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S토리] 설계사들 기 살리기 나선 보험사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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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미지투데이DB |
보험사들이 보험설계사 지키기에 나섰다. 최근 보험사별 구조조정 분위기와 함께 수수료가 높은 GA(독립보험대리점)로 소속을 옮기는 설계사들이 늘고 있어서다.
특히 판매채널에서 설계사 비중이 높은 생명보험사들은 설계사를 위한 전용브랜드 론칭 및 각종 혜택을 늘리며 보험사 기 살리기에 적극 나선 상태다.
◆보험'판매원'에서 재무'전문가'로
생보사 입장에서 설계사의 영업력은 곧 회사의 경쟁력이다. 국내 생보사 빅3(삼성·한화·교보)의 판매채널 비중에서 설계사는 32%를 차지할 정도로 영향력이 크다. 생보사들은 당장 이들의 이탈이 회사 수입보험료 급감으로 이어질 수 있어 설계사들의 복지를 강화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지난 7일 재무설계사 브랜드인 '인생금융전문가, 삼성생명 FC'를 론칭했다. 보험설계사들에게 인생 전반을 책임지는 금융재무전문가 이미지를 부여하기 위해서다.
삼성생명은 설계사 명함 교체와 사무용품, 인쇄물, 광고 등 사내외물품에 브랜드이미지를 적용하고 있다. 또 이달부터 1년 이하 신인 설계사를 대상으로 비즈니스 매너와 에티켓, 대인관계 기술 등 인생금융전문가로서 알아야 할 내용을 교육하는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인생금융전문가 삼성생명FC 브랜드는 임직원과 설계사,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로 개발됐다"며 "특히 설계사들이 영업현장에서 자부심을 갖고 고객 응대를 할 수 있도록 금융전문가 이미지 구축에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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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브랜드 이미지를 적용한 명함 및 물품. |
삼성생명에 앞서 보험브랜드 '라이프플래너'를 론칭한 바 있는 푸르덴셜생명은 설계사 정착률에서 효과를 본 케이스다.
라이프플래너는 5단계에 걸친 기준에 의해 선발되며 위촉된 후에도 약 2년 간의 교육과정을 걸쳐 보험전문가로 육성된다. 이 과정을 거치며 설계사들은 높은 사명감을 갖게되며 결과적으로 고객에게 더 정확하고 안전한 상품을 제공하게 된다.
푸르덴셜생명은 라이프플래너에 힘입어 10년 연속 우수인증설계사 비율 업계 1위를 차지했으며 지난해 설계사 정착률에서도 56.3%를 기록, 전체 보험사 1위에 올랐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최근 설계사들은 단순 상품 판매를 넘어 고객 자산을 관리하는 재무설계사 역할도 겸임하는 경우가 많다"며 "설계사 입장에선 전문 설계사 브랜드가 있는 보험사에서 영업을 진행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설계사, 기 살리고 이직 막아라
보험사들은 과거 고수익 설계사 중심으로 혜택을 강화했지만 최근에는 신입 및 기존 설계사 복지에 힘쓴다. 설계사들의 퇴사율이 늘면 보험사 영업력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어서다.
예컨대 담당 설계사가 퇴사하거나 회사를 옮기면 장기보험들이 관리를 받지 못해 ‘고아 계약’이 되는 경우가 많다. 결국 고아 계약을 당한 가입자는 타 보험사 상품을 찾을 가능성이 높다. 이는 보험사의 손실로 돌아온다. 보험사 입장에서 일부 고수익 설계사를 제외하고 기존 설계사 복지도 신경써야 하는 이유다.
이에 보험사들은 기존 설계사의 수수료를 올려주거나 복지몰을 통한 혜택 등을 제공하며 설계사 붙잡기에 나선 상태다.
지난해 메리츠화재는 영업지점 슬림화를 통해 전속설계사 수수료를 GA수준으로 인상했으며 삼성생명은 설계사 이탈을 막기위해 보유고객이 많은 설계사가 자신의 계약을 후배 설계사에게 물려주는 보험계약 승계 프로그램을 도입하기도 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수익보험료 비중이 높은 설계사들은 분명 보험사 수익에 절대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존재지만 이들이 더 많은 수수료를 보장받는 GA로 이탈하는 상황을 배제할 수 없다"며 "이에 보험사들은 아예 신입설계사들을 장기적으로 키울 수 있는 전략을 취한다"고 설명했다.
보험사들의 고민은 문재인정부가 추진 중인 보험설계사 고용보험 가입 의무화다. 권한을 보장해주려는 이 정책이 오히려 설계사 이탈을 가속화시킬 수 있어서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모든 설계사의 고용·산재보험이 의무화되면 관리비용이 늘 수밖에 없다. 결국 인원 삭감이라는 카드를 꺼내게 되고 설계사들과의 갈등양상이 벌어질 수 있다. 현재 대부분의 보험사들은 설계사들에게 단체보험과 산재보험을 선택해서 가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보험사 관계자는 "높은 수수료를 챙겨온 설계사들 역시 이 정책을 반길리 없다"며 "고용보험과 단체보험을 놓고 설계사에게 선택권을 주는 식으로 융통성 있게 법이 시행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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