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 모하비 더 마스터. /사진=이지완 기자
기아자동차 모하비 더 마스터. /사진=이지완 기자
지난 5일 기아자동차가 프리미엄 대형SUV ‘모하비 더 마스터’를 출시했다. 3000만원 중반대부터 시작하는 현대자동차의 동급 SUV 팰리세이드와 달리 4000만원 후반대로 시작 판매가격이 책정된 모하비 더 마스터. 이 차는 그 정도의 가치와 매력이 있는 것일까.

기자는 이날 모하비 더 마스터를 시승했다. 이날 시승코스는 인천 영종도 네스트호텔에서 출발해 경기도 양주 오랑주리까지 편도 84㎞ 구간이다. 네스트호텔을 빠져나와 약 6㎞의 짧은 도로주행을 마친 뒤 약 70㎞에 달하는 고속도로 구간(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 및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을 내달렸다. 시승 말미에는 굴곡이 심하고 중간중간 포장이 고르지 못한 국도주행도 약 8㎞ 진행했다.


모하비 더 마스터는 전장 4930㎜, 전폭 1920㎜, 전고 1790㎜(루프랙 제외 시 1765㎜), 휠베이스 2895㎜의 차체를 가진 대형SUV다. 팰리세이드에 비하면 조금 작지만 거주성과 적재공간 등에는 부족함 없이 넉넉하다. 실제로 보면 모하비가 좀더 고급스러운 느낌이다.

외관은 지난 3월 서울모터쇼에서 공개된 콘셉트카 모하비 마스터피스와 큰 차이가 없다. 전면부의 버티컬 큐브와 라이에이터 그릴과 연결된 헤드램프 등이 시선을 압도한다. 내부는 간결하고 넓은 수평 지향 구조의 디자인으로 고급 세단과 같은 느낌이 난다. 12.3인치 대형 디스플레이는 시인성이 좋다. 손가락으로 전해지는 터치감은 부드럽고 반응속도도 빠른 편이다. 화면이 긴 덕분에 3분할로 나눠 다양한 정보를 살펴봐도 부족함이 없다.
기아자동차, 모하비 더 마스터 대시보드. /사진=이지완 기자
기아자동차, 모하비 더 마스터 대시보드. /사진=이지완 기자
대형 디스플레이와 함께 센터페시아에서 도어까지 길게 이어지는 오크우드 그레인 가니쉬, 최고급 나파가죽 퀼팅시트를 보고 있으니 모하비 더 마스터가 왜 프리미엄을 지향하고 4000만원 후반대의 가격으로 책정됐는지 알 수 있었다.

2열은 중앙 바닥에 턱이 없고 평평하다. 3명이 앉아도 불편함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1열 보조석 측면에는 위치를 조절할 수 있는 버튼이 달렸다. 이를 통해 1열 보조석을 앞으로 최대한 당기면 보다 넉넉한 2열 공간을 완성할 수 있다.


혹자는 ‘디자인만 고급스럽다고 비싸냐’라는 지적을 할 수도 있다. 실제 모하비 더 마스터를 경험해보면 디자인이 전부가 아님을 느낄 수 있다.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정차&재출발 포함, SCC)을 비롯해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NSCC), 고속도로 주행보조(HDA). 여기에 전반 충돌방지 보조(FCA), 차로유지 보조(LFA), 차로이탈방지보조(LKA) 등 현존하는 첨단 안전사양은 다 기본화했다고 보면 된다.

뿐만 아니라 K7 프리미어를 통해 경험한 자연의 소리, 뒷자리 승객과 소통할 수 있는 후석 대화, 주행 중 카시트 위에서 잠든 아이를 배려하기 위한 후석 취침 모드까지 섬세함과 배려를 느낄 수 있는 요소들이 가득하다. 시승 중 후석 대화 버튼을 눌러봤다. 단어 하나하나가 또박또박 뒷좌석으로 전달됐다. 전방을 주시하면서도 대화가 가능하다는 것은 패밀리카로 이 차를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매력적이다.
기아자동차, 모하비 더 마스터 공조버튼. /사진=이지완 기자
기아자동차, 모하비 더 마스터 공조버튼. /사진=이지완 기자
모하비 더 마스터에는 공기청정기 기능뿐 아니라 터널 진입 시 외기, 내기순환이 자동으로 조절되는 기능이 탑재됐다. 실제 터널에 진입하자 외기순환 버튼에 불이 꺼지고 내기순환 버튼에 불이 들어왔다.

심장은 V6 3.0 디젤이며 8단 자동변속기가 맞물린다. 최고출력 260마력에 최대토크 57.1㎏f·m의 힘을 낸다. 복합연비는 18인치 타이어 기준 9.4 km/ℓ다. 고속도로 진입한 뒤 곧장 가속페달을 힘껏 밟았다. ‘후~웅’ 소리와 함께 약간 주저하는 모습을 보이는 듯했으나 금세 부드럽게 앞으로 치고 나갔다.


SCC 등 첨단 주행보조 시스템은 두말할 필요 없을 정도로 정교하게 구현됐다. 다만 이날 폭우가 내린 탓인지 차선 중앙을 유지하지 못하고 좌우로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이긴 했다. 승차감은 안정적이다. 일단 최고급 나파가죽이 주는 부드러움은 최고다.

프레임 바디의 모하비 더 마스터는 전자식 4WD, 험로 주행모드(터레인 모드)이 적용됐다. 모하비가 가는 곳이 곧 길이 됐다. 이날 폭우가 쏟아져 물이 고인 웅덩이가 많았지만 안정감 있게 돌파했다. 경사가 있으며 좁고 심하게 굽은 국도를 달릴 때도 방향전환 시 차체가 좌우로 흔들리는 현상이 안정적이었다. 이번에 신규 적용된 랙 구동형 전동식 파워스티어링(R-MDPS) 덕분이다.


기아차 측은 후륜 쇼크업소버의 장착각도를 변경하는 등 후륜 서스펜션 구조를 개선했고 바디와 섀시를 연결하는 부위에 고무(바디 마운팅 부쉬)를 새롭게 바꾸는 등 다양한 상품성 개선이 있었기 때문에 모하비 더 마스터가 최적의 주행성능을 발휘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기아차의 모하비 더 마스터는 플래티넘과 마스터즈 트림으로 구성됐다. 트림별 판매가격은 플래티넘 4700만원, 마스터즈 5160만원부터다.(개별소비세 3.5%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