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오리라멘' 결국 파산… 얼굴 마담에 울고 웃는 '스타 프랜차이즈'
김설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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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뱅 승리(왼쪽), 최종훈. /사진=승리 인스타그램 |
버닝썬‧일본불매‧코로나 삼중고에 ‘백기’
법원에 따르면 주식회사 팩토리엔(전 아오리에프앤비)은 지난 24일 서울회생법원에 파산신청서를 접수했다. 회사가 진 빚이 보유 자산을 초과한 상태기 때문에 파산을 선고해 달라는 취지다. 법원이 파산을 선고하면 회사는 보유 중인 자산을 정리하고 투자자들은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게 된다.
아오리라멘은 2017년 7월 승리가 아오리에프앤비를 설립한 후 가맹점을 낸 외식 브랜드로 국내‧외 49개 매장을 두며 사세를 키워나갔다. 칸막이가 있는 1인식 좌석과 일본 전통의 맛으로 주목 받았고 승리가 각종 예능에서 소개해 ‘승리 라멘집’으로 인기를 끌며 매출 상승효과를 누렸다. 한때 월 평균 2억원에 달하는 매출이 나올 만큼 장사가 잘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지난해 ‘버닝썬 사태’로 직격탄을 맞았다.
팩토리엔 측은 승리가 지난해 초 버닝썬 사건에 연루되면서 아오리라멘의 매출도 지속적으로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후 승리와 지분 관계를 정리하고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했지만 지난해 7월부터 불거진 ‘노 재팬’ 운동으로 매출 부진이 계속됐다. 가맹점주들은 일본 라멘을 모티브로 한 아오리라멘이 불매 대상으로 꼽히면서 가뜩이나 좋지 않은 상황을 더 악화시켰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외식 소비가 줄어들면서 앞으로도 빚을 갚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게 회사측 주장이다.
아직 영업 중인 일부 ‘아오리라멘’ 지점들은 순차적으로 문을 닫을 예정이다. 중국과 말레이시아 등 해외 지점도 마찬가지로 폐점 수순을 밟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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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오리라멘/사진=머니S |
연예인에 ‘울고 웃고’… 리스크는 덤
연예인 때문에 울고 웃는 연예인 프랜차이즈. 프랜차이즈업계의 스타리스크는 사실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프랜차이즈업계 관계자는 “스타급 연예인이 직접 사업을 하는 경우 그 사업체는 스타의 부침에 따라 흥망성쇠가 결정되게 마련”이라며 “이미지를 망치면 사업도 망하게 돼 있다. 그런 단순한 사실을 이번 사건이 다시 알려주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 사례에서도 비슷한 경우를 찾아볼 수 있다. 개그맨 이수근의 이름을 내건 ‘이수근의 술ZIP’은 원샷잔 등이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돼 론칭 초기 주목받았지만 이수근의 도박 혐의가 불거지면서 시장에서 사라졌다. 개그맨 이승환은 연예계를 은퇴하며 외식사업가로 화려하게 변신했지만 그가 론칭한 벌집삼겹살도 업계에서 찾아볼 수 없게 됐다.
사업 방식이 달라도 마찬가지다. 승리처럼 직접 본사를 설립하고 브랜드를 론칭한 경우도 있지만 연예인들은 대부분 기존 프랜차이즈에 지분을 투자하고 광고모델로 활동하는 방식으로 업계에 뛰어든다.
이 경우 스타의 유명세로 사업 초기 반짝 관심을 끌 수 있지만 사업적인 전문성은 결여돼 외부 리스크에 쉽게 노출된다. 동종업계 경쟁에서 밀리고 독자적인 생존체계가 없어 불황을 이겨내지 못하고 무너지기 일쑤다. 실제 수년 전부터 치킨 등 다양한 프랜차이즈사업에 뛰어들었던 연예인들이 너 나 할 것 없이 좌절을 맛보고 있다.
프랜차이즈업계 관계자는 “소리소문 없이 사라진 연예인 프랜차이즈는 셀 수 없이 많다”며 “앞으로도 얼굴 마담을 앞세워 프랜차이즈사업을 하는 한 잠재된 스타 리스크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연예계 생활을 잘하고 이미지 좋아 프랜차이즈사업도 성공할 수 있다는 방정식은 없다”며 “창업 전에 스타의 능력과 언제 터질지 모르는 사생활을 감안하고도 재산을 걸만할 가치가 있는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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