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드라마 '스카이캐슬'은 1%대의 시청률로 시작해 19%대까지 매회 놀라운 대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웃음과 풍자를 모두 잡으며 블랙코미디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는 스카이캐슬. 얽히고 설킨 가족관계부터 자녀를 명문대에 보내려는 부모들의 욕망, 인물들의 미묘한 심리까지 완벽하게 녹여낸 '스카이캐슬'에 시청자들은 열광하고 있다. 그야말로 스카이캐슬 열풍이다. <편집자주>


①'SKY 캐슬' 부모들, 사기 캐릭터

스카이캐슬 포스터. /사진=jtbc
스카이캐슬 포스터. /사진=jtbc

기존의 드라마 틀에서 벗어난 캐릭터들의 향연. ‘SKY 캐슬’은 한 인물에 주력하는 것이 아닌 캐릭터 하나하나에 사연을 담아 한순간도 시선을 뗄 수 없게 만들며 긴장감을 극대화하고 있다. 탄탄한 스토리뿐 아니라 매회마다 드라마 몰입을 높이는 명품배우들의 열연으로 호평을 받고 있는 'SKY 캐슬'.  

한서진(염정아), 노승혜(윤세아), 진진희(오나라) 등 엄마들과 준상(정준호), 치영(최원영), 민혁(김병철), 양우(조재윤)등 각기 다른 인물들의 모습을 입체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에 맞서 욕망을 세상에 알리려는 이수임(이태란), 캐슬퀸의 욕망을 실현해주고자 하는 입시 코디네이터 김주영(김서형)도 'SKY캐슬'의 풍자에 힘을 보태고 있다. 

드라마의 성공을 주도하고 있는 '믿고 보는' 배우들인 만큼 상반된 캐릭터를 연기한 과거 출연작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 사람이 그 사람이었어?"라며 놀랄 만한 스카이캐슬 배우들의 과거 출연작 속 캐릭터를 살펴봤다.   

염정아. /사진=영화 '완벽한타인' 스틸컷
염정아. /사진=영화 '완벽한타인' 스틸컷

◆염정아

"아갈머리를 확 찢어버릴라"라는 유행어를 남긴 한서진 역을 맡은 배우 염정아. 지난 1991년 미스코리아 선에 당선되며 연예계에 데뷔한 염정아는 올해 데뷔 29년차가 됐다. 염정아는 자신의 연기 내공을 통해 스크린부터 안방까지 제대로 사로잡고 있다. 곽미향이라는 과거가 밝혀진 후 인물들과 불꽃 신경전을 펼치며 극의 긴장감을 채우고 있다. 특히 가족에게 들키지 않도록 드레스룸에서 ‘음소거 오열’을 펼친 장면은 섬세한 감정 연기가 빛난 명장면으로 꼽힌다.

염정아는 지난해 10월 개봉한 영화 ‘완벽한 타인’(이재규 감독)에서 감성이 가득한 주부 수현 역을 맡아 '스카이캐슬' 속 곽미향과 정반대인 캐릭터를 열연했다. 도회적인 이미지와는 다르게 영화 속 염정아는 남편에게 순종적이지만 일탈을 꿈꾸는 수현의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하며 작품의 한 축을 든든히 담당했다. 이에 ‘완벽한 타인’은 500만 관객을 돌파하며 비교적 적은 편인 순제작비 38억원으로 알짜 흥행을 터뜨렸다.


김서형. /사진=MBC '엄마가 뭐길래' 제공
김서형. /사진=MBC '엄마가 뭐길래' 제공

◆김서형

“전적으로 절 믿으셔야 합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평정심과 냉철함을 유지하며 상위 1% 캐슬 퀸들을 향해 거침없는 말을 내뱉는 차가운 인물 김서형. 극중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합격률 100%를 만드는 VVIP 입시코디네이터인 김주영 역을 맡은 김서형은 서늘함을 배가하려는 듯 한올의 오차도 없이 깔끔하게 넘긴 ‘올백머리’와 검은 옷을 입고 등장, 매회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도도하고 차가운 역할만 맡았을 것 같은 김서형은 2012년 방송된 MBC 드라마 '엄마가 뭐길래'에서 코믹 캐릭터에 도전했다. 극 중 나문희의 둘째딸인 '서형' 역을 맡아 천성이 낙천적이고 밝으면서도 철없고, 걱정 없고, 위기감조차 없는 성격을 천연덕스럽게 소화해 코믹 본능을 드러냈다. 아쉽게도 김서형이 출연한 '엄마가 뭐길래'는 2012년 방송 도중 시청률 부진으로 갑작스럽게 폐지됐다.

윤세아. /사진=신사의 품격 방송캡처
윤세아. /사진=신사의 품격 방송캡처

◆윤세아

우아하고 도도한 노승혜 역을 완벽히 소화하고 있는 배우 윤세아. 윤세아는 욕망이 들끓는 명문가 사모님 사이에서 중립적인 태도를 유지하는 가장 객관적이고 이성적인 인물을 맡고 있다. 자녀교육에 고군분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그래도 아이들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려 노력하는 낭만적인 감성을 지닌 엄마 역할이다. 

과거 그는 SBS '신사의 품격'에서 예쁘고 섹시한 데다 발랄한 프로 골프선수 홍세라 역할을 맡아 김수로와 달달한 로맨스를 펼쳤다. 극중 윤세아는 자신의 감정표현에 솔직하고 어떤 상황에서도 쉽게 기죽지 않는 당찬 여성 캐릭터를 맡아 도발적인 매력을 발산하기도.


이태란. /사진=결혼의 여신 방송캡처
이태란. /사진=결혼의 여신 방송캡처

◆이태란

'SKY 캐슬' 속 이태란은 캐슬에 입주한 후 입시 스트레스로 상처받는 아이들의 마음을 보듬어줬고 그릇된 입시 문화를 타파하기 위해 한서진(염정아 분), 진진희(오나라 분) 및 기존의 캐슬 입주자들과 부딪히며 갈등을 해결해 나가는 이수임 역할로 드라마의 스토리를 견인하고 있다.

과거 이태란은 SBS 주말드라마 ‘결혼의 여신’에서 전직 아나운서 출신의 재벌가 며느리 홍혜정 역으로 열연했다. 극중 가난한 구청 공무원의 딸이었던 혜정은 3년간 만난 아나운서 선배를 가차 없이 버리고 자신에게 접근한 바람둥이 재벌 2세와 결혼해 마침내 청담동 사모님으로 ‘신분 업그레이드’에 성공하지만 사사건건 자신을 무시하는 시어머니와 남편으로 인해 불행한 삶을 살아가는 캐릭터를 맡았다.


오나라. /사진='나의아저씨' 방송캡처
오나라. /사진='나의아저씨' 방송캡처

◆오나라

"어마마? 왜 있잖아요~" "왠일이니 왠일이야." 귀엽고 사랑스러운 매력과 동시에 만능 엄마를 꿈꾸는 진진희 역할을 맡아 안방극장을 찐찐앓이로 만든 오나라. 오나라는 'SKY 캐슬'에서 우양우(조재윤 분)의 아내 진진희 역할로 시청자와 만나고 있다. 한때 '청담동 핫팬츠'로 불리던 노는 언니 진진희는 건물주의 딸이라는 금수저 신분으로 의사 우양우와 결혼, 스카이캐슬에 입성한 여자다.

허당미를 발산하고 있는 'SKY 캐슬' 속 인물과 달리 오나라는 전작 tvN '나의 아저씨'에서 ‘스님을 사랑한 여자’ 정희로 분해 ‘나의 아저씨’ 속 후계동 사람들의 안식처 ‘정희네’의 사장이자 자신의 가게를 찾아오는 이들에게 위로받는 여린 인물을 맡아 열연한 바 있다.


정준호. /사진=영화 '가문의 영광5-가문의 귀환' 스틸컷
정준호. /사진=영화 '가문의 영광5-가문의 귀환' 스틸컷

◆정준호 

‘SKY 캐슬’에서 명문가 금수저 정형외과 교수 강준상 역을 맡은 정준호. 자기 잘난 맛에 살았지만 그래도 아내보단 침착해 보였던 강준상은 “비교과는 또 뭐야? 공부만 잘하면 됐지 뭐가 그렇게 복잡해”라며 입시에 대해선 전혀 모르지만 서울의대쯤은 당연히 합격할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딸 강예서(김혜윤)의 전교회장 선거를 통해 경쟁자 황치영(최원영)보다 우위에 서고자하는 내면이 폭발, 혜나(김보라)의 과거가 밝혀지며 캐슬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1995년 MBC 공채 탤런트로 데뷔한 정준호. 잘 생기고 중후한 매력에서 뿜어 나오는 카리스마, 이와 정반대로 거침없이 망가지는 연기의 대가로 알려진 정준호는 영화 ‘두사부일체’와 후속작 ‘투사부일체’ 그리고 ‘가문의 영광’과 ‘가문의 귀환-가문의 영광5’, 시리즈까지 리얼한 코믹 연기로 인상을 남긴 바 있다.

최원영. /사진='백년의 유산' 방송캡처
최원영. /사진='백년의 유산' 방송캡처

◆최원영

강준상의 라이벌뿐 아니라 세상 모든 남자의 공공의 적일 것 같은 존재 황치영 교수. 환자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의사이자 아내 이수임(이태란 분)과 아들 황우주(찬희 분)에게는 다정한 남편과 아빠로서 지혜롭고 사려 깊은 부모의 모습을 선보이고 있다. 'SKY 캐슬' 가족들이 입시와 가정사 등으로 갈등에 빠지는 중에도 큰 흔들림 없던 황치영 가족에게 황우주가 살해 용의자로 지목되는 위기가 닥쳐와 어떻게 위기를 풀어낼 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런 그가 2013년 방송된 MBC '백년의 유산'에서는 마마보이에 아내에 대한 의심과 집착, 허술한 행동으로 '완벽한 찌질남으로 분해 시청자들을 매료시킨 바 있다. 최원영은 민채원(유진 분)을 사랑하면서도 아무것도 해주지 못하는 모습으로 '등신 남편'으로 등극했고 이혼 후에는 민채원을 졸졸 따라다니는 스토커 기질을 발휘했다. 최원영은 찌질남에게서 느껴지는 매력인 이른바 '찌질파탈'을 마음껏 과시하며 여성시청자의 모성애를 자극했다.

김병철./사진='도깨비' 방송캡처
김병철./사진='도깨비' 방송캡처

◆김병철 

‘야망의 화신’ 로스쿨 교수 차민혁 역을 맡은 배우 김병철. 차민혁은 야망에 눈이 멀어 아내와 자식을 못살게 구는 인물로 '독불장군' 그 자체다. 쌍둥이 아들에게도 서로 꺾고 1등을 해야 한다고 강조할 정도로 성적, 성공에 집착하며 하버드에 입학한 줄 알았던 딸 차세리(박유나 분)가 거짓입학을 했던 사시을 뒤늦게 알고 분노를 드러낸다. 아이들의 교육에는 자신만만한 민혁이지만 혹시나 비극이 닥쳐올 수도 있다는 걱정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는 캐릭터다.

tvN 드라마 ‘도깨비’에서 보라색 긴 혀를 날름거리며 구천을 떠도는 악귀이자 간신 박중헌 역을 맡아 열연했던 김병철. 특유의 발음법으로 “파국이다”고 말하는 장면은 많은 패러디를 양산했다. 김신과 대적하는 악역으로 그의 존재감이 빛을 발하지 못했다면 균형이 무너졌을 터. 김병철의 훌륭한 연기는 도깨비 김신과의 팽팽한 긴장감을 조성하는 1등공신이 됐다.

조재윤./사진='태양의 후예' 방송캡처
조재윤./사진='태양의 후예' 방송캡처

◆조재윤

'SKY 캐슬' 속 가장 보편적인 이 시대 아버지상을 그리고 있는 우양우 역을 맡은 조재윤. 입시를 위해 맹목적인 다른 아버지들 사이에서 우양우는 심약하고 가정적인 가장으로 묘사된다. 집에서는 매사에 요란한 아내 진진희(오나라)에게 휘둘리고 자신의 건강보다는 SKY 캐슬과 병원 내 입지 및 라인을 고려해야 하는 가장이며, 중학생인 아들이 공부 스트레스 없이 행복하기만 하면 좋겠지만 부모로서 입시 걱정을 할 수밖에 없는 모습이 공존한다.

앞서 그는 KBS2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서 우르크에 파견된 건설업체 과장인 진영수 역을 맡았다. 진영수는 탐욕스럽고 권력욕 강한 성격에 현실과 타협하는 인물로 극한의 환경 속에서 정의를 추구하는 송중기(유시진 역)와 진구(서대영 역) 사이에서 대립각을 세운 바 있다. 뿐만 아니라 MBC ‘기황후’에서 반전 캐릭터인 매박수령 골타를 연기하며 최고의 악역으로 호평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