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사 솔루엠이 '가족경영' 논란에 다시 휩싸였다. 사진은 휘티부스터의 특허 이미지. /사진=캡처


코스피 상장사 솔루엠이 오너 일가와 이해상충 논란에 휩싸여 주목된다. 자회사 솔루엠헬스케어 신사업 포트폴리오에 전성호 솔루엠 대표 장남 전동욱 상무의 부인이 대표로 있는 곳이 연관된 것이 알려져 회사 자원이 오너 일가 이익을 위해 동원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전성호 솔루엠 대표의 장남 전동욱 상무는 회사의 신성장 동력으로 꼽히는 헬스케어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그는 솔루엠 자회사 솔루엠헬스케어 사내이사를 겸직하며 주요 의사결정권에 영향을 미친다.

솔루엠헬스케어는 최근 신규 사업 포트폴리오로 자외선 차단제의 일종인 화장품·헬스케어 브랜드 '휘티부스터'(Whity Booster)를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데, 휘티부스터 특허권자는 전동욱 상무 본인이다. 휘티부스터 운영사인 주식회사 셀만 대표는 전동욱 상무 배우자 이혜경씨다.


솔루엠은 자회사 솔루엠헬스케어에 유상증자, 대여금, 투자금 등의 명목으로 이미 수십억원을 지원해왔다. 솔루엠 자금이 투입된 자회사 신사업이 특수관계인 회사 지원으로 이어진 것이란 결과로 귀결되면 오너 일가 이익을 위해 회사 자금을 사용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솔루엠은 판매 대행 등 협업 차원에서 논의가 있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아이템이 좋아 협력을 검토했을 뿐, 아직 솔루엠헬스케어와 실제 거래가 이뤄진 적은 없다"며 "부당하게 이득을 취한 사실도 전혀 없다"고 했다.
솔루엠헬스케어는 최근 신규 사업 포트폴리오로 화장품·헬스케어 브랜드 '휘티부스터'(Whity Booster)를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솔루엠 헬스케어 신규 포트폴리오 관련 이미지. /사진=독자 제공


셀만의 사무실 주소는 경기 용인 소재 솔루엠 신사옥(솔스퀘어) 지하 1층 104호다. 같은 공간에는 솔루엠센서 협력사 디와이디테크놀로지, 솔루엠 시스템 통합(SI) 협력사 아이스트코리아도 함께 자리하고 있다.


디와이디테크놀로지는 전동욱 상무가 대표로 있는 회사로 솔루엠 자회사인 솔루엠센서 협력사다. 디와이디테크놀로지는 팹리스 회사인 솔루엠센서의 센서 설계를 담당하고 있다.

회사 임원이 개인 회사와 솔루엠 간 거래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특수관계인 거래'로 분류될 수 있고 이사회 승인·공시 절차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면 지배구조 투명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솔루엠의 이같은 행보는 새 정부의 기조와도 맞지 않는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상장사와 특수관계인 간의 내부거래를 엄격히 들여다보고 있으며 최근 몇 년간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총수 일가나 그 친족이 지분을 보유한 회사와의 거래는 사전에 철저히 관리·공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솔루엠 관계자는 "디와이디테크놀로지는 솔루엠센서 출신 직원들이 별도의 디자인 하우스가 필요해 운영하게 된 곳"이라며 "솔루엠센서에 무상으로 디자인을 납품하며 지원해왔고 현재는 폐업 절차를 밟고 있다"고 했다. "사익 편취와는 전혀 무관하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솔루엠이 투명 경영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솔루엠헬스케어는 최근 수년간 적자 흐름을 이어오며 솔루엠의 재정 지원 없이는 독자 생존이 불가능한 상황에 놓여 있어 주주들의 불만이 크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수익성이 불투명한 자회사에 지속적으로 자금이 투입되는 구조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한편 지난해 솔루엠헬스케어는 영업손실 20억원, 당기순손실 22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손실 폭이 확대됐다. 부채총계는 89억원으로 전년 동기 20억원에서 4배 이상 급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