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인드채용 확대… 자기소개서와 면접서 직무 연관 경험·지식 보여줘야”

주요 대기업들이 2017년 하반기 공개채용에 나선 가운데 좁은 취업문을 뚫기 위해선 직무 연관성과 잠재 역량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주요 대기업 인사담당자들은 인재를 뽑는 기준으로 스펙보다 이 두가지를 중요 기준으로 제시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지난달 5~8일 전남대, 충북대, 경북대, 부산대에서 ‘2017년 주요 그룹 지역인재 채용설명회’를 개최했다.

설명회에 참여한 삼성·LG·한화·LS·코오롱 등 주요 그룹 인사담당자들은 서류전형과 면접 모두 자기소개서를 중심으로 진행되기에 직무관련 경험과 역량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삼성 인사담당자는 “지원서에 작성하는 전공과목 이수내역, 직무관련 활동경험, 에세이 등을 통해 지원자가 직무관련 어떤 노력을 했고 어떤 점을 성취했는지를 본다”고 말했다. 한화 인사 담당자도 “지원 직무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인재를 선호한다”고 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사진=이미지투데이

인사담당자들은 선호하는 자기소개서 작성 방법도 공개했다. 지원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두괄식으로 작성하는 게 좋다는 것. 또 지원하는 기업의 정확한 공식명칭을 적어야 하며 직무와 전혀 관련 없는 내용은 오히려 감점요인이 된다고 설명했다. 

대기업 대다수가 실시하는 인적성검사는 정답이 정해져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지원자가 생각하는 그대로를 답변해야 일관성 있는 결과가 나온다고 강조했다. 


주요 그룹의 하반기 채용제도를 살펴보면 삼성그룹의 경우 채용 접수창구는 커리어삼성으로, 삼성직무적성검사(GSAT) 시행 일정은 전 계열사 모두 오는 22일로 단일화했다.

올해는 지난해와 달리 그룹차원이 아니라 계열사별로 필요 인력을 선발하는데 채용전형은 직무적합성평가→직무적성검사(GSAT)→면접→건강검진 순으로 진행되고 2018년 2월 이전 졸업자나 졸업예정자에 한해 지원이 가능하다.


영어회화 성적은 오픽(OPIc)과 토익스피킹만 인정한다. 직무적합성평가는 전공과목 이수내역, 직무관련 활동경험, 에세이 등을 통해 지원자가 직무와 관련해 기울인 노력과 성취를 보는데 이와 무관한 스펙은 반영되지 않는다.

현대자동차는 올 하반기부터 새롭게 상시채용 면담프로그램인 ‘힌트(H-Interview의 줄임말)’를 도입했다. 힌트는 지원자들의 스펙에 대한 정보 없이 블라인드 방식으로 채용 담당자와 상시 면담을 진행하고 지원자의 직무에 대한 관심도와 역량을 중심으로 채용하는 프로그램이다.

힌트에 참여하려면 현대차 채용홈페이지에서 상시 면담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사유를 1000자 내외로 작성해 제출하면 된다. 학교, 학점, 외국어 점수, 자격증, 수상 경력 등과 같은 사항은 요구하지 않는다.

현대차는 10월부터 약 50~100명의 대상자를 선발해 채용 담당자와의 면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LG그룹은 서류전형→인적성검사→면접 순으로 채용을 진행한다. LG는 계열사별로 최대 3곳까지 서류지원을 할 수 있다. 서류가 통과되면 인적성검사는 한번만 본다. 이를 통과하면 지원한 회사 모두에서 면접을 볼 수 있다.

롯데그룹은 신입공채 이외에 지원자의 직무수행 능력만 평가해 선발하는 ‘SPEC태클’ 채용제도가 있다. 서류접수 시 이름, 연락처, 해당 직무와 관련된 기획서 또는 제안서만 제출받고 있으며 기획서나 제안서에는 회사별, 직무별 특성을 반영한 주제 관련 미션수행이나 프레젠테이션 등을 요구한다.

한화그룹은 화약, 방산, 무역, 기계 등 전 부문에서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에 나선다. 계열사별로 차이가 있는데 이달 중으로 서류접수를 마감하며 필기시험이나 인적성 시험을 실시하지 않고 서류전형과 심층 면접전형으로만 선발하는 게 특징이다.

나진 한화 인재개발팀장은 “지원 직무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조직 구성원과 활발한 소통을 즐기는 인간미 넘치는 지원자를 환영한다”고 말했다.

LS그룹은 LS전선, LS산전, LS-Nikko동제련, LS엠트론이 그룹공채를 진행하며 계열사 간 중복지원은 허용하지 않는다. E1은 별도로 채용을 진행한다. 전형은 통상 서류전형→인적성검사→1·2차 면접→채용검진 순으로 실시한다.

유환익 한국경제연구원 정책본부장은 “공공기관이 올 하반기부터 블라인드채용을 실시하면서 대기업들도 스펙을 보지 않는 블라인드 면접 및 채용을 확대하고 있다”며 “자기소개서와 면접에서 직무와 연관된 경험과 지식을 잘 보여줘야 취업에 유리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