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이 된 시가 마루타 등장장면. 빨간 원으로 표시한 곳에 일본어로 '마루타'라고 적혀 있다. /사진=온라인커뮤니티
논란이 된 시가 마루타 등장장면. 빨간 원으로 표시한 곳에 일본어로 '마루타'라고 적혀 있다. /사진=온라인커뮤니티
만화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를 그린 작가 호리코시 코헤이가 우익 논란에 휩싸였다. 극중 등장인물의 이름을 ‘마루타’로 설정한 데 이어 직업도 인간을 개조하는 박사로 묘사했기 때문이다.

사건의 발단이 된 부분은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 259화다. 해당 회차에서는 인간을 개조하고 실험하는 악당으로 ‘시가 마루타’가 등장했다. 마루타는 통나무라는 뜻의 일본어로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731부대가 자행한 인체실험 피해자를 의미한다.


히어로들이 출동해 악당을 무찌르는 내용을 담았지만 731부대를 떠올리게 하는 이름과 직업 때문에 현지 팬들에게도 큰 비판을 받았다.

논란이 거세지자 호리코시는 지난 3일 자신의 트위터에 “시가 마루타 박사의 이름이 역사적인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는 지적을 해주셨다”며 “그런 의도는 없었지만 지적해주신 목소리를 엄중히 받아들이며 캐릭터 이름을 변경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호리코시가 올린 입장문. 캐릭터 이름을 교체하겠다고 밝혔을 뿐 사과는 하지 않았다. /사진=호리코시 트위터 캡처
호리코시가 올린 입장문. 캐릭터 이름을 교체하겠다고 밝혔을 뿐 사과는 하지 않았다. /사진=호리코시 트위터 캡처
호리시코의 입장문이 알려진 후 여론은 급속도로 악화됐다. 의도가 없었지만 캐릭터 이름을 변경하겠다는 입장에 사과하는 내용이 없었기 때문이다. 네티즌들은 호리코시 작가의 진정한 사과를 요구하며 트위터를 통해 이용자 관심 키워드 만들기에 나섰다.

‘APOLOGY HORIKOSHI’(사과해 호리코시) 트위터 계정이 만들어지는 등 국내외 팬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해당 계정 운영자는 호리코시 작가 트위터에 일본어로 “우리가 원하는 것은 당신의 그런 변명이 아닌 진짜 사과”라며 “만화를 진심으로 좋아했던 진짜 팬이었는데 (이번 사태에 대해) 뒷걸음 치지 말라”고 답글을 남겼다.

또 다른 네티즌은 “악의적이지 않다면 그것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묻고 싶다”며 “최소한 그렇게 이름을 지은 것에 대해 이유를 설명해 달라”고 꼬집었다.


일부 일본 네티즌들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며 “호리코시 작가는 사과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을 게재하는 등 SNS 공간에서 설전이 오가는 상황이다.

한편 호리코시는 지난 3일 트위터에 올린 입장문 이후 추가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