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율 3.7% 총수 리더십' 이해진, 차원 다른 네이버 혁신 DNA
[비즈S+]위기 때마다 과감한 결단으로 지금의 네이버 구축… 지배력 약화보다 회사 발전 우선시
양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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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를 세운 이해진 의장은 재계에서 보기 드문 지배구조를 유지하는 경영자로 꼽힌다. 그는 3.7% 지분만으로도 그룹의 '총수' 역할을 수행하며 독특한 리더십을 인정받아 왔다. 주요 기업 오너들이 경영권을 행사하는 것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인데 이 의장은 위기 때마다 회사 발전을 위해 과감한 결단을 내려왔다. 이러한 도전정신이 오늘날의 네이버를 만든 핵심 가치로 꼽힌다.
네이버의 1·2대 주주는 국민연금(8.98%)과 블랙록(6.05%)이며 창업주는 3대 주주다. 이 같은 지분 구조는 창업 초기와 대비된다. 이 의장은 네이버 초창기 12%대 지분을 보유했지만 외부 투자 유치와 사업 확장 과정을 거치면서 지분율이 줄었다. 2017년에는 공정거래위원회의 동일인(총수) 지정을 피하기 위해 일정 지분을 매각하는 등 재계 관행과 다른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그의 영향력이 유지될 수 있었던 이유는 단순한 지분율이 아니라 네이버 생태계에 대한 기획·전략 능력 그리고 업계가 인정한 혁신 DNA에 기반을 둔 '콘트롤타워형 리더십' 때문이다. 국민연금을 비롯한 기관투자자들의 경영간섭 의지가 크지 않았던 것도 안정적인 지배구조 유지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네이버는 미래에셋(핀테크), CJ그룹 계열사인 CJ대한통운, CJENM, 스튜디오드래곤 등과 상호 지분 교환을 단행하며 단독 지배보다 생태계 확장형 파트너십 모델을 강화해 왔다.
네이버의 성장 가도는 과감한 M&A(인수합병)의 결과물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주가 설립한 온라인 게임 플랫폼 한게임커뮤니케이션 인수는 네이버의 진로를 바꾼 결정적 선택이었다. 2000년 네이버는 한게임커뮤니케이션과 함께 인터넷마케팅솔루션기업 원큐, 검색엔진 기술 연구기업 서치솔루션 등을 잇달아 합병하며 사업을 확장했다.
네이버 대표 서비스 검색엔진 역시 M&A 산물이다. 네이버는 구글이 검색 시장에 진출하자 검색엔진 '첫눈'을 350억원에 인수했다. 이후 자체 기술력과 서비스 개발을 더해 현재의 검색 플랫폼을 완성하고 국내 인터넷 시장을 글로벌 빅테크로부터 지켜냈다.
이 의장의 리더십은 '창업주 개인의 지배력'보다 '기업의 장기적 생존'에 초점을 둔다. 그는 네이버를 개인의 회사가 아닌 장기 생태계 플랫폼으로 만들겠다는 철학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회사의 백년대계를 위해서라면 자본·지분·구조에 얽매이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이 의장은 2017년 3월 의장에서 물러난 뒤 2018년 3월 등기임원도 내려놓고 글로벌투자책임자(GIO)로서 해외 사업을 진두지휘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주주총회를 통해 공식적으로 경영에 복귀 수순을 밟았다. AI 물결이 가시화되는 상황에서 생존을 위한 변화가 필요했다는 생각에서다.
최근 자본시장과 IT업계에서 큰 화제를 모은 네이버와 두나무의 합병도 같은 맥락이다. 네이버의 과거 M&A 패턴을 고려하면 신기술과 미래 지향 산업이라면 투자와 인수를 주저하지 않는 이해진 스타일이 이번에도 발현됐다.
IT업계 관계자는 "혁신적인 플랫폼을 만들고자 하는 이 의장 스타일이 지금의 네이버를 만들었다"며 "이러한 도전적인 DNA가 네이버의 지속적인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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