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의 지난 2분기 실적이 시장의 기대에 다소 못 미쳤다. 하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영업이익이 360% 이상 증가했고 증권사들 역시 삼성전기의 목표주가를 상향조정해 눈길을 끈다. 증권사들은 삼성전기의 중장기 성장 기대감이 여전하고 앞으로 실적 급증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를 뒀다. 또 사상 최고가를 연일 경신하면서 코스피 상승랠리를 견인하는 삼성전자의 수혜주로 묶인 점도 목표주가 상향조정의 배경이다.


/사진제공=삼성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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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꾸준한 주가 상승… 지금은 ‘조정’

삼성전기는 지난 2분기(잠정) 연결기준으로 70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보다 365.6% 증가한 수치다.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은 1조7099억원, 379억원으로 각각 5.8%, 94.9% 늘었다.


삼성전기의 실적개선은 ‘갤럭시S8’ 수혜를 톡톡히 입은 덕분이다. 지난해 하반기 연이어 발화가 발생해 ‘갤럭시노트7’이 단종된 데 따른 악재를 이번에 모두 떨쳐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이 같은 수혜로 삼성전기는 지난해보다 실적이 늘었지만 증권가의 평균예상치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기의 연결기준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시장기대치는 각각 1조7142억원, 779억원이었다. 매출은 대체로 부합했지만 영업이익이 컨센서스를 소폭 하회한 것이다. 그러나 영업이익이 360% 이상 개선된 점은 하반기 기대감을 높이기 충분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런 분석이 시장에 반영되면서 삼성전기가 기대에 부합하지 못하는 실적을 공시했음에도 발표 당일인 지난달 21일과 다음 거래일인 24일 이틀간 주가는 상승했다. 앞으로 삼성전기의 성장성이 높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주가 상승이었다. 특히 전문가들은 하반기부터 내년, 그 이후까지도 실적이 급증할 것이라는 분석에 힘을 싣는다. 증권업계에서는 삼성전기의 연결기준 2분기 실적보다 하반기 가이던스에 더욱 초점을 맞추는 분위기다.


[머니S톡] '전자 낙수효과' 예약한 삼성전기

◆기대되는 3분기… ‘실적 모멘텀’ 유효

삼성전기의 실적 개선이 3분기부터 더욱 탄력 받을 것으로 점쳐지면서 증권사들은 일제히 주가를 올려 잡았다. 특히 증권사들은 종전보다 삼성전기의 하반기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실적 개선 폭 예상치를 상향조정하면서 목표주가도 함께 높였다. 하나금융투자는 목표주가를 종전 11만원에서 12만원으로 상향조정했다. 현대차투자증권은 삼성전기의 6개월 목표주가를 12만원에서 13만3000원으로 올렸다. 베스트투자증권도 목표주가를 13만3000원으로 상향조정했으며 신한금융투자는 올 3분기뿐만 아니라 하반기와 내년 매출의 성장 기대감을 이유로 목표주가를 종전보다 25% 높은 15만원으로 올려 잡았다. 이외에도 미래에셋대우와 대신증권 등도 삼성전기의 목표주가를 재평가했다.


김록호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삼성전기의 2분기 영업이익은 시장기대치를 밑돌았지만 호실적은 달성했다”며 “2분기에 비해 3분기 실적 모멘텀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각각 25%, 930% 증가한 1조8392억원, 1314억원으로 전망했다. 시장기대치에 부합한다면 삼성전기는 분기 영업이익 1000억원대에 진입해 2010~2013년 스마트폰 성장기 이후 4년 만의 쾌거를 달성한다.

특히 하반기부터 삼성전자의 플래그십 휴대폰 모델과 관련해 듀얼카메라모듈 공급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디지털모듈(DM)사업부의 매출 개선도 기대를 모은다. 아울러 MLCC는 3분기부터 성수기 진입과 제한적인 수급 상황으로 물량 증가뿐만 아니라 가격 상승이 동반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증시전문가들은 삼성전기의 수동소자(LCR)사업부 매출이 직전 분기대비 14% 증가해 전사 실적을 견인할 것으로 추정했다. 기판(ACI)사업부는 북미 거래선 관련 경연성 인쇄회로기판(RF-PCB) 매출이 본격화되면서 매출 증가와 적자폭 축소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렇듯 3분기부터 모든 사업부의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가 모아지면서 3분기에 연중 최고 수준의 어닝서프라이즈 기대감도 큰 상황이다.

어규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특히 3분기부터 해외 주요 거래사의 스마트폰 출시 효과로 MLCC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용 RF PCB의 매출이 증가할 것”이라며 “삼성전자 신규 스마트폰의 듀얼카메라 채택으로 카메라모듈부문의 수익성 개선도 기대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기는 이미 올 상반기 베트남공장에 전체 CAPA(생산설비) 증설을 완료했으며 지난달부터 OLED용 RF-PCB를 본격 양산에 나서 기대감을 높인다.

아울러 증권업계에서는 삼성전기의 내년 영업이익을 전년 대비 56% 증가한 5541억원으로 전망했다. 현재의 성장성이 과거 어느 시기보다 크다는 판단이다. 신한금융투자는 삼성전기의 올해 전체 매출액이 지난해 동기대비 15% 증가한 6조9300억원,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216% 급증한 3212억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년과 2019년에 본격적인 성장이 기대되며 2019년의 매출액은 10조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 주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이종욱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단기적으로 3분기 실적과 애플 관련 기대가 여전하고 비수기인 4분기 실적 발표 때는 삼성전자의 ‘갤럭시S9’ 관련 기술 변화 이슈가 나올 것”이라며 “이익의 방향과 기대 시점 측면에서 추가적인 주가 상승여력이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499호(2017년 8월2~8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