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피해자 하상숙 할머니 별세. 28일 서울 강동구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장례식장 12호실에 마련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하상숙 할머니의 빈소에 영정 사진이 놓여있다. /사진=뉴스1
위안부 피해자 하상숙 할머니 별세. 28일 서울 강동구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장례식장 12호실에 마련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하상숙 할머니의 빈소에 영정 사진이 놓여있다. /사진=뉴스1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하상숙 할머니가 28일 별세했다. 향년 90세.

하 할머니는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던 중에도 '죽으면 고향 부모님 묘지 옆에 함께 묻어달라'는 의사를 표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에 따르면 하 할머니는 이날 오전 9시10분쯤 서울 강동구 중앙보훈병원에서 신부전·폐부전 등 건강이 악화돼 운명을 달리했다.


하 할머니의 빈소는 이날 오후 4시쯤 서울 강동구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장례식장 12호실에 마련됐다. 오랜 기간 병상에 있었던 할머니를 간호해온 셋째 딸 류모씨, 후원자 김모씨 등이 조문객을 맞고 있다.

김씨는 "하 할머니는 본인 의사 표현이 강하신 분이셨다"며 "열흘 전쯤 '죽으면 고향 부모님 묘지 옆에 함께 묻어달라'는 말을 남기셨다"고 전달했다. 해방 이후에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한 채 60여년을 중국에서 보낸 하 할머니의 마지막 소원은 평범하고 특별했다.


류씨는 "중국에서 수십년간 힘든 생활을 하면서 내색을 하지 않으셨던 분이다. 위대한 어머니셨다"고 회상했다.

한편 하 할머니는 1927년 충남 서산시 출생으로 17세 당시 돈을 잘 벌 수 있다는 말에 중국의 위안소로 끌려가 고초를 겪었다.

그는 해방 이후에도 오래도록 귀국하지 못하고 60여년간 중국에 거주했다. 1999년 국적 회복 판정을 받았고, 2003년부터 2년간 한국에 잠시 거주하기도 했다.


하 할머니는 2000년 일본 도쿄에서 열린 '일본군 성노예 전범 여성 국제법정'에 증인으로 참석했다. 그 밖에도 정기 수요집회에 참석하는 등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그의 별세로 정부에 등록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 생존자는 국내 35명과 국외 1명 등 총 36명으로 감소했다. 지금까지 세상을 떠난 정부 등록 피해자는 203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