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S토리] 대한항공, ‘스카이팀’ 활용도 높인 이유
최윤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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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15 |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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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팀 소속 항공사 로고. |
대한항공이 항공동맹 ‘스카이팀’의 활용도를 높이고 있다. 저비용항공사(LCC)의 위협이 커지는 가운데 스카이팀 내 회원사와 협력을 강화해 시장영향력 확대를 도모함은 물론 투자에 성공하며 다양한 이득을 얻어냈다.
◆ 대한항공 첫 조인트벤처 주목
최근 글로벌 항공업계의 가장 큰 이슈는 항공사간 조인트벤처다. 항공업계에서 말하는 조인트벤처란 별도의 법인을 설립하진 않지만 한 노선을 놓고 둘 이상의 항공사가 하나의 항공사처럼 운항하는 것을 뜻한다. 좌석을 공유하는 기존의 공동운항(코드셰어)에서 한발 더 나아가 노선전략을 함께하며 운임결정, 마케팅 등 모든 방면에서 하나의 회사처럼 움직이는 계약 구성체다. 현재 글로벌 항공업체들은 태평양·대서양·대양주 등 전세계 노선에서 19개 이상의 조인트벤처를 운영 중이다.
조인트벤처가 떠오른 건 저비용항공사의 등장으로 항공사간 경쟁이 치열해져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대형항공사(FSC)간 조인트벤처가 활발히 이뤄지는 것은 이들이 LCC의 성장에 위협을 느끼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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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이 지난 6월23일(현지시간) 미국 L.A.에 위치한 윌셔 그랜드 센터에서 양사 최고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델타항공과 태평양 노선 조인트 벤처(Joint Venture) 운영 등의 내용을 담은 협정을 체결했다. (오른쪽 세번째부터)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에드 바스티안(Ed Bastian) 델타항공 최고경영자, 스티브 시어(Steve Sear) 델타항공 국제선 사장 및 글로벌 세일즈 전무. /사진=대한항공 제공 |
글로벌 업계에선 지난 2009년부터 조인트벤처 붐이 일었지만 국내항공사가 참여한 것은 최근 대한항공과 델타항공의 협정이 처음이다. 양사의 조인트벤처는 영향력이 클 것으로 기대된다. 아시아와 미주대륙을 잇는 노선에서 영향력이 수직상승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특히 내년 상반기 인천공항 제2터미널 개장과 맞물려 시너지가 커질 것으로 양사는 기대한다. 기존 델타항공은 일본 나리타공항을 아시아지역 제1거점 허브공항으로 사용해왔는데 이 지분이 얼마나 많이 인천공항으로 향할지도 관심사다.
두 회사의 조인트벤처는 아직 성립된 것이 아니다. 양사는 지난 7월 한국과 미국정부에 조인트벤처 운영인가를 신청하고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다만 설립 인가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견해다. 양사는 지난 2002년 이미 반독점면제(ATI)권한을 취득해 타 업체들의 법적제소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제트블루항공 등 항공사가 미국 교통부에 진정서를 넣었는데 이들은 거의 모든 조인트벤처에 이같이 대응해왔다”며 “실제로 불허한 사례는 한번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양사는 지난 2007년에는 대한민국 국토교통부로부터 제휴에 대한 승인도 받았다. 과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추가 판단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전세계적 추세를 봤을 때 반려될 가능성은 낮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과 델타항공의 조인트벤처는 미주노선 매출이 감소하던 대한항공의 매출증대는 물론 나리타공항 환승객을 인천공항으로 돌리는 효과까지 이끌어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고 말했다.
◆ 체코항공 투자로 '윈-윈' 효과
최근에는 대한항공의 체코항공 지분 매각 사실이 알려져 주목을 끌었다. 적자를 기록하던 체코항공 지분을 매입해 흑자전환한 뒤 되판 것. 투자 성공으로 수익을 남겼을 뿐 아니라 위기에 빠진 항공동맹 회원사에 자금을 지원해 성공적인 회생을 도왔다는 명예도 더해졌다.
스카이팀의 다섯번째 회원사이자 체코 국영항공사인 체코항공은 2000년대 후반부터 유럽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인 LCC에 밀려 경영위기를 맞았다. 당시 체코항공을 비롯한 많은 항공사들이 위기를 맞았고 헝가리 국적항공사인 말레브 등이 파산하기도 했다.
위기상황에서 대한항공은 체코정부의 지분 매각에 유일하게 참여한 회사였다. 체코항공이 공영기업이라 경영권을 갖지 않는 지분 44%만 인수했지만 회생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게 항공업계의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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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체코항공 |
체코항공은 대한항공의 지분 매입을 계기로 인천-프라하 운항을 시작했고 이 노선은 체코항공의 가장 수익성 높은노선으로 자리매김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건실한 이미지를 가진 대한항공이 체코항공 지분을 보유함으로써 체코항공이 항공기 리스조건 등에서 이득을 본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체코항공은 대한항공에 지분을 매각한 뒤 약 2년반만에 흑자전환했고 지난해 1000만유로(한화 약 135억6000만원)의 순익을 올린 회사로 거듭났다. 대한항공은 매수했던 지분을 체코 항공업체에 매각했다. 대한항공이 이 지분을 얼마에 매각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인수가가 한화 약 36억원에 불과했던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이익을 남겼을 것으로 업계는 추정한다.
업계 관계자는 “체코항공 매각차익은 대한항공 재무구조 개선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체코항공 투자로 얻은 무형의 이익도 적지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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