사 완전 자회사화를 감안했을 때 올해부터 2019년 예상 순이익을 각각 15.2%, 9.9% 상향조정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증시전문가들은 KB금융의 경우 3분기에 지분증권의 매각이 기대되는 점도 추가적인 주가 상승 요인으로 분석했다. 이렇게 되면 올해 연간 순이익은 은행(지주) 가운데 가장 많은 3조원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증권과 손해보험, 캐피털 등 비은행부문 비중이 내년까지 43% 안팎으로 확대돼 ROE가 9.4%까지 개선될 전망이다.
한정태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KB금융은 이익 증가에 배당 기대감도 높아지는 상황”이라며 “NIM이 꾸준히 상승하고 대출자산도 늘면서 이익 체력이 개선되면 자본이 쌓이는 속도가 빨라져 선순환이 지속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498호(2017년 7월26일~8월1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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