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S톡] 주가 상승, '보험' 들었어요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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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은행 등 다른 금융업종과 달리 증시활황의 수혜를 받지 못했던 보험주가 최근 반등 시동을 걸었다. 올해 사상 최대 이익을 낼 것이라는 증권업계의 전망이 주가를 밀어 올렸다. 증권·은행주에 비해 주가 상승폭이 작았던 보험주로 순환매가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보험사들의 실적개선에 지난달 미국 금리인상 이슈가 더해지면서 주가가 더욱 탄력받는 모양새다. 또한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에 따른 우려가 완화되고 글로벌 통화긴축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이달 들어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우는 등 보험주가 날개 달린 듯 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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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보험주’ 주가 반등 두드러져
이달 들어 보험주가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린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0일 삼성생명, 한화생명, 한화손해보험, 현대해상, 메리츠화재 등 5개사는 장중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현대해상은 전장보다 4.31% 상승했고 한화생명(4.28%)과 동부화재(3.42%), 한화손해보험(3.07%) 등도 3~4%대의 주가 상승률을 보였다. 보험업종에 속한 13개 상장사 중 12개가 상승 마감하는 기록을 세웠다. 이 가운데 한화손해보험은 지난 12일에도 전장보다 3% 올랐다.
특히 손해보험주는 연초 대비 높은 상승률을 보인다. 한화손해보험은 지난 1월2일 종가기준 7090원이던 주가가 지난 12일 9610원으로 연초 대비 35.54% 상승했다. 같은 기간 현대해상과 메리츠화재는 각각 42.79%와 40.52% 급등했고 동부화재도 26.21% 상승했다.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연일 경신해 2400시대에 접어들면서 은행주와 증권주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하는 동안 보험주는 주목받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달 중순부터 본격적인 상승세를 나타냈다.
보험주가 가파르게 상승한 것은 보험사들의 실적이 개선된 데다 여러 호재가 겹친 결과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올 1분기 생명보험·손해보험사의 당기순이익은 2조776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대비 5442억원(24.4%) 증가했다.
손해보험사의 경우 음주운전 처벌 및 운전면허 취득 조건 강화로 사고발생률이 감소하면서 자동차보험 손해율(납입보험료에 대한 지급보험금의 비율)이 떨어져 실적개선에 영향을 미쳤다. 따라서 증권업계는 손해보험사에 더 주목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삼성화재, 현대해상, 동부화재, 메리츠화재 등 손해보험 4개사의 2분기 당기순이익은 7648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대비 35.1% 증가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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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상 호재… 새 IFRS17 우려 완화
실적개선뿐만 아니라 미국발 금리인상도 보험주에 큰 호재다. 보험사는 보험료로 들어온 자산 상당수를 채권으로 운용하는 경우가 많다. 금리가 인상되면 보유한 채권의 이자수익이 늘어나기 때문에 긍정적이다. 특히 생명보험사의 경우 총자산의 절반 이상을 채권에 투자하기 때문에 장기국채를 많이 사들일 예정이라면 미국의 금리인상에 따른 채권가격 하락은 상당한 호재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시장금리가 높아지고 채권금리 상승으로 이어진다. 이 경우 단기적으로 채권가격이 떨어져 자산평가액이 낮아질 수 있다. 하지만 보험사가 사들이는 장기채는 대부분 만기가 20~30년 남은 경우가 많아 오히려 저가에 추가 매수할 기회가 된다. 이에 증권업계는 보유한 채권의 이자수익 확대가 보험사 전체 운용수익에 호재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유럽연합(EU)과 캐나다 등 주요국들이 금리인상을 통한 통화정책 정상화에 나서면서 국내 금리도 장기적으로 상승 기대감이 높은 상태다. 이는 금리인상 시 수혜주로 꼽히는 보험사에도 희소식이 될 전망이다.
올 상반기 코스피의 사상 최고치 행진과 달리 보험업종이 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인 배경에는 IFRS17 도입 우려가 있었다. IFRS17이 도입되면 보험사의 부채계산이 엄격해질 것으로 예상된 것이다. 보험사들도 IFRS17 도입에 발맞춰 자산 운용구조를 바꾸고 상품을 다각화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지난 5월 IFRS17의 기준서가 공개되자 보험업계는 한숨 돌렸다. 기존 계약에 대해서는 상당한 재량을 인정하는 방향이기 때문이다. 시장의 우려가 해소되는 기미를 보이자 지난달부터 주가 반등도 시동을 건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증권과 은행주보다 덜 올랐던 보험주가 반등할 것이란 기대감도 주가를 밀어 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12일 기준 연초 대비 은행·증권업종지수는 각각 31%, 41% 상승하며 코스피 전체 상승률(18%)을 초과한 반면 보험업종지수는 15%가량 상승하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올 하반기 금리인상 기조와 함께 실적개선 및 손해보험사의 손해율개선 등이 추가적인 주가 상승의 토대를 마련하는 상황”이라며 “증시활황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은행과 증권뿐만 아니라 보험도 순환매 장세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김도하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업종 내 최선호주로 동부화재와 삼성화재를 꼽았다. 김 애널리스트는 “동부화재는 높고 지속가능한 ROE(자기자본이익률)를 보유했고 주주가치의 훼손 없이 자본 여력이 높다”고 판단했다. 또한 그는 삼성화재에 대해 “우월한 자본 안정성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주주친화 정책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497호(2017년 7월19~25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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