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디지털 정글, 난공불락 기업도 무너지는 건 한순간"
People / 한승범 맥신코리아 대표
김창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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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범 맥신코리아 대표. /사진=맥신코리아 |
‘기업 온라인평판관리’. 이름조차 생소한 업역을 개척해 기업의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이가 있다. 한승범 맥신코리아 대표는 2013년 회사를 설립해 기업의 온라인 평판을 관리하고 위기를 막는 신시장을 개척했다. 그는 “우리는 난공불락 같던 대기업도 작은 실수 하나에 무너지는 무시무시한 디지털정글과 같은 세상에 살고 있다”며 “사람이든 기업이든 평판이 무너지면 모든 것을 잃는다”고 말한다.
스스로의 삶을 개척하며 자기 분야에서 입지전적 인물로 거듭난 한 대표의 인생은 도전과 실패의 반복이었다. 그래도 그는 다시 일어서겠다고 스스로를 끊임없이 다독이며 마음을 추슬렀다. 내 위기를 거울삼아 죽는 순간까지 이웃을 위한 ‘홍익인간’의 삶을 살겠다는 그의 꿈은 어디서부터 시작됐을까.
◆‘디지털 정글’… 위기는 한순간
한 대표는 디지털정글에서 억울하게 마녀사냥을 당하는 기업이나 개인을 돕기 위해 2013년 온라인평판관리 전문기업 맥신코리아를 설립했다.
당시 한국에는 생소했던 온라인평판관리에 연을 갖게 된 이유는 순전히 우연이다. 모스크바 유학 중이던 2000년, 부모님 사업을 돕고자 만든 홈페이지가 포털 야후코리아 검색순위 1위를 차지한 것이 계기다. 아마추어가 만든 홈페이지를 통한 매출이 월 1억원을 넘자 온라인홍보에 눈을 떴다.
한 대표는 “우연히 만든 홈페이지로 부모님 사업에 도움을 드리면서 자연스럽게 온라인평판의 중요성을 인식했다”며 “이후 2006년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지사직 사이버팀장직을 수행하며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실력과 감각을 익혔고 내공이 쌓여 결국 온라인평판관리 전문기업까지 세우게 됐다”고 설명했다.
누구도 도전하지 못한 분야라 처음에는 어려움도 많았다. 특히 그는 맥신코리아를 처음 세웠을 때 ‘온라인평판관리’란 개념을 소비자에게 이해시키는 데 애를 먹었다고 회상한다. 너무 생소한 개념이었고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 같은 분야라 매출에 어려움을 겪어 설립 초반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고.
그는 “그러다 과거 평판이 완전 무너졌던 고객을 그야말로 드라마틱하게 반전시키며 업계의 이목을 끈 적이 있었다”며 “수년 동안 세상에서 가장 악한 사람 중 한명이라는 이미지를 가진 고객의 기사회생을 통해 맥신코리아를 통하면 평판관리만큼은 완벽하게 해준다는 입소문이 퍼져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고 귀띔했다.
◆나에게 싹튼 교만
그는 맥신코리아를 설립하기 전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다 망한 경험이 있다. 그는 당시를 “그야말로 알거지”였다고 설명한다. 그는 120kg이 넘는 거구의 몸이 돼 성인병을 얻었고 알콜중독에 분노조절장애, 조울증까지 겹쳐 온몸이 만신창이였다. 가족 앞으로 충분한 보험금이 담보됐다면 극단적 선택을 했을 만큼 어려웠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는 최악의 상황이 되자 오히려 살고자 하는 근성이 꿈틀댔다고 회상한다. 또 잘나가던 시절의 기득권이 사라지자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내가 가장 잘하는 일이 무엇인지를 깨닫고 우연한 기회로 빛을 봤던 온라인평판관리를 다시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우선 본인을 채찍질하며 미래를 그렸다. 너무 살이 쪄 게으르고 미련한 외모를 가진 스스로를 타이르며 6개월 만에 45kg을 감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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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범 맥신코리아 대표. /사진=맥신코리아 |
다이어트 성공과 더불어 새사람으로 거듭나자 자신감이 생겼고 몸과 마음을 다스리려 독서하는 습관을 몸에 익혔다. 누군가의 위기를 돌보려면 나부터 모두 바꿔야 한다는 깨달음 때문이다.
이후 온라인평판관리 전문 기업을 세워 신시장을 개척했지만 기회는 오래가지 못했다. 세상이 그를 주목하며 고객이 많아지자 금세 교만해진 것.
한 대표는 “기업 관련 사건사고가 많다보니 고객이 수 없이 몰렸고, 그래서 돈 되는 고객만 선별해 받은 적이 있었는데 이때 나 자신과 직원들에게 위기가 찾아왔다”며 “기업의 온라인평판관리를 볼모로 정작 나는 탐욕스러운 최고경영자(CEO)가 됐다”고 부끄러워했다.
◆‘홍익인간’을 꿈꾼다
스스로에게 부끄러웠던 한 대표는 ‘돈으로 모든 것을 판단하면 안 된다’, ‘돈이 된다고 부도덕한 고객, 예컨대 다단계나 증권사기로 수많은 선량한 사람들의 피눈물을 나게 한 기업까지 미화시키면 안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말한다.
그는 “회사를 운영하려면 비전이 있어야 한다”며 “우리가 하는 일이 국가와 사회에 기여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회사 존립의 의미가 없다. 그 이후로 아무리 돈이 절박해도 바른 길을 가려고 마음을 다잡았다”고 강조했다.
굴곡진 삶을 견디며 실패와 깨달음을 반복했던 그에게 가족은 언제나 고맙고 미안한 존재다.
온 신경이 사업에 쏠리다 보니 정작 내 가족의 안위를 등한시했지만 그의 곁에는 늘 가족이 함께했다. 그는 “가치를 돈에 두다보니 가정에 충실하지 못했고 불화가 커졌다”며 “최악의 경제 상황에서도 아내의 믿음에 힘을 얻었고 부모의 짐을 덜기 위해 군말 없이 스스로 아르바이트로 용돈을 벌던 아들의 모습을 보며 고마웠다”고 미소 지었다.
쓰러지고 일어서길 반복한 그에게 이제 목표는 하나다. 죽는 그 순간까지 내 이웃을 돌보는 삶을 사는 것. 그는 “현재의 나는 반 이기적, 반 이타적인 사람이지만 언젠가는 100% 이타적인 사람이 될 것”이라며 “살면서 얻은 통찰을 죽는 순간까지 세상 사람들에게 모두 전하며 이웃을 위한 삶을 사는 ‘홍익인간’이 되고 싶다”고 다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85호(2019년 3월26일~4월1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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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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