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환 케이뱅크 행장./사진=케이뱅크
이문환 케이뱅크 행장./사진=케이뱅크
케이뱅크의 묘수가 통할까. ‘1호 인터넷은행’ 수장 이문환 케이뱅크 행장의 어깨가 무겁다. 케이뱅크가 KT 대신 BC카드를 최대주주로 올리는 ‘플랜B’를 가동했다.

당초 케이뱅크는 KT를 최대주주로 삼아 자본금을 늘리고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 개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자 우회로를 택했다.


케이뱅크의 구원투수로 나선 BC카드는 지난 14일 이사회를 열고 KT가 보유한 케이뱅크 지분 10%를 취득하기로 결의했다. 케이뱅크가 추진 중인 유상증자에도 참여해 케이뱅크 지분율을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상 최대한도인 34%까지 늘린다는 계획도 세웠다.

현재 케이뱅크는 ‘1호 인터넷은행’ 지위가 무색한 상황이다. 자본금 부족으로 지난해 4월부터 신규대출을 취급하지 못하는 개점휴업 상태다.


케이뱅크가 고전하는 사이 ‘2호 인터넷은행’ 카카오뱅크는 무섭게 성장했다. 카카오뱅크의 자본금은 1조8000억원에 달한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13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두며 출범 3년 만에 흑자전환에도 성공했다.

반면 케이뱅크의 자본금은 5051억원에 불과하다. 설상가상 지난해 1007억원 영업 손실을 내며 3년 연속 적자 수렁에 빠졌다.


자산규모도 비교가 불가능한 수준이다. 카카오뱅크의 지난해 말 총자산은 22조7241억원으로 2조5586억원인 케이뱅크의 9배에 달한다. 2017년 같은 해 출범한 두 인터넷 전문은행의 희비가 엇갈리는 형국이다.

지난 3월 정식 취임한 이 행장은 악화된 케이뱅크의 자금사정을 풀어내야 하는 중책을 맡게 됐다. 금융권에서는 현재 케이뱅크가 추진 중인 5949억원 규모의 유상증자가 영업 정상화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증자로 자본금이 1조1000억원 규모로 늘어나면 영업에도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물론 자본 확충만이 능사는 아니다. ‘정보통신 기업이 주도하는 은행’이라는 인터넷은행 도입 취지에 맞춘 경쟁력 확보도 관건이다. 비바리퍼블리카의 ‘토스뱅크’가 인터넷은행 진출을 준비하면서 업계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맞대결에서 3자 대결이 된 시장에서 생존하려면 차별화된 서비스를 선보여야 한다.

KT출신 이 행장은 ‘혁신 DNA’가 잠재됐다. BC카드 대표시절 생체인증 국내 표준규격 기반의 자체 안면인증 서비스와 QR결제를 도입한 바 있다. 2017년 KT 기업사업부문장으로 재임할 적엔 국내 1호 금융보안데이터센터를 개설하는 데 기여했다.

이문환 호 출범으로 케이뱅크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 행장이 수익성 개선과 경쟁력 확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아 케이뱅크의 위상을 되찾을지 기대된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42호(2020년 4월28~5월4일)에 실린 기사입니다.