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여행' 크루즈, 어쩌다 '감염병 무덤' 됐나
박정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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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요코하마항 해상에 정박 중인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이 크루즈에서 12일 현재까지 총 174명의 코로나19 감염자가 나왔다. /사진=로이터 |
일본 정부의 하선 금지로 이 크루즈에는 승객과 승무원 3700여명이 고립돼 있다. 승선한 우리 국민 14명(승객 9명·승무원 5명)은 안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크루즈는 호텔과 테마파크의 축소판이랄 수 있다. 호텔처럼 수천명이 숙박하는 객실이 비좁은 복도를 따라 늘어서 있다. 또 식음장·수영장·피트니스·행사장 등 대중이용시설이 즐비하다.
이러한 공간의 특성상 수많은 승선자들 간의 밀접 접촉이 이뤄질 수 있다. 때문에 일본 정부가 크루즈에서 초기 대응에 실패했을 경우 감염자 수는 크게 증가할 것으로 우려된다.
◆‘일본 모항’ 다이아몬드 프린세스는 어떤 배?
다이아몬드 프린세스는 영미 합작사인 카니발코퍼레이션(카니발)의 크루즈다. 카니발의 산하 크루즈 운영사인 프린세스크루즈의 홈페이지에 따르면 현재 다이아몬드 프린세스를 비롯해 18척의 크루즈를 보유했다.
이중 다이아몬드 프린세스는 일본 미쓰비시중공업이 나카사키조선소에서 2004년 3월 건조했다. 크루즈의 세례명은 건조 당시 미쓰비시중공업 회장 부인의 이름을 땄다. 11만6000톤급에 18층 갑판, 전장 290m, 높이 62m, 선폭 36m 규모다.
다이아몬드 프린세스는 일본에서 부가가치가 놓은 크루즈 여행객이 증가하자 2014년 일본(요코하마) 모항으로 동아시아 크루즈 시장에 투입됐다. 1400여개의 객실과 선내에서 원스톱 투어가 가능한 다양한 편의 유희시설을 함께 갖췄다.
여행업계에 따르면 이번 항차 상품가격(14일 풀일정)은 200만~1000만원대(부가세 및 선내 이용료 미포함)다.
가격은 객실(8종, 스위트·클럽 클래스·미니 스위트·발코니·오션뷰·인테리어·패밀리 스위트·휠체어 액세서블 룸)에 따라 달라지는데 외부로 향하는 창이 없는 내측 객실이 가장 저렴하다.
일본 정부는 하선 전까지 승객들이 선실 밖으로 나오는 것을 차단했다. 선사 측은 특히 내측 객실 승객들을 염려해 이들이 잠깐이라도 바깥 공기를 맞도록 일본 정부와 협상을 벌이기도 했다.
◆크루즈 174명 무더기 감염… 일본 내 확진자 산입 제외의 아이러니
다이아몬드 프린세스는 1월20일 요코하마를 출발해 가고시마, 홍콩, 베트남, 대만, 오키나와를 거쳐 2월3일 요코하마로 돌아오는 일정이었다. 크루즈 여행기간인 1월25일 홍콩에서 하선한 승객 1명이 2월1일 현지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소식을 접한 일본정부는 3일 요코하마항에 귀환한 크루즈 승선자 전원을 내리지 못하게 한 채 검역 작업을 펼쳐왔다. 12일 39명이 추가돼 감염자 수는 174명으로 불어났다. 일본정부는 크루즈 감염자를 일본 내 감염자 수에 산입하지 않고 있다.
외부와 차단된 크루즈 내에서 감염자가 크게 증가하자 일본 보건당국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승선자들이 제한된 공간에서 접촉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또 일단 하선을 시켜 육상에서 검역과 격리 과정을 검토하자는 인도주의적 관점에서 일본 정부를 비난하는 여론이 비등했다.
일본정부는 집단 감염이 확인된 지난 5일을 기준해 14일(잠복기간) 경과하는 오는 19일쯤 선상 격리를 풀 예정이었다. 하지만 감염자가 급격하게 늘어남에 따라 격리기간도 길어질 것으로 예상돼 노약자 순으로 우선 하선시킨다는 계획도 고민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코로나19 의심 증상 발생시에는 ‘국번없이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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