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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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은 안쓰는 것이다.” 

“옷은 기본이 22년이다.”
“지금 저축하지 않으면 나중에 하기 싫은 일을 해야 한다.”

KBS TV프로그램 <김생민의 영수증>에서 개그맨 김생민이 한 말이다. 욜로(YOLO) 라이프가 대세인데 이게 무슨 말인가 싶지만 김생민의 어록은 최근 많은 사람의 공감을 얻는다. ‘아껴야 잘 산다’는 말은 언제부터인가 구문이 돼버렸다.


TV에 나오는 연예인들은 하나같이 돈 자랑에 여념이 없고 이를 본 사람들은 과소비에 무감각해졌다. 하지만 우리나라 근로자의 월급은 제자리다.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올 들어 실질임금 상승률이 0%대에 접어들었다. 절약이 다시 미덕이 되는 이유다.

◆가계부로 소비습관 바꾸자


돈을 아끼려면 자신의 소비패턴을 먼저 파악해야 한다. 월말에 나오는 카드명세서로 자신이 한달 동안 어디에 얼마나 썼는지 확인하면 늦는다. 이미 써버린 돈을 후회할 뿐 다음달에도 비슷한 패턴을 반복할 확률이 높다. 따라서 어디에 얼마나 쓰는지 수시로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기 전에 소비목록을 복기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가계부 쓰기가 재테크의 첫걸음인 이유다.

가계부 쓰기는 어렵지 않다. 하루에 5분가량만 투자하면 되지만 귀찮아서 미루다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하루 중 일정한 때를 가계부 작성시간으로 정하는 것이 좋다. 자기 전이나 식사 후 등 자신의 생활습관에 따라 정하면 된다.


시간을 정했다면 가계부 작성, 반성, 예산 결정으로 큰 틀을 잡는다. 보통 가계부를 쓴다고 하면 기록하는 단계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가계부를 쓰는 주된 목적은 합리적 소비를 위해서다. 반성과 예산 결정단계를 거치지 않으면 원래의 취지를 잃는다.

<한줄 가계부> 저자인 박종기 머니앤리치스 대표는 소비항목을 삶에 필요한 순서로 나누는 ABC가계부 작성법을 제시했다. 교통비·통신비·세금·식대 등 필수적인 소비를 A로, 교육비·육아비·미용 등 필요한 소비를 B로, 쇼핑이나 과태료 등의 소비를 C로 구분하는 방법이다. 여기서 C 항목 지출을 최소화하면 쓸데없는 지출이 줄어든다. 나아가 A·B 항목의 지출도 최대한 줄이면 비교적 많은 여윳돈을 모을 수 있다.

그러나 신용카드·모바일 간편결제 등을 많이 이용하면 자신이 어디에 얼마나 썼는지 파악하기 어렵다. 결제방식이 다양화되면 영수증을 모으는 일이 번거로워지기 때문이다. 이때 사용 가능한 것이 ‘가계부 앱’이다. 가계부 앱은 거래은행을 포함해 자신이 사용하는 결제 도구를 앱에 등록하면 자동으로 지출내역이 정리되는 장점이 있다. 또 그래프를 통해 월별, 분야별 소비패턴을 파악하기에도 용이하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이 재무관리를 해주는 가계부도 나와 더욱 편리해졌다. 다만 자동결산에 익숙해지면 소비패턴 파악에 소홀할 수 있으므로 주의하자.


[머니S토리] 부자되는 습관, ‘작은 돈’부터 굴려라

◆여윳돈 굴릴 재테크 상품은 ‘이것’

소비를 줄여 여윳돈을 만들었다면 이제 굴릴 차례다. 소액이라고 무시하면 안된다. 하루 커피값 5000원을 30년간 연 2% 복리로 모은다면 이자만 2000만원이 붙어 7000만원이라는 큰돈이 생긴다.

금융권에서는 소액투자를 원하는 소비자를 위해 관련상품을 속속 내놓았다. 은행권에서는 소비자가 절약한 돈을 하루 단위로 저축할 수 있는 적금상품을 선보였다. 매일 1000원씩 저축금액을 늘리는 방식, 목적을 설정해두면 매일 알림을 보내주는 서비스, 한달에 한번씩 모은 돈을 돌려주는 상품 등 종류가 다양하다.

또 최근에는 P2P(개인간) 투자나 크라우드펀딩 등도 뜬다. P2P대출투자는 온라인에서 대출자와 투자자를 중개해주는 플랫폼이다. P2P 투자상품은 5000원 이상의 소액투자가 가능하고 은행 예금금리보다 높은 연 10%가량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최근에는 만기가 비교적 짧은 부동산 프로젝트 관련 P2P투자가 인기다. 크라우드펀딩은 신생벤처기업이나 음악·공연·예술 등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것이다. 이들 상품은 높은 수익을 보장하는 만큼 손실 위험도 있다.

P2P투자는 개인이 연간 1000만원, 대출상품별로는 500만원까지만 가능하다. 크라우드펀딩 역시 투자한도가 500만원, 동일 발행인 투자한도는 200만원으로 제한된다.

주식도 소액으로 장기간 투자하기 좋은 자산이다. 삼성전자처럼 현재 비싼 주식이 아닌 주당 가격이 싸면서 성장 가능성이 큰 종목을 매수하면 시간이 지난 후 큰 수익으로 돌아올 수 있다. 기관투자자들은 이 전략을 ‘로우프라이스(저가) 투자’로 부른다. 로우프라이스 투자전략은 1989년 출시된 피델리티로우프라이스펀드가 장기적으로 고수익을 추구하기 위해 전세계 저가 중소형주에 투자한 데서 비롯됐다.

과거 사례를 보면 국내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삼성전자도 1990년대엔 3만원 수준이었다. 코스닥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달리는 바이오기업 셀트리온 역시 2005년 상장 당시에는 5200원의 저가주로 시작했다. 지난 14일 기준 삼성전자의 주가는 250만원, 셀트리온은 11만8000원을 넘어섰다.

한 증권사 PB는 “주식은 한국경제가 발전하면서 같이 불어나는 자산이기 때문에 소액으로 꾸준히 사들이는 방식이 유효하다”며 “한 종목에만 투자하지 말고 상장지수펀드(ETF)나 상장지수증권(ETN) 등을 이용해 분산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06호(2017년 9월20~26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