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 안토니오 몬시뇰 선종. 사진은 하 안토니오 몬시뇰(오른쪽). /사진=뉴시스
하 안토니오 몬시뇰 선종. 사진은 하 안토니오 몬시뇰(오른쪽). /사진=뉴시스

천주교 부산교구 사제인 '독일인 신부' 하 안토니오(안톤 트라우너) 몬시뇰(가톨릭 고위 성직자)이 14일 숙환으로 선종했다. 향년 95세.

그는 사제 서품을 받은 지 3개월 만인 1958년 7월5일 부산 남구 우암동 동항성당 1대 신부로 부임했다. 그는 우암동 판자촌에 정착한 뒤 57년간 부산에서 평생을 빈민 구제와 교 육사업에 헌신해 '달동네의 성자'로 불려왔다. 개인 재산을 털어 밀가루·옷을 구입해 피난민에게 나눠주고 전쟁고아를 보살폈다.


1965년 가난한 학생들의 자립을 돕기 위해 기술학원도 설립했다. 이 학원은 현재 부산문화여자고등학교로 남아 있다. 1977년 조산원도 설립했다. 이 조산원은 1992년 인근에 병원이 들어서며 폐업했지만 신생아 2만6000여명이 거쳐 갔다.

그는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2005년 교황 베네딕토 16세로부터 가톨릭교회의 명예 고위 성직자(Prelate of Honour)인 '몬시뇰'에 임명됐다. 2011년에는 부산 명예시민이 됐고, 2015년에는 국민추천 포상 수상자로 선정돼 국민훈장 모란장을 수상했다.

한편 그의 장례미사는 16일 오전 10시 부산 수영구 남천동 남천성당에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