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지형 웹툰 작가 "블레이드 노트 연재중단, 내 잘못"
채성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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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네이버웹툰 홈페이지 |
◆만남부터 연재중단까지
2년전 갈등이 불거진 것은 지난달 14일 송 작가의 신규 웹툰 ‘버그’가 연재되면서부터다. 과거 블레이드 노트를 즐겨보던 독자들이 송 작가의 웹툰 ‘버그’에 “당시의 일을 해명하라”는 의견을 남기고 별점테러를 진행하면서 해당 이슈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두 작가의 첫 만남은 2004년 출판사 담당기자 주선으로 이뤄졌고 차기작 ‘마샬스쿨’의 시놉시스와 스토리를 소개하면서 연을 맺었다. L사 공모전을 통해 의기투합할 기회가 있었으나 기회를 놓친 송 작가는 이후 신작 S.I.N 시놉시스를 통해 다시 윤 작가에게 연재를 제안했다고 전했다.
그는 “S.I.N을 일본 메이저잡지에 연재하고 싶었으나 윤 작가의 강력한 주장으로 네이버를 찾게 됐다”며 “설정과 제목을 한국식으로 바꿔야 한다는 의견에 따라 블레이드 노트로 변경했다”고 전했다.
블레이드 노트는 두 작가가 한달에 한번 정도 만나 4회 분량의 스토리를 브레인스토밍해 콘티가 나오면 원고를 제작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윤 작가의 경우 블레이드 노트를 포함해 3개의 작품을 연재했고 송 작가도 일본잡지에 격주 연재를 하는 스케줄 때문에 마감이 늦어지는 악순환이 발생했다.
송 작가는 “한 개의 콘티 내용만으로 3회의 액션을 만들테니 그동안 콘티 세이브를 해달라고 윤 작가에 요청했었다”며 “윤 작가와 합의 후 작업을 시작했지만 결과적으로 해당 에피소드가 연재종료까지 이어지는 사태의 방아쇠 역할을 했다”고 토로했다.
3화 분량의 원고 마지막 화 마감일에 전화로 대사를 수정하던 중 두 작가간 말다툼이 생겼고 그간 쌓인 감정이 폭발했다고 송 작가는 설명했다. 이후 스토리 회의 중 두 작가간 불화가 발생했고 콘티를 받지 못해 연재중단 위기에 놓이자 네이버 측에 중재를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 작가는 “담당자가 양측을 오가며 중재를 했고 시즌 마무리를 위해 원고를 진행했지만 이 시기 윤 작가로부터 어떤 연락도 받지 못했다”며 “이후 시즌종료까지 원고료는 물론 미리보기와 다른 수입에 대해 회사에서 원 단위까지 계산해 지급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네이버 담당자가 더 이상 연재할 경우 윤 작가가 법적 대응을 한다는 통보가 있었다고 전달 받아 새 중재안 3가지를 제시했다고 송 작가는 설명했다. 네이버 편집부가 윤 작가에게 콘티를 받아 통과시키면 송 작가가 원고를 제작하는 세 번째 중재안이 결렬되면서 연재종료로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그가 윤 작가를 선택한 이유
송 작가는 일련의 과정을 설명하며 윤 작가에게 연재를 제안한 배경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그는 “컨택중인 작가 대신 윤 작가에게 연재를 제안한 것은 10년전 마샬스쿨을 연재하지 못해 그의 데뷔를 막을 뻔한 일종의 채무감 때문이었다”며 “제 아이디어를 스토리로 만들어줄 누군가가 필요했고 그가 적임자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당시 일본 주간지에 격주 연재를 하고 있던 송 작가는 스토리까지 만들 시간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그는 윤 작가에 대해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송 작가는 “이 자리를 빌려 윤 작가에게 사과하고 싶다”며 “모든 일은 저의 욕심에서 비롯됐음을 인정하며 서로 다름을 이해하지 못하고 일방적으로 제 방식대로 몰아붙였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10년간 일본에서 일하던 방식에 너무 젖어 있어 마찰이 생기는 것을 뻔히 보면서도 그게 시너지가 발생하는 과정이라 믿었다”며 “그 과정에서 동료가 받는 고통과 스트레스를 알지 못했다. 윤 작가는 출판만화 밖에 생각하지 못한 제게 웹툰을 권했고 작가로서 더 성장하는 계기를 마련해 줬는데 저는 보답은 커녕 연재중단이라는 불명예를 안겼다”고 설명했다.
송 작가는 독자들에 대한 사과도 전했다. 그는 “독자 여러분께도 사과 드린다”며 “부도덕한 작가는 개인 뿐 아니라 그의 작품도 같이 비난받는 것이 당연하다”고 밝혔다. 수많은 질타와 악성댓글로 가족과 지인까지 고통 받았지만 어떤 대처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입장문에서 송 작가는 “모든 잘못은 저에게 있음을 시인하며 윤 작가와 저도 각자의 길에서 좋은 결과를 내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다만 버그의 경우 저 혼자의 것이 아닌 해마 작가와의 공동 작업물인 만큼 뜻하지 않게 그에게 피해를 주는 것 같아 죄송한 마음이다. 부족한 작품이지만 지켜봐 달라”고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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