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5세 사장님, 월 임대수익 3342만원
만 16세 아르바이트생 월 소득 73만원

사업장 대표로 등록된 미성년자 대부분이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부동산으로 높은 임대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아가 미성년 금수저와 흙수저의 격차도 상당한 것으로 집계됐다. 


1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직장가입자 부과액’ 자료를 분석한 결과 18세 미만 직장가입자 수는 총 6244명으로 이 중 236명이 사업장 대표로 등록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성년자 대표들이 등록돼 있는 업종은 부동산 임대업이 217명으로 92%를 차지했다. 이들 중 85명(36%)은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에 사업장을 두고 있다.


다른 업종 영위자는 숙박음식점업(5명), 기타공공사회서비스업(4명), 도소매 및 소비자용품수리업(4명), 운수·창고·통신업(2명), 제조업(2명) 등이다.

미성년자 사업장 대표들의 월평균 소득은 357만원으로 평균 연봉은 4291만원에 달했다. 특히 24명은 평균 연봉이 1억원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23명이 부동산 임대업자다.

/표=박광온 의원실
/표=박광온 의원실

소득이 가장 높은 대표자는 사업장이 강남구에 위치한 만 5세의 부동산 임대업자로 월 소득이 3343만원, 연봉으로 계산하면 약 4억원이다.

그 다음은 월 1287만원, 연봉 1억5448만원을 올리는 만 10세 서울 중구 부동산 임대업자, 월 1255만원, 연봉 1억5071만원의 만 8세 서울 중구 부동산 임대업자 순으로 조사됐다.


건강보험공단에 근로자(아르바이트)로 등록돼 있는 만 15, 16, 17세 청소년 가입자의 월평균 소득은 각각 99만원, 73만원, 98만원으로 이른바 금수저와 흙수저간 격차가 상당했다.

박 의원이 국세청의 ‘2015년 귀속년도 근로소득 천분위’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근로자들의 중위소득 평균 연봉은 2299만원으로 월평균 191만원 수준이다.


나이와 상관없이 상속과 증여를 통해 사업장 대표가 되는 것이 불법은 아니다. 그러나 공동대표로 임명한 후 월급만 지출해 ‘가공경비’를 만드는 행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또 소득을 여러명에게 분산할수록 누진세율을 피할 수 있어 세금을 과소납부할 여지가 크다는 우려도 있다.

박 의원은 “한살짜리 미성년자가 대표로 있는 것은 정상적인 경영형태가 아니다”며 “법의 허점을 이용한 편법적인 증여로 볼 수 있기 때문에 법적,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