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은 바쁘다. 주변을 돌아볼 틈이 없다. 하지만 우리가 무심코 스쳐 지나가는 순간에도 한번쯤 우리를 돌아보게 하는(zoom) 무언가가 있다. ‘한줌뉴스’는 우리 주변에서 지나치기 쉬운 소소한 풍경을 담아(zoom) 독자에게 전달한다. <편집자주>

17일 지하철 4호선 안산구간 한 역사의 스크린도어가 작동하지 않는 가운데 전동차가 빠르게 역사를 빠져나가고 있다. /사진=박흥순 기자
17일 지하철 4호선 안산구간 한 역사의 스크린도어가 작동하지 않는 가운데 전동차가 빠르게 역사를 빠져나가고 있다. /사진=박흥순 기자

17일 출근길에 지하철 4호선 안산 구간의 한 역에서 전철을 기다렸다. 이른 시간임에도 많은 사람이 승강장에 모여있었다. ‘자살 명소’로 악명이 높은 이곳에서는 지난 8~9월 연달아 사망사고가 일어났다. 지난달 11일에는 한 청소노동자가 전동차에 치여 사망하는 사고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에 안산시는 한국철도시설공단과 한국철도공사에 스크린도어 설치를 적극적으로 요구했고 지난달 말 설치가 완료됐다. 그러나 한달이 지난 이날까지 스크린도어는 단 한차례도 작동하지 않았다.


작동하지 않는 스크린도어 주변에는 노인 서너명이 시민들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었다. 그들은 경광봉을 하나씩 들고 있었지만 그마저도 힘에 부쳐보였다. ‘안전요원’의 안전이 오히려 더 걱정스러운 아이러니한 상황도 벌어졌다.

스크린도어가 작동하지 않는 것에 대한 변명거리는 분명히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어떤 변명도 시민의 안전과 목숨을 지켜주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